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春

지리산 둘레길 삼화→대축→흑룡리 160514

서로조아 2016. 5. 16. 17:41

 



삼화실에서 대축 가려던 길이 방향을 착각해 흑룡마을로...

 

2016.05.14.(, 맑음)

 

하동(08:50)삼화보건소(09:15)도로변들머리(09:25)우계마을(10:15~25)서당마을복지관(10:40)우계저수지(11:05)신촌마을(12:00~20)기원정사(12:35~13:10)임도(13:35)먹점마을매화정(14:05)와룡사(14:15)흥룡삼거리(14:30)섬진강대로변 정류장(15:05)호암마을(15:30~35)대로변정류장(15:35)하동(15:50)

 

 

 

 

 

하동터미날 식당에서 아침 먹다 김밥집 알아보니 옆에서 식사중인 손님이 알려주시겠다 한다.

 

 

 

빵으로 할까 하는데 산행중엔 김밥을 먹어야 한다며 자신이 근무하는 인근에 김밥집으로 안내하겠다 하신다.

 

어디쯤 되는지 알 수도 없지만 일단 호의를 거절할 수도 없으니 따라가 보니 대로변에 김밥천국인데 영업중이다.

 

 

 

김밥 2줄을 준비했으니 기다리는 시간에 여행중에 알게된 하동분을 만나보고 싶다.

 

같은 시대를 살아오신 분으로 이 분이 겪었던 고통을 나역시도 그렇했으니...

 

 

 

외환위기때 서울직장을 그만 두시고 이곳 하동으로 내려와 뜌레즈르 제과점을 경영하신지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는데....

 

태생적으로 잇속을 챙기는 기질과는 거리가 머신 분인데 손님을 대하는 서비스정신만큼은 참으로 감동적인 것 같다.

 

 

 

아침 시간엔 막 구어낸 것을 일일이 제자리에 진열하는 일로 한창 바쁘신 것 같다.

 

오늘도 예외는 아닌지라 사장님 잠깐 기다려 달라며 부지런히 이리 저리....

 

 

 

간식거리를 추가 확보하고 커피도 주문했건만 커피는 무료 제공하시겠다며 고집하신다.

 

저번에도 호의를 배풀어 주셨는데 이번에도... 그럴 순 없다며 계산하겠다 하는데도...

 

 

 

바쁘신 와중에 잠깐 짬을 내어 커피 함께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데  절에 다니는 집사람이 기다리고 있다 하신다.

 

그렇고 보니 오늘이 부처님 오신날 아닌가 

 

 

 

다음에 또 만납시다며 아쉬운 작별을 사진으로 남기고  

 

 

 

 

 

동점행 버스안에도 사찰가시는 분들로 화기 애애하다.

 

그런데 모두가 여성분이다. 요즘이 농사일로 한창 바쁜 시절이니.... 

 

 

 

 

 

삼화보건소에서 내려 둘레길 들머리를 알아보니 산쪽을 가리키며 그쪽으로 내려가면 길가에 안내지킴이가 보인단다.

 

 

 

 

 

 

 

물어볼 사람도 없는 한적한 도로에서 이 녀석을 만나니 반갑고 길에 대한 확신이 생겨 마음이 편해진다.

 

가리키는 방향대로만 진행하면 될터이니.... 

 

 

 

 

 

다음번 하동호 가는 길은 저 다리를 건너야 할 것 같다. 

 

 

 

 

 

마을 인근에 대숲이 많은 것은 예전엔 대바구니 등 수요가 많아 대나무를 많이들 심었단다.

 

 

 

 

 

 

 

 

 

산능선을 넘어 밤나무밭도 지나면서 유년시절 뒷동산 같은 길을 이리 저리...

 

     

 

 

 

이곳이 묵계리인가 보다. 

 

 

 

 

 

한가로워 뵈는 농촌마을이 반가운데..

 

 

 

 

 

아무도 살지 않는지 방치된 것 같은 집한채가 눈길을 끈다.

 

그을린 부뚜막과 벽체를 보니 예전 그대로인 것 같다. 

