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여행

안동 하회마을 170709

서로조아 2017. 7. 14. 08:48

2017.07.09(일, 맑음)


어제 온종일 운무속을 거닐었던 아쉬움이 남아 있는데 오늘은 햇볕이 나고 찜통 더위라니...

안동 화회마을로 갈까 하던 생각을 바꿔 또다시 소백산 자락(달밭골과 구곡담계곡)으로...


53번 초암사 부근 덕현행을 타면 될 것 같은데 08:10 영주터미날 출발이라니 시간도 적절하다.

김밥집에 들러 간단히 아침 먹고 김밥도 주문해서...


부석사 풍기행 버스타는 곳에서 느긋하게 기다리는데 다른 곳 가는 버스는 자주 와도 덕현행은 시간이 지나도...

다행이도 인근에 60대 남자분이 계시길래 여쭈니 53번은 다른 곳으로 지나간단다. 

아차 실수했구나 그만 나의 고정관념이....


진즉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맞는지 재확인했어야 하는데....

다음 차는 14:00 이니 포기하고 당초 예정했던데로 안동 화회마을로...   

   



안동행을 타려면 영주터미날로 가야 한다.

영주터미날 경유 버스를 타야 겠지만 영주시가지도 구경할 겸 도보로 간다.

소백산 죽령 삼가지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영주시를 지나 이렇게 흘러가는데 천변에 자전거 도로도 있고 잘 정비된 것 같다.

 




다리 건너 영주터미날이 가까운데 밭에 둥굴게 포장 씌운 것들이 궁굼하다. 

저게 무엇일까?  행인에게 여쭈니 수박이란다.

상품가치가 있는 수박을 얻으려면 상당한 노력과 정성이 필요할 듯 하다. 

  


영주 터미날인데 외견상 가건물같은 느낌이다.

이같은 공공시설물은 보다 세심히 계획해서 지역성을 대표하면서 후회함이 없도록 지어져야 하는데

급히 지어졌는지 도로면에서 깊이 들어간 것도 그렇고 뭔가 터미날로서 짜임새가 없어 보인다. 

 


영주터미날에서 안동행은 자주 있는 편(20분 간격)이다.

안동행은 영주시가지를 경유하지 않고 안동으로 이어지는 준고속도로를 달려 간다.


안동터미날은 영주와는 판이하게 다르게 느껴진다. 기능면에서도 그렇고...

하회마을행은 안동역에서 출발하여 이곳 안동터미날을 경유한다.

 



이리 저리 달려 하회마을이다..

매표한후 버스로 들어가는데...



그 옛날 농촌마을 모습이 그대로 느껴지는데

마을주변을 돌아 낙동강이 흘러내리고 낮으막한 구릉지로 주거환경이 좋아보인다.


소위 양반계층 전하는 바에 의하면 고위층을 지냈던 유씨 선조가 이곳에 자리잡으면서 유씨 집성촌으로 ...

타성을 가진 자는 없다 한다.

마을 주민 모두가 혈족이니...





그 중에도 높은 벼슬을 지낸자는 좀더 좋은 곳에서 우람한 주택을 지어 부귀영화를 나타내기도 한 것 같다.






초입에 꽤나 지위가 높은 분이 사셨는지 대문부터 전체적으로 대단해 보인다.

대문이 열려 있길래 자유롭게 돌아보는 줄로 알고 들어가자 마자 사진을 찍고 있으니 

그곳에 거주하는 분인지 마구 들어오시면 안된다며 ....


이게 왠일인가? 마을 관람료로 대인 3천원씩 받고 있으면서

집주인의 사전 허락하에 드나들 수 있다면 문제 아닌가?


주거하는 분 입장에선 이해되는 부분도 있지만 순수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자는 이곳 저곳 삶의 흔적을 살피고 싶고 그 옛날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은데 ...


완전히 딴판이고 목이 좋은 곳은 상점들로 변해 있으니 겉만 옛모습이지 내면은 장사속 아닌가?

그럼에도 정부 지원을 받고 입장료까지 징수하다니?

 

다른 집들도 대부분 대문이 닫혀 있으니 사정은 비슷한 것 같다.


골목길 담장 너머로 살짜기 살펴볼 수 밖에 없으니 멀리서 왔는데 이게 무슨 꼴인가? 






벼슬할 정도가 되지 못한 자는 농사짓고 나무하고 불때고 요리하고 마당 청소하는 일로 선비계층의 필요를 충당하며 

그렇게 살았으리라. 


오늘날과 무엇이 다르랴 모양새와 내용만 달라졌을 뿐이지...

사람 사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지위고하가 있고 부자와 가난한 자가 있다 할 것이다.

 


부자는 곧 벼슬이 높은 자였으니 그들은 선비정신을 함양하며 선비답게 살려고 노력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자는 기능과 재주로서 선비들의 요구를 충당하는 일로 이렇게 살았을 것이다.

이런 일로 살아가는 것도 선비 눈에 들어야 하니 재주를 개발하는 일도 계속되었을 것이다.







마을 이리 저리 돌다 강변길로 나오니 아주 오래된 고목이 마을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쉬어 가란다.

시원한 그늘 아래서 옛이야기 듣고 있는데 고라니 한마리가 모래사장을 성큼 성큼 뛰어 이쪽으로 다가온다.

강건너편에서 달려왔는지 모래밭일 뿐인데 왠 일로 그쪽에서 달려오는지....

 


마을 청년들이 그네 타기도 하고 마을 행사도 이곳에서 열렸을 것 같다.

