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春

모락산→백운산→백운호수2006331

서로조아 2013. 4. 10. 14:37




모락산에 올라 백운산과 바라산 거쳐 백운호수을 돌며

2006.03.31(금, 맑음)

계원대(09:20)→모락산 제1봉(09:50~10:00)→제2봉(10:10)→정상(10:20~30)→샘터→제1안부(11:10)→고갯길(11:25)→고속도로(11:30)→묘지(11:40)→백운산(12:30~40)→헬기장(13:00~14:00)→바라산(14:30)→안부(14:50)→갈림길(15:10)→도로(15:40)→백운호수(15:50~16:10)→화훼단지(16:20~30)→학의천 산책로(16:40~55)→인덕원(17:10)






돌아가신 어머님의 정성이 가득한 항아리가 뜰에 보이는데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을 것 같다.
어머님이 만들어 놓으신 된장 고추장 벌써 3년이 지나도록 뚜껑도 안 열어보고....

예전 맛이 아니라며 우리 콩으로 메주 쑤어 좋은 고추로 만들어 놓았건만 물이 틀려선지 기대했던 맛이 않 나와 햇볕도 보게 하시며 이만저만 정성 드린 것이 아닌데....

어머님 요즘 순창 고추장 된장 예전처럼 맛있는데 왜 그리도 고생하셨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어머님
더 이상 둔다고 먹을 것도 아닌데... 아들인 제가 치우니 어머님 용서하시겠지요.
이젠 세상근심 걱정 잊으시고 편안히 쉬세요. 어머님.

집안일 끝내고 나니 이번 주말엔 집사람의 50회 생일이라 처제와 동서가 올라온단다.
오늘은 날씨도 좋으니 미리 산이나 갔다 와야겠다. 지금까지 지나며 바라만 보았던 모락산으로 올라 백운호수을 둘러보고 싶다.

사당에서 777번 타고 외곽순환도로 밑을 통과하자마자 내려 조형예술대학을 찾아간다.
아파트 단지사이로 모락산이 보이고 주민들도 올라간다.



뒤따라 30여분 오르니 안양시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많이도 변했다.





평촌들은 물론 이곳 밑까지도 여기저기 온통 새로 들어선 아파트로 여유 공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어찌보면 선진국처럼 모두가 좋은 집에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며 부유해진 것 같은데.....

외환위기 이후 주거환경은 몰라보게 변해서 이젠 서민들이 몰려 살던 집들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소득수준이 높아졌는지 거리를 오가는 차량들도 많고 동네길도 온통 주차된 차들로 한가할 틈이 없다.

갈수록 소득기간은 짧아지고 저축이자도 낮은데 우리국민들 재주가 참 좋은 것 같다.

덩치 큰 바위에 오르니 백운호수와 백운산에서 청계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한눈에 들어오고 저 아래 안양 교도소도 보이는데 고층 아파트로 포위당해 더 이상 높은 담장이 무용지물 같다.





저 앞 봉우리가 정상인가 해서 가보니 놀랍게도 묘1기가 있다.
예전에 이곳 지방에서 엄청난 부와 권세를 누렸던 분의 부인 같다.
이곳 땅 대부분이 전주 이씨 소유라 하는데 관악산 밑 청사 뒤에도 태조 이성계의 처남 묘가 있었으니....





능선길은 갈림길 지나 의왕시로 뻗어 내리고.....
정상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서쪽 편으로 또 하나의 봉이 있는데 주민들이 바위지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모락산 바위들은 밤만한 둥근 흰색 무늬가 골고루 퍼진 것이 특이하다



군포시와 의왕시가 내려다 보이고 경부선 철도 주변으로 공장들이 몰려 있는데 저곳도 아파트단지로 포위되고...

생산 활동에 주력해야 할 것 같은데 소비재인 주거단지만 들어서고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무엇하며 생계를 유지해 가는지....

정보화 물류산업의 발달로 갈수록 개인사업이 끼어 들만한 곳은 급격히 줄어 소규모 상인들로 북적대는 도심은 이젠 한산해 졌다.
청계천 종로 을지로 동대문 그 어디에도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예전 같지 않다.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값도 싸고 바가지 쓸 것도 없고 도심까지 안가도 받아볼 수 있게 되었으니...
그뿐이랴 가격비교 사이트가 있으니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만 장사될 뿐 나머지는 점포세도 건지기 힘들 정도로 최근 몇년 사이에 변해 버렸다.
이런 환경이 되었으니 양극화는 커질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

백운산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따라 가다 전망 좋은 곳에서 잠시 과일 먹으며 내려다보니 이곳만은 산골짜기 동네도 있고 저수지도 있으니 참 좋다.











산길은 돌 하나 없을 정도로 비단길이고 그 예전 식목했던 소나무들이 제법 자라 울창하다.
나도 그랬지만 우리 형님들이 열심히 심어 놓은 덕을 이제 보고 있으니...

