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春

지리산 둘레길 화개 형제봉 외둔마을로. 160513

서로조아 2016. 5. 16. 17:37






지리산 둘레길 화개→형제봉 외둔마을로

2016.05.13(금, 맑음)

여수(05:50)→순천(06:20~40)→구례(07:20~08:00)→화개(08:25)→탑리(08:50)→가탄(09:15)→정금(09:25)→신촌교(09:40)→도심(09:55)→중촌(10:20~55)→임도(12:10~50)→원부춘/활공장(13:10)→회남재가는임도(13:50~14:15)→활공장(14:40~15:20)→형제봉(16:10)철죽재단(16:30)→신선대(17:00)→강선교(17:10~15)→둘레길(18:00)→통천문(18:30)→고소성(18:55~19:00)→정자(19:13)→외둔(19:23~20:10)→하동(20:30) 1박





지리산 삼신봉에서 섬진강쪽으로 뻗어내린 끝단에 우뚝한 곳이 형제봉이라는데 그동안 거닐었던 둘레길도 거닐겸 쌍계사행 버스를 타기 위해 구례로 달려간다.


구례에 도착하자 마자 기사님께서 알려주신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하고주먹김밥도...

지난날 밤열차로 구례에 도착 성삼재 가던중 잠깐 들렀던 터미날에선 질 좋은 김밥을 구입할 수 있었는데 신축 터미날은 물론 주변에도 김밥집은 보이지 않는다.  

 


쌍계사 지나 칠불사 아래 신흥까지 가는 버스인데 화개에서 내린다. 






화개천변 누렇게 뵈는 것이 무엇일까

밀인가 보다. 밀수매를 잘 해 주어 보리보다 밀을 많이 심는다는데...

엄청 성장속도가 빠른 것 같다.

어느새 알곡이 익어가다니 가을도 아닌데....


때를 따라 먹거리를 제공해 주는 자연 신비롭기도 하다.

가을걷이가 적었던 자는 손꼽아 보리수확 때를 기다렸을텐데...





녹차밭이 어찌나 싱그럽고 보기 좋은지....




화개천변 녹차밭에서 뿜어져 나오는 상끔한 향에 취해 한적한 벗나무 터널속을 진행하는데 지진관측소 건물을 지난다.

내부 마당엔 가속도를 측정하는 센서가 설치된 시추공이 보이고....

지진발생시 자동 탐지하여 그 세기를 곧바로 전송하는 시설물인가 보다.



신촌교가 가까운데 차밭 안쪽 계곡 끝으로 지리산 남부능선이 형제봉으로 이어질 것 같다. 




천따라 주변 정경에 마냥 즐거워 하는데 ....




불쑥 나타난 지리산 둘레길 지킴이가 이쯤에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무조건 길따라 오르는데 이렇게 높은 외딴 산자락에도 사람이 살아가는 집이 있다니....

집만 보일뿐 사람을 만날 수 없는데....


둘레길 지킴이가 또 나타나 질경이로 뒤덥힌 좁은 샛길로 들어가라니 순간 어리둥절해진다.

아니 이렇게 좁고 사람다닌 흔적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이길로 가라니?


호기심으로 주변을 살피며 들어가는데 갑자기 강아지 녀석이 반가운 손님이 오셨다며 주인님을 열심히 불러댄다 

조용한 산골마을이 인기척이 느껴지는데 안에서 한분이 문을 열고 나오시는데 보통 분이 아닌 것 같다.  

 



어인 일로 이렇게 높은 지역에서 무엇으로 살아가십니까

인사드리니 서울에서 살다 오셨다며 반겨주시는데 이곳에 정착한지 23년째라 이곳이 고향이나 다름없다 하신다.



작지만 아기 자기하게 가꾸어 가시는 솜씨가 돋보이는데 집수리용 공구들도 잘 정돈해 둔 것을 보니 보통분이 아닌듯 하다.

워낙 호기심으로 두리번 거리니 친절하게도 이곳 저곳을 안내해 주시는데 화려하지는 않을지라도 내맘에는 화려한 산장보다 더 정감이 느껴지고 푸근하다. 


