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夏

소백산 죽령→비로봉→비로사20170708

서로조아 2017. 7. 9. 21:53

 

죽령으로 올라 안개속에 반겨주는 생명체들과 함께 비로봉까지..

 

2017.07.08.(, /안개)

 

희방사역(09:10~30)죽령(10:30~40)2연화봉대피소(12:40~13:20)천문연구원(14:10)연화봉(14:20)1연화봉(15:00)천동갈림길(15:55)주목관리소(16:00)비로봉(16:15~30)샘터(16:40)민가(17:40)비로사(17:55)세족대(18:15~35)삼가버스종점(18:40~50)영주시장통(19:20~20:50)스카이찜질방(21:00~)


 

 

 

장마전선 북상으로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비온다고 온종일 집안에 같혀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니 이런 저런 생각끝에 죽령으로 올라 사정에 따라 정자에서 쉬었다 풍기온천욕을 생각하고 이른 아침부터 주먹김밥을 ..

 

기차역(반곡)으로 나가는데 소나기 쏱아붙고 이내 소강상태로....

치약산도 짙은 안개속에 파뭍혔으니 분명 소백산도 그렇할 것이다.

 

언제나처럼 안동행 기차(06:40 청량리발)로 제천 단양 지나 희방사역이다. 

내리자마자 빗줄기가 좀더 세찬 느낌인데 이내 한바탕 장대비가... 천둥소리도 가끔 들려온다.

 

함께 내린 서울에서 왔다는 여성 산님(40대 4명)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며 커피도 한잔 얻어 마시고...

소백산이 처음이라는데 텔레비젼 프로에 연화봉 대피소를 보고 오늘밤 예약해 놓고 무작정 달려 왔단다.

 

역시 젊음은 무엇이든지 가능할 것같은 자신감으로 충만할 때인 것 같다.

그래도 그렇지 오늘같이 짙은 안개로 근거리도 제대로 구분되지 않는데...

물론 죽령으로 올라 연화봉 대피소까지는 포장도로가 있으니 길잃은 염려는 없겠지만...

 

빗줄기가 줄어들자 죽령가는 옛길로 가겠다고 알리고 앞장선다.

이분들 택시로 이동할 생각인지 뒤따라 오지 않는다. 

잘 됐다 산행맛을 제대로 느낄려면 나홀로 조용히 호기심따라 자유롭게 살피며 사진도 찍고....

 

산자락 과수원길로 이리 저리....

그옛날 이곳도 마을이 있었는지 근사한 정자도 있다.

정자에서 비를 피했다 가면 좋겠는데 목적지를 연하봉 대피소까지로 바꾸고 나니 아무래도....

 

3개월 넘도록 긴 가뭄에도 이렇게 탐스런 열매를 키웠으니 농부의 숨은 손길이 대단했으리라.

이 녀석들 단비를 맞고 더더욱 싱그럽게...

 

 

 

 

 

호두도 이렇게 온가지에 가득.... 넓은 잎새와 함께 어찌나 탐스러운지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우산 들고 계곡 오솔길따라 이리 저리...

바지 아래는 이미 물끼가 흐르고 신발속 양말도 젖어드는 느낌이다.

우산으로 비를 피한다고 했지만 바지따라 흘러내리는 물은 양말에 흡수되어 신발속으로....

이런식으로 젖어든다면 방수화도 소용 없을 것 같다.

 

죽령 정자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 

늦은 시간이라면 이런 곳에서 하룻밤 비박해도 좋을 것 같다.  

 

 

 

 

 

 

 

이리 저리 오르다 보니 비가 잦아드는데 첫번째 쉼터에서 비를 피해 쉬고 있는 가족이 반갑다.

초등 3학년정도의 아들과 함께 올라온 부부가 부럽다.

 

계속되는 급경사인데다 운무로 자욱하니 짜증낼만도 할텐데 오늘밤 2연하봉 대피소에서 하룻밤 보낼 기대감때문인지....

 

나도 한때는 시도해 보았건만 사실 아이들에겐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

취향이 따라주었다면 좋았을 것인데...     

 

오름길 중간 중간에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

지구와 한가족인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처럼 자전과 공전하는 행성에 대한 재미있는 소개도 듣고

 

 



 

화성의 자전주기와 공전주기는 지구와 비슷한 것 같은데 여타 행성들의 자전주기와 공전주기는 큰 차이로 제각각이다.

 

지구보다 엄청 큰 녀석도 있어 중력이 지구의 수십배여서 지구에서 멀쩡했던 것이 그쪽으로 이동되면 순식간에 판상으로 형태를 잃게 된다는데...

