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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전 꿈속 기역 더듬어 서귀포로 2009.1128

서로조아 2013. 4. 14. 16:50





30년전 꿈속의 기역을 더듬어 서귀포로



2009.11.28(토, 맑음)

제주시청(07:30)→서귀포(08:30~40)→서복전시관(08:50~09:00)→정방폭포(09:10~20)→서귀초교(09:40)→천지연폭포(10:10~30)→서귀포항(10:50)→잠수함매표소(11:00)→새섬갯바위(11:30~12:20)→천지연공원(13:10~40)→천지연교(13:50)→삼매봉(14:10~30)→황우지해변(15:00~30)→외돌개(15:40~16:00)→서귀포여고→스모르공원→중동선착장(17:40)→법환초교→월드컵경기장(18:10)








가족 떠나 홀로 의식주 해결하다 보니 귀양온 것처럼 이상한 생각이 든다.
젊은 시절엔 집 떠나지 않고 좋은 곳에서 좋은 것만 보고 살은 것 같은데 떠돌며 힘들게 살아가는 자들과 함께 하고 있으니...

한라산 남쪽 서귀포 찾아 가는데 신혼여행 때 들러본 정방폭포와 천지연 폭포가 그 쪽에 있을 것 같다.
한라산 성판악으로 올라 구불구불 숲속 내려가니 돈내코 삼림욕장 지나고 넓은 도로가 서귀포라는데 노란 밀감밭이 여기저기 풍요롭다.

도로안내판에 정방폭포가 보이길래 기사님께 부탁하니 로타리에 내려 주시며 친절하게 안내도 해 주신다.
한적한 서귀포시에 내리자마자 구름속에서 내려다 보시는 한라산 신령님께 눈인사 드리고



제과점에 들러 빵과 우유 준비해서 바닷가쪽으로 내려가니 맑은 냇물이 해안쪽으로 흘러 광활한 바다로 떨어지는데 오리들이 놀고 있는 끝단이 정방폭포 같다.





바다쪽엔 섬들도 보이고 절벽 해안선 끝에 서귀포항 같은데 해안따라 오르락 내리락 쓸어내리는 은구슬소리와 함께 폭포수 또한 장관이다.





서귀포초교 담장의 활엽수는 오랜 역사를 대변하는 듯 규모도 대단하고 봄날처럼 싱그럽다.





서귀포항과 천지연 협곡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어렴풋이 천지연 폭포만 기역날 뿐 꿈속 거니는 듯하다.





천지연 폭포를 품고 있는 협곡 좌우는 가을인지 여름인지 모를 정도로 난대성 식물로 가득하다.





천지연에서 내려온 냇물은 서귀포항으로 흘러가는데 오리와 비단잉어가 함께 유영하고 아기 학도 수중보에서 무엇에 반했는지 꼼짝도 않고 서 있다.
송사리도 때지어 물속 돌며 은빛으로 반짝이고, 오리 잉어 학이 친구처럼 다정하다.







먹고 사는 것이 풍족하고 상대를 견제할 만큼 강해지면 이처럼 평안하게 지낼 수 있는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긴장속의 경쟁을 잊게 해주는 듯하다.









아련한 꿈속의 기역을 설래임으로 더듬다보니
하늘위에서 쉼 없이 은구슬 쏟아내며 30년전과 동일한 모습으로 반겨주는데 그 옛날 그 자리에 가을모습으로 서 있으니....







신혼여행 동기들에게 30년전 이곳에서 뵌 분 같다며 말도 걸어보고 그 분들 기념사진 담아주면서 보니 모두가 가을로 바뀐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우리에게도 이럴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떨어지는 물소리와 함께 흘러간 청춘을 뒤쫒아 가보니 나에게 남겨준 과실도 상당한 것 같다.

이불만 들고 강릉 간지 4년만에 전셋집(200만원)에서 신혼살림 차려주고,
결혼 10년만에 내가 설계한 집에서 아들딸과 살 수 있도록 해주었으니.....

그동안 안팎으로 마음고생 많았던 반쪽,
집안 살림하랴 손주 돌보랴 돌아가시기까지 심신이 곤하셨던 어머님
할머님이 잘 보살펴 주실지라도 부모 역할을 기대할 수 없었던 아이들

어쩔 수 없는 포기로 생겨난 공백들 남은 촛불만이라도 채워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천지연 항구 모습 살피며 발길 가는 데로 걷다보니 관광잠수함과 유람선 선착장 지나 돗단배 다리(세연교)를 건너간다.













