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秋

속리산 천황봉→입석대→문장대→묘봉2005924

서로조아 2013. 4. 12. 15:34




속리산 암봉에 매료되어 온종일 능선길을



2005. 09. 24(토,구름)

버스종점(08:00)→KBS중계기지(08:15)→667봉(09:20)→안부((09:50)→제1전망대(10:00)→제2전망대(10:40)→천황봉(11:10~20)→석문(11:50)→비로봉(12:00~10)→입석대(12:20~30)→신선대(12:50~13:00)→문수봉(13:20)→문장대(13:40~14:20)→관음봉(15:05~10)→속사치(15:30)→북가치(16:20)→묘봉(16:40~17:00)→북가치(17:10)→여적암(18:00)→민판교(18:15)→버스종점(18:50)


 







속리산 법주사와 문장대는 학창시절 수학여행지로 많이 들어 봤지만 아직까지 인사드리지 못한지라 산행계획 세울때부터 다소 무리한 욕심을 낸다. 대전 동부터미날에서 3사람을 태우고 출발(06:30)한 버스는 옥천과 보은을 들러 급거브 언덕길인 말티재을 넘어간다.

구병산 가는길과 상주 표지판이 보이길래 차창밖을 열심히 살피니 그 유명한 정이품송이 보인다. 통통하고 키큰 적송인데 땅가까이 길게 늘어진 가지는 보이질 않고 돌아가며 기둥이 받쳐져 있다.

청소년 수련장을 지나 종점인데 산님들이 한분도 아니보이고 물어볼 사람도 없다.
우측으로 진행하다보면 한남금북정맥과 만나겠지 하는 생각으로 무작정 숲속으로 들어가다 능선으로 오르니 예상했던대로 봉우리마다 묘가 있어 뚜렷한 길로 이어진다.

조그마한 KBS중계기지와 만나는데 이제부터가 한남금북정맥일 것 같다.
울창한 소나무 능선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아주 드물게 약간씩 시야가 트인다. 시원한 소슬바람 타고 전해오는 상긋한 향내가 소나무향과 함께 특이하다.



칼등같은 능선으로 올라서니 천황봉과 문장대 그리고 관음봉으로 이어지는 암봉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세심정도 저아래 가깝다. 천황봉을 앞두고 한참동안 내려가니 윗대목골과 세심정을 오가는 안부다.













이제부턴 본격적인 급경사길이 시작되는데 바위지대에서 잠깐 시야가 열린다. 남쪽 멀리 구병산 마루금이 선명하고 대목골 끝으로 삼가저수지도 보인다.









몇 개의 봉우리를 넘고 또 넘어 이곳이 천황봉 바위이겠지하고 올라보니 전면 봉우리에 몇몇 사람들이 모여 있다. 저곳이 천황봉(1058)인가 보다.

헌데 아쉽게도 이제까지 좋았던 하늘이 먹구름에 가려 어둠침침하고 빗방울이 떨어질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형제봉과 봉황산을 거쳐 추풍령으로 내려가는 백두대간 산줄기도 낮게 드리운 안개구름 사이로 보일락말락 하고..... 백두대간을 경계로 경상북도 상주시 화북면과 충청남도 보은군쪽으로 깊은 계곡이 보인다.





천황봉 자체는 각진 바위들의 집합체로서 쉴만한 공간이 별로 없다. 문장대로 이어지는 암봉들도 흐릿하여 눈사진만 찍고 비로봉(1032)을 찾아 간다.





키큰 조릿대을 헤치며 내려가다 커다란 바위에 올라보니 이제까지 본 것들과는 판이한 바위들이 감지되는데 덩치크고 묘한 형상의 기암들이 봉우리마다 나열되어 있다.







지난번 대둔산과 속리산의 바위와도 다르고 관악산 북한산 수락산 설악산 그 어느산의 바위들과 비교해 보아도 속리산 바위는 나름대로 판이하게 다르다. 참으로 묘한 자연의 현상이다.

비로봉과 입석대를 지나 신선대로 이어지는 길목엔 머리가 작고 몸뚱아리가 매우 큰 형상의 동물 형제가 버티고 넘나드는 산객들을 반겨주고 있다.

























철계단를 내려 다시오르니 신선대 휴게소를 지난다. 곡주한잔 하고 느긋하게 가면 좋으련만.....





다시 내렸다가 올라가니 문수봉(1031)인데 문장대가 바로 지척이다.
널찍한 바위 여기저기엔 식사하시는 산객들로 만원이다. 기암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오르다보니 예정보다 30분 늦었다.





이곳 주변에 샘터가 있을 것 같아 마주친 산님에게 물어보니 없단다. 법주사로 곧바로 하산할 예정이라며 물 한병을 주신다. 청주사신다는 젊은 분인데 마음씨 곱고 매우 친절한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문장대(1033)에 올라보니 주능선을 달려온 백두대간은 맞은 편의 밤티와 눌재를 건너 괴산과 문경 그리고 영주 소백산을 향하여 달려가고 목표지점인 묘봉은 관음봉을 사이에 두고 지나온 천황봉 거리만큼 떨어져 보인다.