 

생각할수록 신비롭고 이토록 허공에 엄청난 행성들이 제각각의 특징을 갖고 존재하도록 되었는지

아무런 목적없이 생겨나서 제멋대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할 것인지?

 

허공 우주공간에 모래알같은 수많은 별 세계가 왜 무슨 이유로 어쩌다 생겨 났을까

 

그 중에 한 별 지구별은 빛을 발하는 존재는 아니지만 이 또한 부여된 규율이 있어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수천년 수만년이 지나도록 변함없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규율되어 있을 뿐 아니라

유독 지구별만이 수많은 생명체로 수많은 역사를 이어오고 있으니...

 

 

 



 

계속되는 탄생과 죽음속에 희노애락 또한 계속되고 있으니 왜 이토록 창조되었을까?

언제나 즐거움만 있으면 좋으련만

죽음의 공포도 함께 하며 잡혀 먹히지 않도록 늘상 주변을 경계하는 일에 열중하며

자신 또한 살아있는 동안 자신보다 약한 자를 잡아 먹으려는 먹이활동에 전념해야만 하니....

 

춘하추동 생노병사의 순환고리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 엄중히 적용되어 규율받도록 되어 있으니 도대체 어떤 이유로 그렇게 창조되어 오늘날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

 

만물에 그 나름대로의 목적이 있을 법한데

허공에 펼처진 수많은 별세계 또한 그나름대로의 존재 목적과 규율이 있다 할 것인데 ....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처음과 끝을 헤아릴 수 없으니....

 

그렇다고 모든 것을 부정해 버릴 수도 없는 노릇아닌가?

그냥 그렇게 제멋대로 생겨나서 오늘날까지 제멋대로 존재하고 있다 할 수 있겠는가?

 

모르는 자는 무조건 모른다 하거나 없다고 하면 끝날 것 같지만 실은 정답이라 할 수 없지 않은가

나 또한 이유가 있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고 뒷바라지가 있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고

내 속에도 우주와 같은 규율이 변함없이 작용하고 있어 오늘에 이르고 있지 않은가

 

아무리 튼튼한 자라 할지라도 신체 일부가 정해 놓은 규율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꼼짝못하지 않은가

생명체로서 존재가치를 이어가려면 반드시 자신에게 적용되어 있는 규율에 정확히 따라 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인데 그런 것 모두가 나의 자의적인 조정의지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고 하늘이 정해 놓은 자율기능에 의한다고 할 수 있으니...

 

아 도대체 나의 존재는 무엇이며 왜 존재하는 것이고 언제까지 존재하다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우주 공간을 떠돌며 나의 상상력과 호기심은 끝없는 질문을 만들어 낼뿐 한가지도 답을 얻을 수 없으니....

 

곧 너희들의 알 바 아니라는 것인가

창조주만의 영역이라 할 것이니 너희들 인생은 하늘이 정해 놓은 법도에 순종만 하라는 것일까?

 

분명 무한한 우주 공간에 저같은 역사를 꾸민자는 꾸미기 앞서 목적하고자 하는 분명한 의도가 있었을 것이고 그 의도대로 역사를 펼쳤고 그것으로 손을 땐 것도 아니요 오늘날까지 자신이 기획한 의도대로 어떤 현상이 지속되도록 배후에서 관리감독을 하고 있다 할 것 같은데

 

그같은 보이지 않는 작용이 더이상 가해지지 않는다면 그 순간 모든 것이 제 위치를 잃고 혼돈속으로 빠져드는 것 아닐까?

 

우주 창조전의 상태가 혼돈과 흑암속에 있었다 했는데

빛이 있으라는 명령에서 부터 시작해서 하나 둘....그의 플랜대로 제자리를 잡아 간 것 같은데

우주속에 느껴지는 그 무엇이 분명 존재하고 있다 할 것 같은데 그 모든 것이 지금의 안개처럼 가리워져 있을 뿐인가 보다.

 

소백산 능선 좌우가 짙은 운무로 가득해서 마치 바로 옆이 아무리 깊은 낭떠러지와 큰 계곡이 있다해도 전혀 느껴지지 않고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뵈는데

운무가 겉히는 순간 분명 아름다운 산하가 한눈에 펼쳐지면서 각자의 존재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가

 

내 눈에 뵈지 않는다해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는가?

다만 나의 시야가 무언가에 가리워져 있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는 것처럼

우주세계를 바라보는 나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짙은 안개로 오름길 내내.....

워낙 급경사라 뒷걸음질로 쉬엄쉬엄 .....

 

연화봉대피소에 오르면 부분적으로 하늘이 열릴 수도 있을 거야 하며 기대했건만....

더더욱 짙은 안개로 사방이 온통.... 

