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록색 하늘아래 청계산과 북한산의 보약을 이틀 동안 2006.05.02~03 2주전 대공원의 벚꽃과 개나리를 본후 잦은 황사에다 겨울 손님에 붙잡혀 10여일을 두문불출했다. 돌아다녀야 생체 에너지도 재충전 되는 법인데.... 풀려나자마자 날씨도 쾌청하니 가까운 청계산 품으로 달려간다. 대공원역을 나가니 영산홍이 활짝 피었고 맞은편 청계산과 관악산 기슭은 2주전과 완전 딴판이다. 자연의 변화는 2주단위로 이렇게 확연히 달라지다니... 따스한 햇볕이 투과되어 연록색 잎새들은 어린아이 볼처럼 해맑고 보들보들해 보이는데 연한 잎새들은 어느새 하늘을 가릴 정도로 성큼 자랐다.
봄이 한창이니 어제에 이어 오늘은 상장능선으로 달려간다. 영봉 오름길의 진달래는 만개했다가 져가고 철쭉은 한창 피어나고 있다. 도봉산으로 넘어가는 갈림길까지 갔다가 넓직한 바위면에서 곡주한잔에 잠한 솜 자고 되돌아 나온다. 이곳 능선에서 보는 도봉산과 북한산은 위에서 보는 것과 달리 또 다른 아름다움이다. 저마다의 위치에서 이렇게도 달라지다니... 우리들의 삶도 반드시 정상에 올라야만 좋은 것은 아니리라. 북한산 신령님이 주시는 보약까지 들었으니 이젠 지리산 설악산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 추억 쌓는 일이라도 열심히 해봐야겠는데. 자존심 버리고 당장 경비직이라도 찾아보라 하시며 먼 훗날 자신의 말이 기역되리라 하셨던 노인의 말씀이 오늘도 뇌리를 맴돈다. 부산이 고향이신 73세의 노인은 군생활 20여년 하시고 배 사업에 실패한 뒤 빌딩경비 책임자로 있다가 퇴임하셨다는데 전국의 산을 부인(별명 다람쥐)과 함께 많이도 다니셨다며 직장 갖고 다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많으니 무조건 일터를 찾아보라 하셨는데... 목구멍이 포도청이 아닌 이상 아무대나 들어갈 수도 없고... 창업해서 열심히 한다해도 지천명의 몸과 마음은 예전같지 않아 추진력과 정확도가 떨어지니... 대 조직내에 있어 세상물정 모를 땐 겁이 없었는데 개인신분이 된 뒤부터는 매사 주저하게 되고 분수에 맞춰 살면 못 살 것도 없을 것 같은데..... 온 산하가 연녹색으로 짙어가는 봄날 한적한 산 능선을 거닐며 이런 저런 생각으로 오늘의 나를 합리화 하는데 먼 훗날까지도 후회함이 없을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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