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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천 따라 연어처럼 오르락 내리락 해 보니...(20140406)

서로조아 2014. 4. 10. 13:10


연어처럼 오십천 따라 달산면 대지리까지 오르내려보니...


2014.04.06(일, 맑음)

포항나루끝(07:30)→영덕터미날(08:15)→천전대교(08:40)→체육센타수중보→궁도장수중보(09:15)→구미리(09:50)→신애교(10:20)→삼화리(10:40)→오천솔밭유원지(11:15)→신양리수중보(11:50~12:30))→달산면대지리(13:00)→영덕군청→영덕터미날(16:20)






살금살금 매화가 피어나더니만 벚꽃과 도화도 어느새 활짝 피었다.
포항에서 맞는 봄이니 오십천 연어를 만나보고 도화길도 거닐고 싶다.




서둘러 포항발 강릉행에 올라 무작정 영덕으로 달려가 김밥집 찾다보니 군내버스 터미널을 지난다.
어디로 가는지 행선지만으로는 알 수 없으니 오십천 따라 올랐다가 원점 회귀하는 것이 좋겠다.









수중보와 어도엔 은구슬을 쏟아내며 많은 물이 흘러내리는데 애써 기어오르는 고기를 기다려 볼까나...















연분홍 꽃바다를 연상케 했던 도화, 아직 덜 피었는지 화려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낙네들이 꽃을 따내고 있다. 몇 개만 남겨 두어야 한다며...




한가롭게 꽃구경 하려니 미안한 생각이 든다.
단 한번의 수확을 얻기 위해 저렇게 정성을 집중할지라도 하늘에 달려 있으니...




때를 기다려야 하고, 때가 오면 지체없이 땀 흘려야 하고,
수확물이 많든 적든 아겨 쓰지 않고서는 생존할 수 없으니...
농심엔 성급함, 게으름, 오만함이 깃들기 어렵다 할 것이다.




매달 일정한 급료를, 기상이변과 상관없이 향유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농민처럼 그렇지 못한 자도 있다.

모터 싸이클 무리가 굉음을 내며 한적한 도로를 질주한다.

추위와 더위, 가뭄과 폭풍우에 온 몸으로 맞서 일정한 휴일도 없이 살아가는 농민
그 분들의 삶과는 크게 대비되는 것 같다.




너와 함께 시작했으니 남은 삶도 너 만을 사랑하며 살아가겠노라고 다짐했던 자들이 거동이 불편해 졌으니 ..


파릇파릇한 냇둑에선 노인이 쑥을 뜯고 계신다.
치통으로 한쪽면이 부었다시며 쑥 된장국이 생각나 유모차를 지팽이 삼아 나오셨다.




늘씬한 소나무 숲이 하천변에 보인다.
마을 주민이 즐겨 찾던 쉼터가 오토 켐핑장으로 바뀌면서 외지인이 많아진 것 같다.


장남이 부모를 대신하던 시절엔 고향 떠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도시로 나간 동생들이 훨씬 잘 살게 되었으니...

방법을 달리해 가며 고향땅을 떠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보았던 흔적(돈사)도 역역하다.




이곳 토질은 왕사가 많아 물 빠짐은 좋지만 유기물이 부족한 것 같다.
가축 분뇨 등을 보충하여 과수원으로 바뀌는 것 같은데 퇴비를 매입하여 나무 주변에 묻어 주고, 꽃을 따 주고, 가지마다 골고루 햇볕이 미치도록 조정해 주고, 열매를 일일이 봉지로 싸서 병충해를 막아야 하고,








가뭄 때는 살수를, 폭풍우땐 낙과를 막아야 하니 수확해서 출하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정성과 손길이 요구될 것인가?




외지인에겐 좋아 보여도 농민의 고초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파도처럼 일렁이는 보리밭을 가로질러 냇둑에 오르니 국도가 갈리면서 대부분의 차량이 안동방향으로 향한다.












냇둑에서 가끔 만나 보는 복사꽃이 키는 작아도 짙은 연분홍꽃이 엄청 많이 피어 참 보기 좋다.















그 녀석 곁에서 발 벗고 김밥과 영덕 곡주로 활동 에너지를....






