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冬

봄바람에 겨울옷 벗는 치악산에 올라 172026

서로조아 2017. 3. 1. 18:04



겨울 치악산 신령님께 첫인사를

 

2017.02.26.(, 옅은구름)

 

원룸(09:10)천년느티나무(09:35)원주공고(10:00)국형사(10:15~20)보문사(10:50~11:00)능선하단(11:30)주능선(11:40~45)향로봉(11:55~12:10)곧은치(12:35)헬기장(12:50)입석사갈림길(14:15)헬기장(14:40)비로봉(14:50~15:30)헬기장(15:40)전망대(15:50)입석사갈림길(15:55)입석사(16:35)공원안내소(17:00)황골버스정류장(17:25~50)

 

 

 

원주에 온지 1달이 넘었으니 그동안 바라만 보았던 치악산 신령님께 인사를 드려야 겠다.

 

 

 

 

 

 

 

그동안 무슨 일에 매어 있었는지 7개월만의 산행길이다.

오래도록 쉬었고 치악산은 험하다니 들머리부터 살피며 사정이 되는데까지 올라볼 생각으로 대충 챙겨서 집을 나선다.

가는 길에 김밥 아니면 빵과 우유로 보충할 수도 있겠지 했는데 기대와 달리 한적하기만 하다.

 

원주공고쪽에서 흘러내리는 천 따라 무작정 오르는데 마을 입구에 천년 느티나무가 반겨준다.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동족간 피흘려야 했던 한민족의 아품이 어떻했는지...

저녀석의 나이테속에 고이 간직된 지난 천년의 이야기들을 듣고 싶다.


 

 

 

 

이 녀석도 언젠가는 흙으로 되돌아가겠지만 우리들보다 많은 세월을 지켜 보았을 테니....

마을주민들이 애정으로 보살피는 것도 당연할 것 같다.

 

개발바람에 마을 사람들도 하나둘 떠나고 느티나무 주변도 예전같지 아니한데...

나홀로 남겨진 느티나무 이곳을 떠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여전히 왕성한 꿈으로 가득해 보인다.

 

 

 

 

 

 

원주공고 지나 국형사인데 대웅전 마당까지 자가용으로 가득하다.

고인의 명복을 기원하는 행사가 있는 듯 하다.

 

계곡 포장도로 끝 산자락에 보문사라는 작은 사찰이 보인다. 

 

 

 

 

 

 

 

 

폭설이 내리면 곧바로 외부세계와 단절되는 곳이라 국형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인데 수도정진하기엔 더없이 좋아 보임은 왜서일까.

 

수도 정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의 축복을 받아내기 위함일까

어떤이는 기도발이 센 곳이라 한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말도 있는데....

 

신도들의 소원 성취를 의욕하여 신도를 대신해서 수도정진하는 것일까  

소원성취능력이 있다는 스님으로 명성을 얻게 되면 신도들이 몰여들고...

 

오늘도 큰 사찰 주지 스님을 꿈꾸며, 

속세와 단절된 곳에서 오로지 불경을 외우며 수도정진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다. 

 

장래에 닥칠 화를 미리 알 수 있고 회피하는 방법까지 전해 받으며 소원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같은 바램은 어디까지나 우리들의 생각이요 신의 생각과는 다르다 할 것이다.

자연계를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언제나 봄만 있어도 좋지 않고 언제나 겨울만 계속되어도 좋지 않다 할 것이다.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물론이로 살아가는 과정에서도 언제나 좋은 것만 계속되어서도 않될 것이다.

오르락 내리락, 비오는 날도 있고 맑고 청명한 날도 있어야지 제대로 된 인격체가 형성되리라.

과일도 그렇고 모든 자연계가 그렇할진대 어찌 우리들 사람만큼은 좋은 것만을 의욕하는지?

 

결국 우리들의 생각과 바램은 신의 그것과는 다른것 같은데.....

 

꽁꽁 얼었던 곳이 부분적으로 녹아 내리지만 양지쪽은 봄기운이 가득하다.

 

주능선이 가까워졌는지 그늘진 사면이 상고대 꽃으로 화사하다.

혹시나 했는데 겨울 끝자락에서 이렇게라도 만나보니 더없이 반갑다. 

 

 

 

 

 

오를때부터 안개구름속에 숨겨진 치악산 신령님

주능선임에도 여전한 모습이다. 어디가 주봉인지 가름할 수 없다.