 

 

 

방바닥이 울퉁불퉁하고 어떨땐 뜨거워서 싫고 어떨땐 너무 추워서 싫었던 구들장방이 왜이리도 그리워지는지...

 

내 손으로 나무해서 불 때어 따끈해진 방에서 자 보고 싶다.

 

 

 

 

 

옆집 주인님께 여쭈니 겉보기엔 괜찮아 보여도 기둥속은 대부분 썩어 수리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철거해 내고 조립식으로  짓는 것이 좋다 하신다.

 

 

 

관심 있으면 연락처를 남기고 가라신다.

 

등 긁어 줄 자도 없어 재미 없는데 오신다면 대환영이라고.. 

 

명함을 건네 주시는데 맛있는 대봉감도 연락만 주면 보내주시겠다 하신다.   

 

 

 

내려가는 길가에 물래방아가 잘도 돌아간다.

 

 

 

특이한 나무 조각품이 이곳에 왠일로...

 

다리 하나를 들고 오줌 싸는 강아지라는데....

 

 

 

지금은 호수에서 쏟아지는 물로 돌아가지만 강아지에 고추를 달아 그 녀석이 볼 일 보는 것처럼 꾸며 보겠다 하신다. 

 

오가는 둘레길 나그네에게 시원한 계곡수로 세수도 하고 이 녀석이 열심히 돌리는 물래방아도 보면서 한바탕 웃고 지나시라고...

 

 

 

자전거 바퀴인지 안쓰는 것을 활용하여 물레방아를 만들어 놓은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손으로 만드는 것을 무척 좋아하시는 분인 것 같다. 

 

아무도 함께할만한 벗이 없을지라도 산골마을에서 이런 취미생활도 하시며 오가는 둘레길 나그네 만나면 그들과도 이야기 나누길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형님처럼 푸근하다.  

 

 

 

 

 

차도로 내려서니 서당마을 회관이다.

 

길안내 지킴이가 가리키는 쪽으로 가면 저수지 가는 길인가 했는데 건너 마을로 이어진다.

 

 

 

 

 

벼농사철이 임박했는지 논에 물을 대고 논두렁도 정비하시는 것 같다. 

 

헌데 단차가 엄청 난데 무너지지 않고 물도 세어나가지 않는 것 같으니 대를 이어 전수된 관리솜씨가 대단한 것 같다.

 

   

 

 

 

메실나무가 많이 뵈는데 이 녀석도 세월의 영향을 받았는지 아무리 공기 좋은 곳일지라도 농약을 제때에 주지 아니하면 제대로 된 과실을 얻기 어려운 것 같다.

 

 

 

연녹색 잎새가 꼬실꼬실 해충공격에 시름하는 녀석도 가끔씩 보인다.

 

해충들도 세월따라 지능화되었는지...

 

때를 놓치면 해충공격으로 순식간에 엉망이 되어 버리니 잠시도 한눈팔면 수확은 커녕 영농비용도 건질 수 없게 되니...

 

 

 

제3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과 내가 직접 씨뿌리고 가꾸는 일로 살아갈 때는 근본적으로 생각이 달라진다 할 것이다. 

 

남의 일은 쉽게 이야기 하고 즐거울 것  같지만 정작 자신이 주인공이 된다면 생각이 크게 달라지는 것 같다.   

 

  

 

 

 

마을길로 들어 길안내지킴이를 찾아보지만 아니 보인다.

 

마을분께 여쭈니 이길로 가면 하동이란다. 

 

 

 

신촌마을 길을 여쭈니 건너편 도로 따라 올라 가라신다.

 

 

 

 

 

마을회관으로 되돌아 나와 저수지 댐을 건너 물가 따라 이리 저리...

 

 

 

 

 

 

 

 

 

 

 

 

 

메실, 블루베리 농원도 지나는데...

 

 

 

 

 

 

 

메실나무도 심심한 것을 싫어하는지 라디오 방송 소리가 흘러 나오는 스피커통이 드문 드문 보인다. 