이런곳에서 하룻밤 묵으며 하늘 가득 반짝이는 별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나누어 보면 참 좋겠다   



그 뒤로 조금 올라가니 하늘호수라는 둘레길 나그네 쉼터가..



함께 하시는 분께서 반겨주시는데 차밭사이로 천연 된장 고추장 항아리가 눈길을 끄는데 들어갈수록 나무로 만들어 놓은 테이블과 안락의자....  깊은 산중에서 이렇게 호화스런 찻집을 만나다니....

발아래 연록색 바다가 펼쳐지고 계곡 물소리도 들리오니 이곳이 곧 세상에서 숨겨진 무릉도원 아닌가.




시원하고 구수한 미숫가루 한대접 들이키고



안락의자에 앉아 건너편 구름속에 뵈는 황장산 능선을 바라보니 속세의 모든 시름이 단번에 사르르...


행복이란 남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곧 내 맘속에 있다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픈 것으로 심취할 수 있다는 것이 자신에게도 좋고 둘레길 나그네에게도 좋은 쉼터가 될 수 있으니 우리들 모두가 이렇게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온갖 술수와 거짓이 판치는 속세....

동물사회보다 더 사악한 인간세상

허황된 욕심만 키워 서로 미워하고 질투하는 중에 어찌 행복이 있을 수 있겠는가


재물과 명예 학식이 높을수록 그들의 삶은 겉보기엔 고상해 보일지라도 속은 온종일 전쟁중일테니....


모든 것 지나고 보면 구름처럼 사라지는 것이요 잠시잠깐 나의 명의로 관리할 뿐인데 영원한 자기것인양....

대를 이어 물려 주겠다고....


인생사 모든 것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하지 않았는가

두분이 힘을 모아 서로의 부족함을 체워주면서 각자 천부적인 소질로 즐거워 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진정한 행복이리라.  

 


행복이란 거창함에 있지 아니하고 작은 것이라도 감사하며 즐거워할 때 그 속에 진정한 행복이 있으리라.

많이 소유할수록 번뇌가 많아지는 법인데....


분에 넘치는 욕심을 털어내는 것도 행복에 이르게 하는 길이 아닐까

  


하늘호수에 계곡물이 졸졸 흐르고 빨간 잉어가 노닐고 있으니

하늘호수가 식탁에 앉아 곡주에 취해 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언제 또다시 만날지 모를 기약없는 이별이 아쉬워 기념사진 한장 남기고...



오늘 이렇게 알게 되었으니 또 오리다. 

다시 만날때가지 두분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먼 길 잘 살펴 가세요 

또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능선에 이르니 임도와 만나는데 이곳에서 우측 임도따라 가면 원부춘으로 가는 임도와 활공장으로 오르는 임도가 있는데....




순간 판단착오로 좌측 임도따라 간다.





저 끝으로 뵈는 곳이 회남재 일것이고 그곳에 이르면 남부능선과 만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계속 임도따라 가는데...



저 건너편으로 상훈사가 보이는데 계속 내려만 가는 임도가 아무래도 이상하다.

순간 정금마을에서 올라오는 임도일 것 같다.


근 30여분간 계속 내림길이었으니 활공장 가는 임도는 아무래도 되돌아 가야 할 것 같다.



처음 만났던 그곳으로 되돌아 가는데 



은은한 산목련꽃 향내에 취해 발걸음은 가벼웠노라.  



예상대로 저 아래 삼거리가 뵈는데 위로 가면 활공장이요 아래방향은 원부춘 가는 둘래길 임도다.



활공장으로 오르는 임도따라 가다보니 리본이 자꾸만 이쪽 능선쪽으로 올라오라 한다.

임도길을 버리고 능선으로 올라보니 산양전용길이 대숲사이로 희미한데 여러 리본들이 자주 나타나 안심시켜 준다.

40여분간 리본따라 급경사지를 오르다보니 드디어 회남재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난다.


저 아래 뵈는 임도를 회남재 가는 임도로 오판했지만 나름대로 그 길도 좋았다.


※상불재에서 내려다 본 형제봉 능선

산허리를 나란히 지나는 임도가 2개인데 아래쪽 임도는 정금리에서 올라와 상훈사 활공장 원부춘으로 이어짐.