새섬 산책로 부근 해안 갯바위는 흘러내린 용암이 굳어질 때의 모습들을 생생하게 전해주는데
죽처럼 부글거리며 해안가로 밀려 내려왔는지 아무리 궁리해 봐도 그때의 상황을 그려낼 수 없고 신비롭기만 하다.















갯바위에서는 고기들과 비밀스런 게임을 즐기는 낚싯꾼들이 여기저기다.





무슨 고기 잡았나 궁금해 하니 금방 잡아 올린 자리돔에 소주 한잔 하고 가라며 내려오란다.
물통에서 붕어크기 만한 것을 꺼내 즉석에서 지느러미 때어내고.....





소주 따라주며 배춧잎 위에 고추장 찍어 마늘도 올려놓고 먹어 보란다.
한입 가득 넣고 맛보니 온종일 이렇게 먹다보면 세월 가는 줄 모르겠다.

금새 또다시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매달려 올라온다.
때 지어 이동하는 녀석들이니 여러 마리가 동시에 물릴 때도 있단다.



▼모자쓰신 분, 서귀포 주민 김종선(성근개발 대표, 064-732-7717)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또다시 호기심이 이끄는 데로....









천지연이 보일만한 삼매봉을 향하는데 움푹 들어간 숲 사이로 폭포수가 보인다.





어디로부터 흘러내리고 어떤 모습일까 했는데 막상 알고 나니 평범하게 느껴지는 것은 웬일인지....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어느 정도 알고 있느냐에 따라서도 느낌은 달라지는가 보다.





▼30년전에도 이곳을 들렀는지... ..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상대에 따라 숨길 것은 숨기고 드러낼 것은 드러낼 줄 알면 참 좋을 것 같다.
어딘가엔 흠이 있기 마련이고 상대에 따라 중시하는 것도 달라질 수 있는데....
이런 재주도 타고나야 하는지....

천지연 폭포 바로 위까지 살펴보고 발길 돌려 삼매봉으로 향하는데 세력가의 묘인지 봉분이 크고 묘 주변의 사각 돌담도 대단하다.







제주는 지붕을 낮게 만들고 부지 경계선에도, 경작지 주변도 돌담이 특이한데 묘까지도 빠짐없이 돌담으로 보호하는 것이 특이하다.

땅에서 발굴된 돌들을 처리하다보니 담을 쌓아서 처리했는지 어딜 가더라도 돌담의 규모와 섬세함은 대단하다.
이같은 담장문화와는 전혀 다르게 주민상호간에는 항상 열려 있으니 대문 없이 살았고
굳이 외출중이라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면 두 개의 막대기를 횡으로 걸쳐 놓는 것이 전부였다.
지금은 외지인들로 인해 많이 바뀌었지만...

중계소 오름길로 오르다보니 산비탈면이 노란 감귤 밭이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천지연 주변이 한눈에 보인다.





삼매봉 소나무숲속 긴 의자에 신발 벗고 누워 있다가 해안쪽으로 내려가는데 제주만의 독특한 노란 꽃들이 여기 저기 싱그럽다.





바닷물 들락거리는 해상의 작은 바위섬에도 노란 들국화와 이름 모를 야생화가 강한 해풍에도 불구하고 활짝 피워 있다.



























계속되는 해안절벽 아래는 청록색 바닷물이 출렁대고 해안절벽 바위면은 용암의 냉각과정에서 생긴 기포들인지 보이는 것들이 하나같이 신비롭고 아름답다.



































해안따라 계속되는 비경에 취하다보니 강렬했던 햇님도 어느새 붉으스래 약해졌는데





해안따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어 편션지대에서 도로쪽으로 나와 감귤점에서 3,000원에 한보따리 사 넣고 제주행 버스시간 물으니 21:00까지 있다 한다.

일단 어두워질 때까지 걸어 보고픈 생각에 또다시 땅거미 드리우는 해변을 찾아가니....






중문까지는 평탄한 해변같은데 맑은 물이 바다로 흘러들고 파도소리만 철썩일 뿐 오가는 자 없이 조용한데 석양은 중문쪽 해변 끝에 살짝 걸여 있다.