 

 

 

 

 

적막감에 푹 빠져 있는 깊고 깊은 산골마을에서 사람들 대화소리가 들리니 분위기가 돌변하는 것 같다.

 

아무도 오가는 이 없는 콘크리트 농로에 발 벗고 앉아 간식 들며 잠시 쉬어 간다.

 

    

 

 

 

깊은 산골마을임에도 사찰이 있는지 오르 내리는 차들이 가끔씩 보인다.

 

 

 

 

 

 

 

매실농원도 잠시만 방치하면 금새 잡초밭으로 돌변하는 것 같다.

 

 

 

 

 

 

 

어떤 분은 잡초와의 싸움을 피하기 위해 역부로 잎새가 넓은 식물를 키우는 것 같다. 

 

식물도 햇볕을 받지 못하면 힘을 쓰지 못하는 법이니...

 

 

 

 

 

둘레길 지킴이가 건너편 마을로 올라가란다. 

 

저 아래 저수지에서도 상당히 올라온 곳이고 위쪽으로는 더 이상 마을이 뵈지 않는다.

 

 

 

마을 입구 언저리에 시원해 뵈는 정자가 있고 한 분이 앉아 계시길래  인사드리고 잠시 쉬어 간다.

 

 

 

 

 

이런 곳에서 무슨 일로 어떻게 살아가십니까 저도 이런 곳에서 사는 것이 소원인데 집사람이 혼자 가라해서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데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다 보니 이 분도 서울 사시다 이곳 고향땅에 내려오신지 10년이 되었다 하신다.

 

 

 

매실 블루베리 등을 경작하신다는데 영농기계들을 보유하고 있는 이 마을 리장님이시다

 

 

 

저 아래 뵈는 집도 귀농하신 분이라며  영농할 줄 몰라도 돈만 있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데...   

 

    

 

 

 

사실 농촌에서 살려면 지역민과의 유대관계에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애경사는 물론 마을에서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솔선수범해야지 뒤에서 지켜만 본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마을분과 애환을 함께 하겠다는 봉사정신과 각오가 있어야지 도시에서 번 돈으로 나홀로 즐기려 한다면?

 

 

 

최소한 그 지역 태생이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할 것 아닌가 

 

오늘이 석가탄일이니 저 위에 뵈는 사찰에 들러 식사하고 가라며 상세히 안내해 주신다.

 

 

 

 

 

이곳 마을을 지나는 둘레길은 한참 돌아가는 길인데 사찰계곡에서 곧바로 재를 넘어다니는 길이 있었다며 계곡 끝점 움푹 들어간 능선이 먹점마을로 이어지는 둘레길이란다. 

 

 

 

 

 

사찰로 가던중에 되돌아 본 신촌마을...

 

 

 

 

 

 

 

기원정사라는데 불자분들이 함께 힘을 모아 찾아 오는 객마다 공양 들고 가시라고 친절히 안내하신다.

 

 

 

 

 

 

 

김밥을 준비했지만 사찰 음식에 관심이 가는지라 불자님들 사이에 끼어 비빔밥을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리장님께서 일러 주신데로 계곡따라 올라가는데 이내 길다운 길은 사라지고 주변이 온통...

 

 

 

 

 

 

 

계곡 위로 오르면 재넘어 가는 임도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가파른 산사면을 오르다보니 예상대로 임도와 만난다.

 

 

 

 

 

 

 

 

 

 

 

저 아래가 먹점마을인가 보다.

 

 

 

 

 

논이 온통 잡초로 가득한데 한쪽에 조립식 컨테이너가 보인다.

 

전망이 제법 좋아보이길래 주인님 계시냐고 외쳐 보아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이 분도 처음엔 호기심에 덤벼 보았지만 더 이상은 못하겠다며 손을 놓아 버렸는지....

 

지난날 즐거운 한때를 보낸  흔적도 역역하다.

 

 

 

 

 

 

 

계단식으로 조성해 놓은 곳에 멋지게 꾸며 놓은 귀농주택를 살피며 길따라 내려가는데 매화정이라는 정자를 지난다.

