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春

북한산 영봉→백운봉→대동문 2018519

서로조아 2018. 5. 22. 22:48



파란 하늘 갈급한 마음 오랜만에 북한산으로

 

2018.05.19.(, 맑음)

 

 

과천역(07:30)우이역(08:30)능선길들머리(09:00)영봉(10:25~11:00)인수산장(11:40~50)위문(12:00)백운봉(12:30~13:30)위문(13:45)용암문(14:30~40)대동문(15:25)계곡용담샘터(16:30~40)옥류교(16:50)우이역(17:20)

 

산에 갈 생각을 하지 않은지가 어언 반년이 되어 가는데 새벽 동쪽 하늘이 평소보다 일찍이 붉게 밝아오고 연주대 정상부위는 벌써부터 햇쌀로 무척 선명해 보인다. 

 

오늘만은 무조건 떠나봐야겠다는 생각에 집사람 일정을 확인하니 일이 있다한다.

잘 됐다 오늘 산행을 갔다오겠소이다. 하고 묵혀두었던 백을 챙기며 떠날 채비를 서두른다.

 

어디로 갈까 바로 뒷편이 관악산인데... 늘상 가까이 하는 관악산보다 도봉산과 북한산이 더욱..

미안한 느낌도 있지만 어쩌겠는가 관악산으로 향하는 산꾼들 마주하며 전철역으로 달려간다.

 

우이동까지 지하철도 개통되었다니 북한산으로 정하고 성신여대역에서 도시철도로..

지하철이라는데 모노래일처럼 두량정도가 운전자 없이 수시로 운행되는 것 같다.

 

전면에서 운전자인양 달려가는 굴속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고 상당히 깔끔한 편이다.

산꾼들로 엄청 붐빌것 같았는데 한산한 편이다. 

우이동 종점으로 들어가는 버스도 어찌된 일인지 매우 한산해 보인다. 

철도 개통전엔 수유역에서부터 우이동까지는 산꾼들 전용버스다 싶을 정도였는데..   

   

 

 

 

 

 

 

 

 

연휴라서 지방으로 내려갔는지 북한산 진입로 역시도 그렇고 산행길도 역시 산꾼 만나보기 어렵다.

 

 

 

어제까지 비가 와서 수량도 제법 많은 편인데 힘차게 흘러내리는 맑은 물 보는 것도 참 좋다.

 

 

 

 

 

 

 

 

 

 

 

 

 

 

 

드디어 파란 하늘로 치솟은 거대한 암봉이 선명한 빛을 발하고 상단에 철모처럼 돌출된 특이한 바위도 선명한데 바위면을 개미처럼 오르는 산꾼들도 여기 저기 붙어 있는 것 같다.

 

 

 

 

 

 

 

 

 

 

 

 

 

 

 

 

 

 

 

 

 

 

 

 

 

 

 

 

 

 

 

 

 

 

 

 

 

 

 

 

 

어쩌다 저런 모습으로 생겨났을까

보면 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할 뿐이다.

우리들 세상은 온갖 희노애락으로 마음 쉴날 없는 것 같은데 자연만큼은 엄청한 순리에 순응하면서 시계처럼 때를 따라 자신이 해야할 일을 정확히 하는지 암봉 여기 저기 생명기운이 가득해 보인다.

 

온통 바위뿐인데 한겨울을 견디어낸 생명체들은 봄비에 일제히 깨어나 생명활동을 열심히 하며 즐거워할지라도 여름이 되면 바위면에서 뿜어대는 열기로 타죽을텐데 어떻게 견디어 내는지?

 

하늘이 자연에 부여한 생존법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일지라도 도저히 흉내낼 수 없으니...

암봉과 함께 하는 생명체가 없다면?

    

 

 

 

 

 

 

 

 

 

 

 

 

 

 

중동 아부다비 두바이는 전역이 온통 고운 모래평원이고 일년내내 비오는 날이 없어 풀한포기도 자랄 수 없고 물배관을 통해 조경수처럼 키우던데..

 

지하수를 찾으려다보면 석유때문에 식수와 생활용수는 바닷물로 만들어 쓰던데... 

우리가 살아가는 조국강산 얼마나 아름답고 감사한 일인지...

비록 석유가 나오지 않는다해도 맑은 물 마음껏 마실 수 있고 온산하가 생명기운으로 가득하니... 