발걸음 재촉하여 야자수 숲을 지나는데 야생으로 살아가는 선인장들이 석양빛으로 반겨준다.







길옆 노란 들국화향이 계속되다 조그마한 어촌마을 지나는데 놀멍 걸멍....
시간적 여유 있으면 그렇게 해 보면 좋겠는데...





해안마을엔 한라산 물이 용출하는 샘터가 여기저기다.



해녀음식점에 이르니 바다 건너편 섬도 어둠에 잠기고 석양의 여운만이 수면위에 찰랑댄다.





밤바다 내려다보며 해녀가 만들어 주는 칼국수 먹고 싶지만 제주행 교통편도 확실치 않은데 빠르게 어두워지니 그냥 지나친다.

서둘러 어촌을 빠져 나와 한적한 대로따라 언덕 넘어가니 대단한 규모의 경기장이 밤하늘을 수놓고 건너편에 정류장이 반갑다.







제주로 향하면서 지난 30여년을 되돌아보니
많이 좋아졌지만 그것 이상으로 혹독한 고통도 함께 주어진 것 같다.
한참 일로서 기틀을 마련해야 할 시기에 취업재수생으로 떠도는 청년들이 많으니....

성인이 된 후에도 자식이 짐이 된다면 아빠도 그렇고 자식 또한 괴로우리라

많지도 않은 자식이니 어렵다 해서 아무 일이나 가리지 말라고 종용하기 보다는 처음 발 들여 놓는 곳이 평생을 좌우할지도 모를 일이니 더더욱 신중을 기하라고 하지 않겠는가

모두가 한마음으로 땀 흘릴지라도 바라는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이니 참으로 안타깝구나.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정신노동자의 수요가 그런대로 많은 편이었는데 ......

지금은 침봉형태로 높이 올라가지만 규모는 대폭 줄어든 것 같다.
누구나 일로서 살아가는 시대가 끝나가는 것 같고 소수만이 일할 수 있고 그들이 다수에 대해 최소 생계를 보장해 주어야 하는 구조로 바뀌는 것 같다.

저마다의 천부적인 소질대로 살아가는 것이 창조주가 정한 모습일 텐데
사람의 잔꽤가 그 같은 질서를 무너뜨린 것 같으니 인구가 줄어 균형을 찾을 때까지는 상당기간 고통의 터널은 계속될 것 같다.

남이 부럽다고 무턱대고 욕심 부리면 자칫 돈과 세월만 낭비하고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 남기지 않겠는가
산행시에도 부럽다는 생각에 덮어 놓고 뒤따라가면 어찌될까
진퇴양난중에 밤을 맞을 수도 있지 않은가

내 능력에 맞는 곳으로 처음부터 진행했드라면 고생도 덜하고 그런대로 좋은 것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산행은 반드시 산 정상만을 가야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중간이나 지능선을 거닐지라도 자신에게 적합하여 안전하게 좋은 느낌으로 거닐면 최고 아닐까

지자체마다 관광지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
산 정상까지 케이블카 설치하고 강바닥 준설해서 관광지로 만든다는데 국민 대다수가 소득기반이 취약하다면 어찌 될까

지금도 관광지엔 찾는 손님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운영도 못해본 신축건물도 있고,
버틸 수 없어 중도에 방치된 건물도 많지 않은가
건축중엔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었다할지라도 손익을 맞출 수 없다면 자원낭비와 자연만 멍들게 될텐데....

그 옛날의 신혼여행지를 다시 걸어보며 지난날의 고정관념에서 유발된 욕심을 바로 잡는 것도 관광이상으로 좋을 것이다.

자식에 대한 지나친 욕심과 보호로 자식의 적성을 짓누리지는 않았는지....
어떤이는 후회와 속죄의 눈물을 흘리게 될지도 모르지만....
소낙비 내린 후의 맑고 파란 하늘처럼 신의 위로도 함께 하리라.



서귀포에서 제주행 대중교통은 호텔경유 공항행 리무진과 21:40분까지 운행되는 버스도 있다.

제주는 지리적인 특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시외버스가 제주시를 출발지로해서 서귀포까지 운행되는데
중간 경유지에 따라 도로(동일주/서일주/중산간도로/번영로/평화로/516/1100도로)가 달라지며 요금과 소요시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