산행기/秋

수리산 슬기봉→수암봉→상록수역20041117

서로조아 2013. 4. 12. 15:20



수리산에 올라 수암봉을 거쳐 상록수역까지 이런저런 생각으로

2004.11.17(맑음+안개)

수리산역(09:00)→임도정자(10:00)→슬기봉(10:30)→병풍바위(11:30)→태을봉(11:40)→태양쉼터→장수옹달샘→소나무산림욕장→샘터(13:00)→제3산림욕장→헬기장(13;30)→수암봉(13:40~10)→헬기장중식(14:00~30)→공군기지(14:50)→수리사(15:00)→고속도로터널(16:00)→골프장→성태산(17:10)→안산대학(17:30)→상록수역(18:00)

 



둘째 녀석 수능 시험장으로 떠나보내고 나니 나 역시 초조한 마음이다.
공인중개사시험(10회)을 마지막으로 내 인생에 더 이상의 시험은 없겠다싶었는데....

왜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놈의 시험을 치루어야 하나?
어차피 우리들도 동물세계나 마찬가지로 한정된 먹거리를 두고 서로 많이 취하려 하니 저마다의 울타리를 높이려는 것은 당연하겠지.

공평한 삶 같지만 우리인생도 강한 자로부터 약한 자까지 서열이 매겨져 그런 질서 속에서 저마다의 삶을 영위해가도록 되어 있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사람의 수고는 결국 입을 위한 것이라는 말처럼 먹거리 확보를 위해서 땀 흘리는 수고를 기피해서는 안 되며 이 같은 삶의 원칙에 역행하여 편하게 즐거움을 누리려 하면 그에 따른 부작용을 감수해야 함도 창조주가 정해 놓은 엄연한 원칙인 것 같다.

몰라도 사회생활에 지장 없는 것에 매달려 밤늦도록 수고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데 좋은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 해서 무슨 말을 하랴 본인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갈 수 있으면 좋은데 이것마저도 시험을 통과해야만 하니.......

 


30여분 급경사지에서 땀흘리다보니 공군기지 시설물이 가깝고 이내 슬기봉이다.
안개속에 드러나기 시작하는 산본시를 바라보며 커피한잔 하고 태을봉을 향하는데 서북쪽으로 수암봉이 우뚝 솟아 보인다.


 


칼바위 병풍바위로 이어지는 멋찐 암릉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니 태을봉 정상인데 아직까지도 안양시와 산본시는 그런대로 구분이 되지만 의왕시와 군포시 모락산은 안개속에 숨어 있다.
이곳 태을봉 밑을 관통하는 외곽고속도로만은 그런 데로 선명하다.

 


이곳에서 포도주로 중간급유하고 터널쪽 급경사지로 내려와 좌측 잣나무 쉼터에 있다는 장수옹달샘을 찾아 간다.

 


장수한다는 옹달샘물 한모금 마시고 잣나무향을 맡으며 내려가니 공군기지로 오르는 포장도로와 만나고 계곡옆으로 또 다른 멋진 샘터가 보인다.

 


동네분들의 물통이 이어져 있는데 물 한바가지 마셔보니 역시 시원하고 맛이 좋아 한병 가득 채우고 수암봉을 향한다.

 


제3산림욕장입구로부터 30여분 계곡길을 오르니 헬기장인데 바로 옆에서 수암봉이 어서 오라 하신다.

 


수암봉에서 한강까지는 높은 봉우리가 없고 서쪽으로는 서해바다이니 이곳 역시 조망이 좋은 듯한데 아직도 안개로 가까운 거리만 보인다.


 


태을봉을 빠져나온 외곽순환고속도로는 이곳 수암봉 밑을 통과하여 부천시 방향으로 뻗어가고 또 다른 고속도로(시흥-안산간, 제2경인, 서해안)가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는데 오가는 차량들로 역시 분주하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낙조가 대단할 것 같다. 지난번 산모퉁이님께서도 이곳 낙조를 담아놓으셨는데.......
헬기장 양지쪽에서 곡주부터 시원하게 들이키며 활동에너지를 채우고 안산동으로 하산하는 길도 있지만 서쪽으로 뻗은 능선을 보니 상록수역까지도 가능할 것 같다.(14:30)


 


튼튼한 철조망을 따라 둥근형태의 공군기지 시설물 옆을 지나 내려가는데 능선아래 계곡에 수리사 지붕이 보인다.




조그만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신갈-안산간 고속도로 터널이 가깝다. 안부를 지나 조금가니 두갈레 길이 나오는데 우측이 돌아가는 지름길 같아 그리로 가다보니 갈수록 동네근처로 빠지는 길이다. 이상하다는 생각으로 다시 능선위로 오르는 길을 살피다보니 역시 오르는 길이 보인다.
내려다보니 바로 아래가 제일 골프장이고 조금전 길은 부곡동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안산대학으로 가려면 골프장 동쪽 능선을 따라 가야 하는데 일몰 전에 일동 마을까지 가능할 것 같다.
이제부턴 앞장서서 계속 달려가는데 서해안 고속도로와 같은 방향이어서 고속 질주하는 차량소리가 한동안 계속된다. 안산중앙병원으로 빠지는 길을 지나 조금 올라가니 성태산 체육시설물이 보이고 직진하면 청룡사가 나오는데 일몰직전이라 지름길로 하산한다.

 


마을 체육공원에서 잠시 휴식한 후 상록수 전철역으로 가다보니 오늘 하루도 이렇게 온종일 산에서 보낸 샘이다.

아무것도 모를 때가 오히려 희망적이고 좋은 것 같다.
중개사자격증이야말로 심리파악과 말솜씨가 뛰어나야 하고 사자처럼 인정사정없는 기회포착력과 낙싯꾼처럼 마냥 기다릴 줄 아는 느긋함이 필요한데 나는 사자도 아니고 낙싯꾼도 아니니.....

세상욕심 버리고 자연의 품안에 안겨 있는 것이 오히려 천수를 누리는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