강변 소나무 숲도 좋으니 .....





마을 한쪽으로 안동댐 임하댐에서 흘러내리는 낙동강물이 이렇게 넓은 지역을 흘러 가는데

긴 가뭄과 댐의 영향으로 한쪽면만 간신히 ....



그 옛날에는 폭우가 내리면 이 마을도 침수될 정도로 엄청 났다고 한다.

강물은 언제나 맑은 물이 철철 흘러내리고 뱀장어 매기 온갖 물고기도 많았단다.




세월이 바뀌다 보니 이들의 후예들도 하나둘 고향을 떠나 도시로 나가고

빈집이 늘어갔는데 다행이도 국가 재정으로 쓰러져가는 집을 다시 고쳐 짓고 꾸며서 화회마을이라는 관광지로...


고령이 된 후손들이 다시 고향집으로 들어와 살고 있다는데...

가장 젊은 자가 65세요 대부분이 70~80대 란다.

노후를 조상이 살았던 곳에서 조상의 얼을 기리며 살아가는 것도 좋겠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느낌이 든다.


벼슬하며 비교적 좋은 대우 받으며 좋은 집에서 영화를 누렸던 자들 

과연 국가의 미래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볼 수 있을까


아마도 오늘날 정치인과 비교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할 것이다.

자기들끼리 패를 짓고 기득권을 확장하는데 온갖 지혜와 술수를 ....


이같은 경쟁에 화합하지 못하고 마음 고생한 선비는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 하며

지내다가 세월과 주변사람을 잘 못 만나면 스스로 낙향하던지 아니면 곧바로 추방당했을 것이다 .

세력간 은밀한 경쟁속에 음해세력이 온갖 음모론을 만들어 내고

계파간 혈족간 벼슬자리를 놓고 다투는 일로 세월을 보내었다면?


퇴계 이황 선비는 이런 모습이 싫어 스스로 낙향을 택하신 것 같고....

다투는 일에 겉모습은 언제나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그들의 은밀한 전략을 숨기는데도 온갖 지혜가 총동원되었을 것이다.


말 잘하고 조직 장악력이 있는 자는 세력을 키워 갔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자는 그들의 종노릇하며 그렇게 살았을 것인데...


오늘날엔 세계적 문화재이라며 국가비용으로 수선유지하면서 후손들까지 편하게 살도록 한다는 것이...

그렇게 썩 자랑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온세계인이 본받을 만한 우리만의 좋은 마을상이 있었다면 과연 무엇이랴

자랑스럽게 설명해 줄 것이 무엇인지?  

         





선비촌은 여유가 많은 곳이니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여 주고 그 댓가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자들이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탈을 만들어 년중 행사처럼 재주를 부리기도 했을 것이다. 


화회마을을 국제 문화유산으로 내세우기 위해서였는지 국제 탈 박물관을 지어 전세계 탈을 모아 전시해 놓았다.  

   














탈을 이용한 민속놀이는 전세계가 공통적인 것 같다.

상상하는 인물을 시늉내기 위해 이렇게도 각양각색의 탈이 만들어졌다니 새삼 놀랍다.





안동역으로 나와 홈플러스에 들러 팥빙수 하나 먹을까 하여 일층을 둘러보니 수박 한덩이가 마음을 끈다.

쪼개 놓은 것을 하나 사들고 계산대에서 먹을 만한 장소를 여쭈니 3층으로 올라가 보란다. 


3층은 주문식단으로 식탁은 공용이다.

다행이 빈 식탁 있어 시원하고 싱싱한 수박을 마음껏....


역시 젊은이들이 소비층을 대표하는 것 같다.

여기 저기 아이들과 함께 즐거워하는데 60대 이상은 별로 뵈지 않는다.

그들은 지금쯤 어디에서 무엇으로 보내는지?


이런 삶을 한번 누려 보지도 못한 그들

이젠 석양빛으로 어두어져 가는데 그렇게도 믿었던 자식들마져도 기대와 달리 부모를 외면하는 자 많으니...


온갖 고생을 자청하며 오로지 우리도 한번 자가용으로 가고픈 곳을 마음대로 다니며 잘 살아봐야지 했는데...

정작 누려야 할 당사자는 누리지 못하고 후손들은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좋은 먹거리로 마음껏...



오늘날 젊은이들의 상당수는 부모덕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

오토 켐핑, 스쿠어 다이빙, 행그라이더, 골프, 산악자전거.... 젊은이들만이 즐겨 할 수 있는 래져 활동

과연 그같은 여유를 즐길만한 경제력은 어디로부터일까 


금수저 물고 나온자가 있고, 흙수저 물고 나온자가 있다는데...


오늘의 60대가 생각이 많아짐은 왜서일까?

고생만 하시고 돌아가신 부모를 보았고, 최근들어 요양원으로 버려지는 부모도 보았고, 

나 역시도 요양원으로 버려지겠지....


자식이 있어도 소용없는 시대, 대를 이어야 한다는 것도 소용없는 시대,

남여 평등한 사회 오로지 경제력으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받는 시대,

형제 자매 친인척 개념도 무너지고 오로지 나만 존재하는 그야말로 개인중심의 사회로 변해 버렸으니...


남은 삶만큼은 나 자신을 위해 더이상 속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참으로 짧은 기간에 온갖 특이한 것을 겪으며 힘들게 살아온 오늘의 60~80대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어려운데 더더욱 빠르게 급변해 갈 것이니 생각이 깊어질 수 밖에...


결국 우리네 인생이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로 끝나버릴 수 밖에 없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