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은 또 다시 진달래 피며 봄옷으로 갈아 입혀지는데 2006.04.05(수, 맑음) 벽소령 산장에서 대성골로 하산하면 화개장터까지 긴 벚꽃터널을 지날 수 있다는데 불일폭포까지만 열려 있단다. 산하가족님의 산행기 보며 노고단 산행후 둘러볼 계획을 세워 놓고 오늘밤 기차로 떠날 생각인데 그쪽은 비바람이 세차게 분단다. 아직 노고단은 겨울일 것이고 벚꽃은 여의도나 대공원에서도 볼 수 있는데 하며 그냥 잠에 빠진다. 아침 예보는 오전 중에 개어 파란하늘을 볼 수 있단다. 지리산에 갔으면 지금쯤 구름 흘러가는 모습도 보고 참 좋았을 텐데.... 쌍계사만이라도 갔다 올까하여 구례행 하동행 버스시간 알아보다 먼 길 가서 벚꽃구경만 하고 온다는 것이 아무래도..... 어디로 갈까하다 북한산 노적봉 가본지도 근 6년이 지났으니 그곳으로 달려간다. 진달래 능선 오름길은 한산한 가운데 여기저기 진달래가 활짝 피었다. 계곡쪽 전망대에 내려서니 용암봉부터 만경봉, 백운봉, 인수봉, 영봉에 이르기까지의 환상적인 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소귀천 계곡은 봄옷 갈아입느라 바쁜지 아직까지는 조용하기만 하다. 다음주중엔 녹색향연이 펼쳐질 것 같고... 뒤 따라 내려오신 분과 과일 먹으려 이야기하다 보니 명퇴하신지 2개월 되었다는데 나보다 6년 연배시다. 30여년 직장생활 하셨으면 저보다 한참 많이 하셨네요. 나도 처음엔 실패한 삶인가하여 방황했지만 산길을 거닐다보니 이젠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자연속엔 사람이 들려주는 것보다 확실한 정답이 공개되어 있더군요. 이제부턴 봄 여름의 욕심은 버리시고 가을처럼.... 하얀손 사장경력 높다고 오히려 자신 있게 ... 대동약수에서 시원한 생수한잔 마시고 올라서니 대동문이다. 석문 통과하는데 이곳만은 신기하게도 엄청 찬바람이 불고 시원한지.... 북한산장 샘터는 오늘도 시원한 생수로 넘쳐난다. 능선가까이 위치하면서도 어디로부터 솟아 오른 물인지..... 물 한잔 마시고 가는데 저 아래까지 길게 뻗어 내린 거대한 노적봉이 얼굴을 내밀고 아주 오랜만이라며 반겨주신다. 용암문 지나 산허리 돌아 노적봉에 오르니 만경대와 백운봉이 얼싸 안아 주시고 뒤편에 계신 인수봉 어르신께도 인사드리고 나니 저 아래 원효봉과 염초봉까지도 환호해 주시는지라 모두의 품속에 안겨 꿈같은 시간을... 꿈에서 깨어나 노적봉 큰댁에 들어갈까 하다가 되돌아 나오기 힘들고 북쪽 사면으로 내려가는 것도 비온 뒤라 매우 위험할 것 같다. 문앞에서만 인사드리고 전망 좋은 곳에서 곡주한잔하는데 저 아래 계곡에 사는 여우도 자기한테 꼭 들렸다가라 한다. 약수암쪽으로 내렸다가 여우소리 들려오는 계곡으로 무작정 오른다. 중간에 설인산장 들렀다가 염초봉 인사드리고 노적봉 만경봉 백운봉을 또다시 뵈니 그새 변화되셨는지 달리 보이신다. 염초봉 품안에서 더 쉬고 싶었지만 바로 부근까지 마중 나온 여우가 빨리 오라며 울어대니... 물이 졸졸 흐르는 커다란 너럭바위 지나 오르니 계곡은 갑자기 커다란 바위로 완전히 막혀 좌우전면 그 어디로도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하다. 헌데 바로 앞 바위틈으로 여우가 앞서 들어가더니만 뒤따라 들어오란다. 아무리 봐도 배낭 맨 내 덩치로는 허리높이에 있는 아주 조그만 틈새로 들어간다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 일단 여우가 일려주는 대로 머리를 안쪽으로 들여 넣고 여우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들어가긴 했는데 이젠 나갈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내부는 컴컴한데 세군데서 작은 빛이 들어올 뿐이다. 물도 흐르고 여기저기 여우가족 10마리가 둥지를 틀고 ..... 잠시 쉬고 떠나려니 이번에도 앞서 나가며 안내해 주는데 출구 또한 무척 작은데다 어깨 높이에 있고 바로 밑이 푹 꺼진 허당이다. 앞서나간 여우가 배낭 받아주어 간신히 빠져 나온다.
그들과 석별의 정을 고하고 수직 암릉으로 올라서니 원효능선 말 바위가 바로 건너편이고 백운봉 국기가 휘날리며 맞아 주신다. 조심조심 주변 경관을 담아내고 백운봉으로 올라 숨은벽, 인수봉 그 뒤로 도봉산까지... 동쪽 건너편으로 수락산에서 불암산까지, 남쪽으론 수도 서울 중심부를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바라보며 눈인사를.... 북한산에만 오면 당장 드러나는 비경에 산행길 내내 마음 조려야 한다. 두리 뭉실한 육산은 당장 드러나는 비경이 보이지 아니할지라도 마음 편하고 한참 걷다보면 숨어있던 은은한 아름다움도 발견되어 좋다.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 세상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면서 아름다움을 창조해 가는가 보다. 절대적인 장점도 단점도 없을 테고 어디까지나 바라보는 자의 입장에 따라 달라질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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