 

  

 

 

 

 

 

콘크리트 도로는 오후 햇쌀이 강렬하게 내리쬐는데 계속 내림길의 연속이다. 

 

 

 

 

 

이번엔 와룡사를 지나는데 이곳도 불자들로...

 

 

 

 

 

둘레길 지킴이가 어디에 있는지 혹시 저쪽 편에 있을까 하여 접근해 보지만 아니 보인다.

 

 

 

 

 

 

 

건너편 산줄기 너머 높고 길게 뻗어 있는 봉이 형제봉으로 알고 진행방향엔 아무런 의심이 없었는데

 

 

 

길만 따라 내려가다보니 드넓은 강변가엔 벚나무가 보이고 오가는 차량소리가 들리는데 흑룡마을이란다.

 

 

 

 

 

주민께 하동방향과 악양방향을 여쭈니 그동안 믿었던 방향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저 길이 하동에서 악양 화개 가는 국도 아닌가.

 

뙤약볕 속을 한참 내려왔음에도 오늘의 목표지점이 빗나갔으니 그늘에서 벌 벗고 잠시 쉬면서 생각해 본다. 

 

 

 

 

 

악양으로 걸어갈까 하여 그쪽으로 진행해 보니 이쪽은 가로수가 전혀 뵈지 않는다.

 

강렬한 햇볕을 그대로 맞아가며 걷기엔 아무래도 곤란할 것 같다. 

 

아침 일찍 나오면서 모자를 빠뜨린 것이 바보스럽다.

 

오늘따라 구름 한점 없는데 숲속 길도 아닌 아스팔트 도로가를 걷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그만 이쯤에서 하동으로 되돌아 가야 할텐데 대로변엔 버스 정류장이 없을 것 같다.

 

 

 

 

 

다시 마을길로 들어

 

 

 

 

 

 

 

 

 

 

 

 

 

호암마을이다.

 

정류장에서 기다리다가 인근 식당에서 화동행 버스를 여쭈니 대로변으로 나가란다.

 

이쪽은 워낙 뜸하다며...

 

 

 

 

 

대로에 나와보니 도로면 한쪽에 버스정류장이라는 표시만 있을 뿐 햇빛을 피할 만한 시설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택시가 한대 지나면서 하동 가면 2000원만 내고 타란다.

 

반갑고 고맙다. 대로변에서 어찌할 방도가 없어 난감했는데....

 

 

 

시골여행은 이처럼 고생할 때도 많지만 지역민의 삶이 어떻한지도 알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농촌 삶이 자유롭고 좋아보이지만 실제 부딪히다보면 제약사항도 많다 할 것이다.

 

 

 

돈 없으면 영농도 불가할 것이고...

 

지역민과 함께 하는 것도 멀어진다면 정착은 더더욱 힘들어질 것 아닌가

 

 

 

돈이 있어야 하고 각별한 봉사정신으로 지역민과 함께 하겠다는 결심이 서지 않은 이상 귀농은 이상에 불과한 것 같다

 

 

 

동광양 중마터미날행 54번 버스를 타고 가면서 섬진강변을...

 

 

 

 

 

 

 

중마터미날에서 여수행을 기다리며

 

 

 

 

 

자전거 복장을 하신 한분이 승차장 주변을 방황하시길래 어디 가시냐고 여쭈니 청주 가신다는데 ...

 

청주행 막차는 이미 통과했다며 안내해 드리고 

 

 

 

어디서 오셨습니까 여쭈니 집이 일산인데 목포에 갔다가 섬진강따라 이곳에 오게 되었다 하신다.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지만 전립선에 좋지 않은 것 같다는데 이 분께 확인하니 충격완화제가 복장속에 내장되어 문제될 것이 없다 하신다.

 

 

 

금년 81세라는데 자전거 타기 하면 무릅 관절도 좋아지고 다리근육도 좋아진다며 자전거 타기를 권장하신다.

 

73세까지는 등산을 즐겨 하셨다는데....

 

 

 

이분 말씀처럼 자전거 타기를 해 볼까

 

무릅관절이 좋지 않은데...

 

관심 갖고 알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