능안 마을과 오메기 마을 넘나드는 고갯마루 지나 봉을 넘어서니 차량 소리가 가까워진다.
다시 안부로 떨어지니 백운호수와 고천을 이어주는 포장도로다.





과천-의왕간 고속도로 터널위를 지나니 먼저가신 분들이 양지쪽에서 맞아 주신다.
오늘의 부요함 뒤에는 저분들의 엄청난 노고가 있었는데 그런 기역은 점차 사라져 가고 있으니.....



급경사 길로 50여분 오르니 중계탑이 보이기 시작하더니만 백운산 정상이다.
수원시쪽으로 또 하나의 계곡이 뻗어 내리고 한분의 부부가 계실뿐 한산하다.







바라산 가는 내림길은 녹으면서 무척 미끄럽다.
헬기장인 듯한 평지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점심 먹고 따뜻한 봄볕 받으며 잠한 숨 자고 싶다.

풀밭에 주저앉아 시원한 곡주부터....
밥을 먹고 있는데 정상에서 만났던 부부 산님이 지나신다.
곡주한잔 하시고 가시지요 하니 방금 식사했다며 사양하신다.

식사가 끝날 쯤 또 한분의 산님이 털래털래 옆을 지나고 계신다.
곡주한잔 하시고 가세요 하니 눈치보다 오신다. 혹시 이상한 사람아닌가 해서...

나머지 반병 모두 따라드리며 이런 저런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로....
부동산 중개업 3년 하시고 이젠 쉬고 계신다는 말에 저는 중개사 자격증 따놓고 이제껏 활용도 못하고 있는데 하니 조금 더 쉬다가 해보라 하신다.

중개업 아무나 하는 것 같지 않더군요.
취득할 땐 대입시험 보는 것 이상으로 열심히 했건만 괜히 시간만 버렸다는 후회가 들고....
속에 없는 이야기도 거침없이 잘하고 인기를 끌어야 하는데 그럴만한 재주가 없으면서 덤벼들었으니....

남이 하는 것은 쉽게 보여도 그 나름대로 필요한 자질이 있는 법인데....
낛싯군도 아무나 하는 것 아닌 것 처럼... 잡아 당기는 찬스를 놓치면 미끼만 빼앗기고....

때로는 인정사정 보지 말고 잽싸게 당겨야 하지만 성질 급해도 않돼고 홀로 들어 올리다 보면 놓치기도 한다는데..
나같이 머리회전 느리고 성질 급한데다 여럿이 팀을 짜는데도 관심이 없으면서 중개업에 뜻을 가져 봤으니....

그 분 바라산 갔다 되돌아 나와 광교산 시루봉 거쳐 올라왔던 수원으로 가신단다.

풀밭에 누워 20여분 잠을 자고 나도 뒤따라 오르락 내리락....
능선 좌우는 잡목이 우거져 주변을 살필 수 없다. 그저 앞만 보고 미끄러운 길을 조심조심...





바라산에서 백운호수로 이러지는 길도 있지만 시간 여유도 있으니 청계산이 보이는 지점까지 갔다가 백운호수로 내려갈 생각으로 바라산 너머 급경사지대로....



안부 그늘속의 이름 없는 묘 2기가 버려진듯 한데 조금 더 가니 양지쪽엔 아주 잘 가꾸어진 묘들이 있다.
그분들 생전의 빈부격차를 보는 듯하고....

철탑을 지나 오르니 청계산 국사봉이 보이고 능선길은 하오고개로 이어지는데 이쯤에서 백운호수로 빠져야겠다.







오솔길 능선 길 역시도 시야를 살필 수 없어 그저 길만 따라 가며 사색하기에 좋은 것 같다.
간간이 차 소리가 들리더니만 백운호수다.











길 건너 농가 쪽으로 내려 호수 변을 따라 간다.
호수 변에서 날개를 말리고 있던 오리 때들이 디카로 겨냥하는 것 보고 놀랐는지 한꺼번에 호수안으로 날기도 하면서....



잔잔한 수면 위를 오가는 새들의 모습과 주변 경관이 평화로운데 이곳에도 라이브 카페건물이....



초가집 카페와 값싼 동동주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이곳도 돈 자랑 하시는 분들만 오는지 번듯번듯한 차량에 차림새도 ....

댐을 건너 백운산에서 바라산 청계산까지 이어지는 마루금에 눈 인사드리고 포장도로 따라 가는데 수생식물에서부터 분재, 야생화.... 종류별로 끝없이 이어진다.





















아기 금낭화 하나 사서 학의천 따라 30여분 가니 인덕원이다.

천변엔 쑥 캐는 주부들도 계시고 개나리도 활짝 피었다.
지난주 남해 바닷가에서 만났던 봄 처녀가 고속버스로 나 몰래 함께 올라왔는지 이틀사이로 동네 뒷동산에도 진달래가 피고 봄비만 흠뻑 내리면 산야는 하루가 다르게 녹색 옷으로 갈아 입혀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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