 

 

 

 

 

 

 

 

 

 

 

북한산장으로 오르는 계곡도 폭포수가 흘러내리고...

 

 

 

 

 

 

 

산꾼들과 친해졌는지 백운봉 올라가시냐며 바라만 보고 있는 진돗개

말벗 없이 살아온지 오래된 듯 이녀석 젊어뵈는데도 활기가 없어보인다.

생활환경이 계곡으로 제한된 상태에서 같이 놀만한 동무도 없고 허구한날 산꾼들만...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우리들 모습 또한 그렇하다 할 것이다.

 

 

 

흔들바위도 예전 그대로 반갑고...

 

 

 

무릅에서 소리가 나고 가끔 불편함도 느껴져 가파른 산행길보다는 둘레길 위주로 하고픈 마음인데

70대가 넘어 뵈는 분이 묵직한 백을 메고 뒤따라 오신다 

 

말벗을 만난 것처럼 반갑다.

이런 저런 이야기중에 연세를 여주니 79세란다.

자기보다 5년 선배되는 분을 북한산에서 자주 뵈었다며 열심히 살면 100세까지는 가능할 것 같다 하신다.

 

일을 못하게 하는 것이 늙게 만드는 것 같다 하신다.

이분 가방이 아래로 쳐져 보이길래 무슨 먹거리를 이렇게 많이 지고 오셨느냐 여쭈니 모래라신다.

20kg 정도는 만들어서 지고 다녀야 운동이 될 것이라며...

백운봉 가파른 능선으로 쉬지 않고 올라가신다.

   

 

 

 

 

 

 

 

 

 

 

 

 

 

 

 

 

 

 

 

 

 

 

 

 

 

 

 

 

 

 

 

 

 

 

 

 

 

 

 

 

주변 정경도 담고 오리도 찾아보는데 그분은 어느새 저만치 ...

 

 

 

 

 

 

 

오리가 반가운데 아가씨가 오리머리부분에서 동료를 부른다.

아니 이제까지 가보지 못한 곳인데 저기까지 갈 수 있나 하는 생각에 접근해 보는데... 

 

 

 

아가씨 건너올 수 있다하는데...

바로 옆이 수천길 낭떠러지이고 의지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순간 망서려지는데 아가씨 넘어오지 말라 한다.

자신은 평소 산을 많이 다녀 괜찮다며...

   

 

 

하는 수 없이 포기하고 오리 등에 올라 기념사진을 아가씨에게 부탁한다.

젊음이 참 부럽다.

젊은시절엔 모든 것이 가능해 보였는데 세월이 깊어졌는지 가능했던 것도 이젠...

어쩌겠는가 몸이 예전같지 않은데 변화에 순응하는 수 밖에...

무시하고 욕심 부리면 화를 자초할 것 아닌가 

 

 

 

 

 

 

 

한때는 오리 머리위쪽까지 올라앉은 자가 있었다는데

용기가 부럽지만 저런 곳에 올라간다는 것은 아무래도...  

 

 

 

 

 

 

인수봉이 바로 건너편인데 예나 다름없는 모습으로 반갑다.

 

 

 

 

 

능선 저 너머로 도봉산 암봉들도 선명하고...

상장봉 능선과 숨은벽쪽도 예전 그대로 반갑다.

 

 

 

 

 

 

 

 

 

 

 

 

 

 

 

 

 

 

 

 

 

불광동에서 올라오는 향로봉 능선과 가운데 의상봉 능선도 오랜만인데...

 

 

 

주능선 동장대, 대동문, 대남문, 보현봉, 문수봉....

 

 

 

백운봉에 올라 기념사진도 한장..

몇해전부터 좌측 무릅관절에서 뚝뚝.. 계단 오르내리는 것이 예전 같지 아니하니...

어쩌면 백운봉이 오늘로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데...

 

 

 

세월앞에 절대적인 것이 무엇이랴 천년만년살것처럼 호연지기하려는 것은 오만이리라.

모든 것에 정해진 때가 있는 법인데 어쩌겠는가

신체적 변화에 순종하는 것이 그래도 복을 오래도록 누리게 하는 방법일테니...

 

세월이 더욱 깊어지기 전에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신령님께 마지막 인사라도 드려야 할텐데..