 

가까운 곳이 향로봉이라니 일단 향로봉부터 인사드려야 겠다. 

 

 

 

 

 

 

 

 

한무리 산님들과 함께 향로봉 이다.

기념사진 남기고 상원사쪽으로 갈까 어디로 하산하는 것이 좋은지...

점심 준비도 못했는데....

 

 

 

 

 

치악산 최고봉(비로봉)은 향로봉에서 동북쪽으로 6km 지점이라는데 어디쯤 계실까

하산하기엔 이른 편이고 중간에 빠지는 길도 있다며 나도 몰래 발걸음은 비로봉쪽으로 향한다.

 

 

 

 

 

 

 

그늘진 사면은 잔설로 가득한데 빼꼼히 얼굴 내민 산죽만큼은 봄기운으로 생동감이 넘쳐보인다. 


 

 

 

 

양지쪽은 이미 봄맞이를 끝낸양 따스한 온기로 가득하다.


 

 

 

 

 

 

곧은치 지나 이리저리 인사드리다 보니 입석사 갈림길이다.

그런대로 걸을만 한데 비로봉 신령님 가까이 계신다며 어서 인사드리고 오란다.

 

파란 하늘 위로 솟구친 비로봉에 눈인사부터 드리니 마음이 앞장서 달려간다.

간식거리 꽂감조각은 이미 바닥났건만.... 아랑곳 하지 않고...

 

 

 

 

 

 

 

 

 

 

 

 

 

드디어 비로봉이다.

역시 음지쪽 사면은 오후시간까지도 상고대로 화사하다. 

 

 

 

 

 

 

 

 

다행이도 안개구름이 걷히어 향로봉에서 이곳에 이르기까지 주능선이 한눈에 갸름되는데 어떤 길로 무엇을 보며 이곳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평창군 안흥 영월 제천 돌아가며 눈인사 드리고

비로봉 신령님과도 내평생 처음으로 기념사진을 남긴다.

 

 

 

 

 

 

 

 

 

 

 

 

저 아래 계곡 어디엔가 구룡사가 있을 것이다.

구룡사에서 비로봉까지는 급경사의 연속이라는데...


 

 

 

 

 

 

 

 

 

 

 

 

 

 

 

 

 

 

 

 

 

 

황골 하산길 날머리에서 만나본 입석사이곳 역시도 협소한 편이지만 골짜기마다 사찰 한개정도는 지키고 있으니....좋은 명당을 선점하려는 경쟁도 치열했었으리라.

 

소위 기도도량이라는 곳은 하나같이 기묘한 자연경관속에 안겨 새벽부터 온종일 햇살이 머무는 곳이었으니...

 

번창하려면 기본적으로 갖추어져야 하는 것이 있는것 같은데 내 마음대로 취할 수 없으니...우리들의 삶도 역시 그렇한 것 같다.

 

사람을 잘 만나고 때를 잘 만나야 땀흘린 댓가를 향유할 수 있으니...내 의지대로 할 수 없는 부분도 그속에 있지 않은가이를 두고 소위 운명이라 하는지...

 

사찰도 그렇고 우리들 사람도 태생적 운명이라 할만한 것이 있는 것 같다.내 생각과 의지와는 상관없이 강제되는 것들로 우리들의 삶은 여러 모양으로 변해가는 것 같으니...

 

 


 

 

 

때를 잘 만나면 문제될 만한 것도 문제되지 않고,  별것 아닌 것으로도 크게 성공할 수 있고.

때를 잘 못 만나면 문제되지 않을만한 것도 큰 문제로 부각될 수 있고

열심히 땀흘려 준비한 것도 쓰레기 취급을 당할 수도 있고

 

사람도 잘 만나면 때를 잘 만나는 것처럼 그렇하고 

사람을 잘 못 만나면 역시 때를 잘 못 만나는 것 같고 

 

우리들의 삶을 크게 좌우하는 것은 나의 노력여하에 달려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인 것 같다.

나의 의지대로 선택할 수 없는 너무나 많은 변수들로 우리들의 삶이 송두리째 크게 바뀔 수 있으니 

 

그렇기에 우리들 모두는 신에 의지하고픈 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기본적으로....

나그네로 잠시잠깐 머물다 떠나는 우리들의 삶에서 나의 노력과 의지대로 성취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이랴 

 

크게 성공한 자도 겸손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권불십년이라는 말도 있듯이 모든 것이 잠시잠깐으로 끝나는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