문장대는 커다란 바위위에 짱구형태의 또 다른 둥근바위가 올라앉은 형상인데 상부면에 크고 작은 웅덩이가 마치 천상의 선녀탕같기도 하다. 15명 정도가 사방으로 돌아가며 관망할 정도로 넓은 편이다.

벌써 2시다. 식사자리를 살펴보는데 짱구바위밑으로 한사람 정도 앉을만한 공간이 보인다.
바로 전면은 수백길 낭떠러지이지만 햇볕을 피할수 있고 백두대간과 칠형제봉을 조망하며 식사하기엔 명당이다. 기어들어가 양말벗고 김밥 세줄을....(~14:20),

바로 위에서 조망객들이 왔다갔다하면 조금씩 기웃등거리는듯 하는데 내쪽으로 일시에 몰리면 곧바로 오징어가 될수 밖에 없겠다는 불안한 느낌도 든다. 하지만 모든 것을 맏겨두고 오로지 감상하며 먹는 일에만.....



묘봉까지 3시간 소요된다면 예정시간(17:00)에 도착될 듯하다.
중간에 속사치나 북가치에서 하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관음봉쪽 급경사 계곡 너널지대를 내려간다.
조릿대 숲이 이어지다 다시 암릉으로 올라 되돌아 보니 하늘높이 솟구친 문장대가 더 이상 가지말라고 발길을 잡는다. 어두워지기전에 묘봉까지 가야하고 언젠가 또 올때는 느긋하게 쉬어가리라 하니 놓아준다.













암봉을 이어주는 한적한 오솔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뜨믄뜨문 마주치는 산객들이 반갑다.
관음봉(985)을 넘어 안부로 내려서니 법주사와 중벌리 방향에 리본 한개씩이 보이고 다시 봉우리 두개(881, 819)를 돌아 올랐다 내려가니 운흥리에서 민판동으로 넘어가는 북가치다.(16:25)







예정시간 17:00까지는 묘봉에 오를 수 있을 듯하다.
여적암 계곡쪽은 벌써부터 산그늘에 가려지고 있지만 어느정도 진행하다 되돌아 나올 생각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로프에 의지하여 바위봉에 올라서니 매우 크고 기이한 바위덩어리가 모여 있다.
건너편으로 또하나의 암봉들이 석양빛 역광으로 마루금이 선명한데 상학봉과 매봉같다.







첩첩 산중의 운흥리 들녘도 더욱 황금색으로 짙어 보인다.
더 이상의 진행은 곤란할 것 같다. 바위에 주저앉아 배 먹으며 지금까지 지나온 봉우리들을 가름해 보고 민판동으로 뻗어내린 계곡에서 법주사를 찾아보는데 수정봉에 가려서인지 아니보인다.







건너편 봉우리에서 이쪽으로 50대 중반의 산님 3분이 올라오시길래 묘봉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이쪽일 것이라 한다. 이상하다 정상석이 보일질 않했는데... 잠시후 그분들로부터 묘봉 정상석 자리를 확인했다는 말이 들려온다. 달려가 보니 사진으로 봤던 정상석은 보이질 않고 있었던 자리엔 흐릿하게 묘봉이라 써져 있다.



여적암쪽 계곡은 더욱 빠른 속도로 빛을 잃어가고 있어 그분들과 함께 하산을 서두른다. 그분들은 북가치에서 운흥리쪽으로 가고 나홀로 조릿대 숲을 헤치며 내려 가는데 워낙 소로인데다 산그늘이 더욱 짙게 가려 다소 염려된다. 길잃게 되면 큰 계곡만 따라가면 되겠지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진다.

더욱 많아진 계곡수가 조금 가면 포장도로와 연결되니 염려말고 잠시 쉬었다 가라 하신다.
금년들어 마지막이 되겠지하는 생각에 주변을 살필 생각도 않하고 곧바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5분만에 속옷도 대충 빨아 다시 입고 길을 찾아 계곡을 넘나드는데 폭풍우가 스치고 지나갔는지 여기저기 쓰러진 고목들이 길을 막고 있다.

다행이도 어둡기전에 포장길로 나왔다. 하지만 여적암은 위쪽으로 올라가 있는지 보이지 않고 이제부턴 법주사 가는길을 찾아야 하는데 민판교를 지나기까지 갈라지는 길이 없다. 아마 여적암부근에서부터 갈라지는 모양이다.



문장대에서 밤하늘의 별을 세어보고 암봉을 물들이는 일출과 일몰 그리고 사방으로 겹겹이 구비치는 산들을 감상하며 다시한번 이 길을 걸어보면 좋겠는데 언제쯤 실현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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