윗쪽에 또 하나의 임도(회남재에서 활공장으로 )가 있는데.... 

 




임도가 잔디밭에 밥상을 차려 놓고 시원한 둘레길 곡주부터 몇잔을....

급조한 젓가락으로 김치 안주삼아 녹색바다를 내려다 보며 오늘의 활동에너지를...



임도는 건너편 산자락을 돌아 이쪽으로 향하고 있음. 가파른 산죽 능선길이 부담된다면 임도로...




주차된 차들이 보이는데 저곳이 활공장인가 보다. 



가볍게 새처럼 비상하는데 형제봉쪽으로 날아갔다가 되돌아 오길 여러번 반복한다.

바람에 밀려 갈 것 같은데 어떻게 역방향으로도 나를 수 있을까

구조로 봐서는 특별한 제어장치가 없는 듯 한데.....

 


산사면 따라 올라오는 바람에 부풀어 지는데 아래쪽으로 살짝 뛰기만 해도 순식간에 새처럼 비상한다.

  



아무런 동력장치도 없는데 이리 저리 새처럼 원하는 방향으로 날아다니는데

경험 많으신 분이 원격으로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면서 안전비행을 감시하는 것 같다.

하늘위 바람도 산줄기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며 산줄기 넘어가면 소용돌이 바람을 맞게 되어 비행이 제약을 받는다는데...


햇볕이 강한 날이면 상승기류가 형성되어 수직방향으로 3km 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데

새처럼 날아 올라 맘대로 산하를 날아다녀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동호인들이 날아 올라 하늘위를 주유한 후 섬진강변 백사장으로 하강한다는데 그곳에서 차로 이곳 활공장으로 되돌아 오는 것 같다.


부모 잘 만나지 않는 한 이런 레저는 아무래도 어렵다 할 것이다.

 



















성재봉을 만났으니 하산길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 같은데...





헬기장인데 산사면 일대가 온통 철쭉꽃으로 화사하다.





저 아래 악양들판과 함께 하니 어여쁜 새악씨처럼 어찌나 아름다운지...























하늘 다리도 있고...



가파른 암릉이 계속되는데 금새 끝날 능선은 예상밖으로 한참 계속되는 것 같다.




엄청 큰 바위숲을 지나기도 하고...










원부춘과 대축을 이어주는 둘레길과 만난다. 



한사람이 바위면에 기대에 간신히 돌과될 수 있는 통천문도 지난다.





어느새 섬진강변에 땅거미가 드리워지는데 고소성은 어디쯤인지 금새 나타날 것 같았는데....


 


발걸음 재촉하다보니



드디어 고소성이다.




섬진강 가까운 능선 끝에 쌓아올린 석축인데 상부면이 4m 정도로 넓어 만리장성을 연상케 한다. 




평사리 들판 동정호가 가까운 외둔마을이다.



하동행 버스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30여분 이상을 기다리는데 어쩌다 만난 주민께 확인하니 지금 시간엔 없단다.

이렇게 일찍 끊어지다니 농촌분들 어떻게 살아갈까

하동발 의신행 막차(18:50)가 되돌아올줄 알았는데 하룻밤 묵고 아침 첫차로 나온단다.


그분의 협조를 받아 악양택시를 호출 하동으로 달려가는데 농촌삶이 생활비가 저렴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 못된 것 같다

교통비도 거리에 따라 높은 편이고 과일 채소값도 타지역에서 오는 것은 비싼편이다. 


지역민도 버스시간을 모르는 분이 많은데 대부분 자가용을 이용하기 때문이란다.

운전할 줄 모르는 노인만 버스를 이용하고....


사계절을 지켜 본후 귀농을 결심해야지 농촌에서 생활비 벌어 살겠다면 오산이란다.

도시 생활비로 농촌에서 살겠다면 몰라도 ..현지 적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자연속에 파뭍혀 살아가면 돈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교통비와 먹거리 조달을 위해선 최소한의 교환수단을 확보해야 할 것이니 산중의 삶도 쉬운 일은 아니리라.      


늦은 저녁을 먹고 터미날 위 찜질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