  

  

 

 

 

 

물끼를 머금은 야생화들이 여기 저기서 스치는 바람결에 살랑대는 모습도 참 좋아보인다.

 

 

 

대피소 건물 돌아보니 참으로 근사한데 16:00부터 개방한다는 안내판만 있고 아무도 뵈지 않는다.

먹거리를 챙겨왔다면 하룻밤 묵고 싶은데 이곳은 매점을 운영치 않는가 보다.

이용객이 적기 때문이리라. 

 

 

 

점심 먹을 자리를 찾아 보다 마루바닥에서....

 

 

 

이렇다가도 부분적으로 하늘이 열릴 수도 있겠다 싶은데 바람도 없고...

내일 새벽녘엔 비경이 펼쳐질 수도 있겠는데...

 

오늘은 희방사로 내렸다가 온천욕이나 실컷 하고 갈까 하는 생각으로 대피소를 내려 천문대 연화봉 가는 길따라....

 

 

 

 

혹시 이동중에 하늘이 열리지 않을까 했는데 천문연구원에서도 짙은 안개는 계속된다.

드디어 연화봉이다.

 

비가 그쳤는데 지금시간에 내려가서 온천욕하기엔 시간이 부족할 것 같고

어차피 영주에서 하룻밤 묵을 생각이라면 찜질방으로 직행하는 것이 좋겠다.

 

영주에서 하룻밤 묵을 계획이라면 너무 일찍 하산할 필요 있겠는가 

비도 오지 않는데 비로봉까지 그리 멀지도 않은 것 같으니....

 

잘 됐다 비로봉까지 옛기역 더듬으며....  

 

 

 

 

 

 

녹색바다속에 부분적으로 피어난 빨간 잎새도 참 보기 좋다.

 

 

 

 

 

 

 

 

 

 

 

 

 

 

 

 

 

 

 

 

 

 

 

 

 

주목감시초소라는데 주목이 없어질까봐 지킨다는 것일까 

아니면 생장과정을 수시로 살피며 연구하기 위한 것일까 

문짝도 없애 버렸고 주변 모습이 많이도 바뀌었다. 

 

수시로 바뀌고 있으니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뒷정리 대충하고 떠나는 산꾼들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토록 마음문 활짝 열지 못하고 감시초소 운운하며 

이곳을 찾아온 산꾼들이 이곳에서 쉬어 가는 것을 그렇게도 싫은지

경계의 대상으로 여긴다면 차라리 없애버리든지 없애지 못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쓸데없는 비용 드려 바꾸어 놓는지?

 

2연화봉 대피소는 차량 접근이 가능한 곳이라 자신들 근무편의를 생각해서 생색 내고 싶었는지 많은 비용 드려 대피소 건물 지어 놓고 

정작 필요한 이곳은 수십년 동안 이리 바꾸고 저리 바꿔가며 무슨 리모델링 공사도 아니고...

산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퇴직자 산꾼에게 맡겨주면 이곳에 상주하면서 드나드는 객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도움을 줄 수도 있을텐데 마음에 없는 자로 하여금 관리케 하니 무슨 주목 감시초소 운운하며 형식적으로 생색만 내는 것은 아닌지....

     

  

 

 

 

 

주목들 지난 번에 보았을 때보다 제법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비로봉 정상 사면 예나 별로 달라진 것 같지 않다.

부분적으로 쇄굴된 곳도 있고...

 

말만 복원중이라 하는 것은 아닌지

워낙 자리잡기 어려운 환경이라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노력은 하고 있는 것인지...

심어 놓고 물 주지 않으면 곧바로 고사할 수 밖에 없는 곳이니 뿌리내리기까지는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리라. 

 

 

 

비로봉 정상도 예전과 다른 모습이다.

충청도 경상도로 나뉘어 각기 정상석을 하나씩....

 

하나의 비로봉을 놓고 경계를 다투려는 것인지 무슨 의미가 있었기에 이렇게까지 했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데 도대체 그들은 어떤 생각으로 돈 드려 이렇게까지 했을까?

 

 

 

 

 

 

 

신발 벗고 젖은 양말도 쥐어 짜고 잠시 쉬고 있는데  형제간인지 안개속에서 인기척이 들려온다.

단양 천동쪽에서 올라 그쪽으로 내려간다는데...

모처럼 왔으니 기념사진 한장 남기고...

 

 

 

 

지난날 귀히 이용했던 샘터는 오늘날까지 그모습 그대로 반갑다.

 

 

 

비로사쪽으로 이리저리....

첫번째 민가다.

바둑이 한마리만이 지키는 것 같은데 이녀석 쳐다만 볼뿐 짓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