이제부턴 둘레길만이라도 거닐며 주능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해야 할 것 같다.

 

 

 

 

 

저 아래 원효암릉 중간지점까지 올라봤는데 전문가와 함께 올라야지 대충 들면 매우 위험한 곳인데

전문 산꾼으로 뵈는 40대 후반으로 뵈는 여성 동아리가 그쪽 능선에서 막 빠져 나온다.

엄청 위험한 곳을 다녀오시다니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하니 평소 자주 한다며...

 

도선사 오름길가에 욕심을 오래도록 품으면 화가 된다는 글귀가 있었는데 ...

벌일때가 있고 추수릴때가 있는 법 아닐까

언제나 봄과 여름처럼 살아가려 의욕함도 어리석다 할 것이다.

가을로 깊어가고 있음을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잠잣 외면하려 한다면?

 

 

 

 

 

 

 

숨은벽 능선, 상장능선  그 뒤로 오봉능선 도봉산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 다시한번 눈인사 드리고..

 

 

 

 

 

 

 

 

 

 

 

 

 

 

 

 

 

 

 

 

 

 

 

 

 

이곳이 1억8천년전엔 지하 깊숙한 곳이었다고?

우리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이곳에 숨겨진 기나긴 자연의 역사를 ...

 

 

 

1억 8천만년 전의 모래알이 이런 바위로 되어 이곳에 남게 되었다니....

신기하고 경외로울뿐인데 나와 이들의 관계는?

 

 

 

 

 

 

 

 

 

 

 

망경봉 노적봉 보현봉 문수봉 의상봉 능선....

다시한번 거닐어 봐야 할텐데.....

 

 

 

 

 

 

 

 

 

 

 

 

 

 

 

저렇게 급경사면을 아무런 보호장비도 없이 

한참을 지켜 보는데 아무래도 무모한 도전같아 뵈는데 저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으니...

  

 

 

한사람이 자칫 실수하면 줄지어 아래로 떨어질 수 밖에 없을텐데...

아무리 전문가라 할지라도 그렇지....

실수가 있는 법인데... 아무리 산행이 좋다해도 젊은 날을 한순간의 실수로 날려 보낼 수 있을까

 

 

 

 

 

 

 

 

 

 

 

 

 

 

 

 

 

외국인도  제법 만나본다.

한 여성분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내려가느냐고 묻길래 그렇다 하니 놀라는 모습이다.

 

 

 

 

 

 

 

 

무사히 내려온 모습인데...

바위면에 홈과 잡을 만한 것이 있는 것 같은데 차분히 내려가면 가능하겠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리라.

 

남이 하는 것 쉬워 보인다고 쉽사리 욕심을 내면?

모든 일에는 필요충분조건이 있다 할 것이고 정해진 때가 있다 할 것인데...

  

 

 

 

 

 

 

 

 

 

 

 

 

 

 

 

 

 

 

 

 

 

 

 

 

 

 

 

 

용암문은 천연 에어컨인지 도선사쪽에서 올라오는 계곡 숲향기가 시원한 바람과 함께 용암문으로

 

성벽따라 가는데 신기하게도 개구부만큼은 시원한 바람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성벽상단부는 공기유동이 없고 더운 편인데...

주능선 좌우 계곡 기온이 달라지면서 유발된 기압차이가 성벽을 경계로 바람을 일으키는지?

 

 

 

 

 

 

 

 

 

 

 

 

 

 

 

 

 

덕소방향으로 운길 예봉산 그 뒤로 용문산....

오늘같은 날씨만 계속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로 외출조차도 자유롭지 못했으니...

 

오랫동안 닫혀진 마음 온종일 가슴 활짝 펴고 북한산 신령님 품안 거닐어 보았으니

이보다 좋은 심신의 보약이 무엇이랴.

 

 

 

 

 

 

 

 

대동문에서 진달래 능선쪽으로 내려가는 계곡 초입에 있었던 샘터 찾아보는데

계곡수만 흘러내릴뿐 지난날 즐겨찾았던 샘터는 폭우로 유실되었는지...

 

물소리가 그리워 계곡따라 내려가다보니 용담수라는 샘터에서 시원한 생수가 콸콸....

마음껏 마시고...

북한산 신령님 오랜만이라며 한병 가득 채워 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