드넓은 물길은 대지삼거리에서 옥계쪽과 주왕산 국립공원(봉산)쪽으로 갈라진다.






좀처럼 사람을 만나 보기 어려운데 노인 한분(75세)이 의자대용으로 만들어 놓은 그내에 앉아 포켓볼 시합에 나갈 친구를 기다린단다.
퇴직후 고향땅으로 귀농하신 것 같다.











인생을 살다보면 체념해야 할 것도 많고, 공평한 것 같지만 실은 불공평한 것도 많은 것 같다.
유년시절 추억이 어려 있는 학교가 줄줄이 폐교 되고, 빈집만 늘어가는 농촌
지난 날의 아픔을 침묵하며 떠날 날만 고대하는 분들이 심히 안타깝다.


마을길로 걸어보는데 노인 한분(85세)이 땔감을 손질하기 위해서라며 낫을 갈고 계시는데 시늉만 내는 것 같다.
제가 갈아 보겠다니 갈 줄 아느냐며 맡겨 주신다.
보통 낫이 아닌지라 색깔만 바뀔 뿐 예리한 느낌은 쉽사리 느껴지지 않는다.




어느 정도 갈았다 싶어 건네 드리고 곡주 한잔 하시죠 하니 소주보다 좋다며 쪽파와 달래 무친 찬을 내오신다.
한잔 따라 드리니 금새 비우신다.


몽땅 따라 드리고 사정을 여쭈니 이 분도 체념한 듯 어서 빨리 죽어야 할 텐데 하시며 한 많은 지난 일들을 ...
15세때 시집와서 현재 살고 있는 방 두칸짜리에서 시아버지 모시고 살았는데 어린 자식들만 맡겨두고 남편이 먼저 떠났다고....


한글을 몰라 외출하면 돌아오기 어렵다 하시는데 일본어만큼은 사요나라, 곰방와, 고항 다베나사이, 아링아도우 고자이마스. 쓰미마생.. 지금도 생생하신 것 같다.


시대를 잘 못 만나 평생토록 자신을 되돌아 볼 겨를도 없이 희생재물이 되셨건만 자식도 부담스럽다며 외면하는 세상으로 돌변했으니..

요양원에 들어가면 돈 내야 한다며 숙식이 어려울지라도 내집에서 죽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라고...






오십천 연어도 세월 탓인지 만나보기 어렵고 연어 대신 황어가 가끔 올라온단다.

오십천을 오르내리는 동안 물고기 노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수온이 낮아서인지 작은 물고기도 보이지 않는다.

수중보가 생긴 이후엔 천바닥이 말라버릴 때도 있다며 예전엔 실개천이 흘러 어족자원이 풍부했단다.

수중보로 덕을 보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그로 인해 피해 보는 자도 생기는 법인지...


















자본주의와 산업화로 손쉽게 이득 보는 자가 생기고,
억울하게 손해 보는 자도 생기면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는 것 같다.

이젠 상위 10%가 하위 90%의 기본적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으니....








약 자에게 빚을 내주어 영원한 노예로 삼고, 자신 또한 약자에게 줄 것을 먼 미래로 미루면서 서로의 약점을 악용하려 한다면 언젠가는 모두의 연대책임을 묻는 형국으로 돌변할지도 모를 일이다.






서서히 커 가는 모습에 즐겨 땀 흘리는 것이 농심이라 할텐데...






황금 물결이 쓰나미처럼 농심을 집어 삼키는 것 같으니....
황금만능의 시대가 이런 것인가?



▼도토리묵에 냇둑에서 뜯어온 돈나물 넣고 둥지에서...


<영덕 군내버스 로선 경유지 보기>




군내버스 출발기지는 시외버스터미날에서 남쪽으로 도보 10분 거리에 군내버스 전용 정류소가 있음

로선에 따라 시외버스터미날을 경유하는 것도 있고 터미날 인근 도로를 지나가는 것도 있음.

출발시간은 영덕버스정류소 기준이며 행선지 우측에 표기된 시간은 종점를 출발하여 영덕으로 나오는 시간을 의미하는 것 같음.
출발시간만 있고 도착시간 표시가 없는 것은 종점에 도착한 후 되돌아 나오지 않고 다음 날 아침 출발하는 첫차가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