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春

통영 지리망산 돈지항→금평항2006325

서로조아 2020. 12. 23. 17:08



봄처녀 소문이 들릴때부터 인연이 된 지리망산 옥녀를 만나러

2006.03.25(토, 맑음)

찜질방(05:00)→부두(05:30~06:50)→돈지항(07:40)→365봉(08:40)→지리산(09:10, 398m)→불모산(10:00)→달바위봉(10:10)→안부(10:30)→가마봉(10:50)→연자봉→옥녀봉(11:00~15)→전망대(11:30~40)→옥녀돌무덤(11:50~12:00)→사랑초교→금평항(12:40~14:40)→승선(14:50~15:00)→가오치선착장(15:45~16:10)→통영시내(16:30)→버스터미날(17:00~18:00)→경부터미날(22:20)












05시에 찜질방을 나와 상큼한 바다 내음 쫒아 찾아 간다.
새벽영업 준비하시는 아줌마분께 사량도 배타는 선착장 물어보며 부두가를 따라 가는데 깊숙이 들어갈수록 온갖 수산물들이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한쪽에선 무슨 뜻인지 전혀 알수 없는 말투로 여러 사람앞에 외치는 모습도 보인다.

사량도 배를 확인후 부둣가 허름한 식당에서 씨레기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조금 있으니 어민들만 북적대는 선착장 일대가 갑자기 산꾼들로 시끌벅쩍해진다.

한쪽에선 살아 요동치는 숭어를 다라에 넣고 다섯 마리 오천원에 회 떠줄테니 팔아달라고 하신다.
어떻게 먹나요. 꼬추장도 없는데 하며 망설이니 1000원짜리 사면된다 하신다.

산에 오르다 먹으면 좋겠다싶어 해 주세요 하니 엄청 빨리 손질해 주시는데 때마침 주문이 쇄도한지라 통째로 비닐주머니에 넣어 승선을 기다린다.

승선은 매표없이 승선관리인 통제하에 예약한 단체부터 승선시키는데 은근히 걱정 된다.
어쩐 일이냐고 항의하니 예약없이 온 사람이 문제지 하며 태워줄 생각을 않는다.

계속 뒤로 밀리다보니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두 대가 연이어 출발하는데 처음부터 걱정 말라 안심시켜 주면 좋으련만....

솔직히 컴컴한 이른 아침에 내가 제일 먼저 와서 일신호에게 인사 드렸건만....



만선이 된 배는 06:30 출발하고 뒤이어 잔여 승객 태우고 06:50 삼천포항을 빠져 나간다.

잔잔한 수면에 물보라를 거침없이 쏟아내기 시작하고 붉은 아침 햇쌀도 더욱더 강열하게 퍼지니 삼천포항의 아름다움에 상했던 마음이 누그러지고 비경 주어 담기에 바빠진다.









역광으로 형체만 보이는 것이 사량도같았는데 고동 울리며 매우 한적한 돈지항에 접안을 시도한다.







부두 공터에선 두분이 그물을 손질하고 작은 배 서너 척만이 정박해 있을 뿐이다.

대거 입항한 외지인들 경계하라는 개짓는 소리 들으며 시멘트 포장도로따라 능선으로 오르는데 새파란 보리밭이 반갑다.







그 뒤로 울퉁불퉁한 형상과 특이한 암질이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여기저기 진달래가 분홍꽃이 환한 미소로 드디어 찾아 오셨군요 하며 반갑게 맞아준다.





톱날처럼 겹겹이 일정간격으로 붙어있는 모습이 무척 신비롭다. 어쩌다 이런 바위가 생성되었는지....



돈지항의 아름다움에 취해 숭어회를 먹고 있는데 섬뒤에서 흰 물결 내뿜으며 배 한척이 삼천포항으로 내달리고.....



봉우리 넘어서니 사진으로 봤던 내지항이 반겨주는데 역시 평화롭기만 하다.
북쪽 바다 건너편이 고성 용암포 일테니 공룡전시장도 그곳에 있을 것이다.







호기심에 계속 암릉 길만 따라 가는데 지리산 정상을 앞두고 절벽으로 뚝 떨어진다.
뒤돌아 우회길로 가던지 아니면 모험을 시도해야 할 판이다.





저 아래 낭떠러지가 겁나기도 하지만 수직벽은 울퉁불퉁 잡을 곳과 발디딜 곳이 보인다.
뒤로 돌아 좌우 아래를 살피며 내려가는데 암질이 판상이라 자칫 부러지거나 빠지면 큰일이니 무척 조심스럽다.

드디어 지리산 정상인데 이제서야 사량도의 전체적인 윤곽이 가름되기 시작한다.

능선길은 동쪽으로 완만히 내렸다가 다시 올라가고 포구처럼 들어간 곳이 금평항 그리고 바다 건너편이 하도 칠현산 같다.





잠시 육산길이 이어지다가 봉우리 근처부턴 양쪽이 칼날같은 낭떠러리다.
미끄럽지 않으니 건너뛰기도 하면서 조심스럽게 올라보니 달바위 표석이 보인다.





이곳이 불모산 정상인가 보다.
저 아래 고성방면으로 내지항에 이어 또하나의 선창이 있고 통영방면으로 둥굴게 움푹 들어간 곳이 대항같다.
금평항은 옥녀봉 너머에 숨어 있는 듯 하다.







▼ 이향진 산님께서 지난 가을철에 담아내신 대항.




급경사 암릉길을 내려 가는데 딸내미로부터 동생녀석이 강원도 고성 훈련소로 이동되었다는 메세지가 온다.
규칙적인 군생활동안 심신을 강화하고 인내하며 섬기는 법도 익히고 오면 좋겠다.

안부에 이르니 이곳에도 반가운 분이 기다리고 계시는데 옹녀봉 인사가 남아 있으니 긴장을 늦출 수 없고...

낮익은 줄사다리가 보이는데 줄잡지 않고서도 오를만하다.
이곳 바위 표면도 암질은 매끄럽지만 여기저기 움푹 움푹하다.


봉우리에 오르니 금평항이 가까운데 바로 맞은 편에선 많이 본듯한 옥녀봉이 먼저 알아차리고 반갑다며 손짓한다.





많은 분들이 계단에 몰려 있고 로프에는 한사람도 없다.
로프가 있는데 왠일로 남정네들까지 계단에만 몰려 있을까하며 처음부터 로프잡고 내려가 보는데 아래까지 바위면의 연속이다.





가마봉 넘는데도 로프가 있어 어렵지 않은데 옥녀봉만큼은 넘어가는 분들로 정체가 심하다.





▼ 이향진 산님이 지난 가을에 담아내신 옥녀봉.



반대편에서 역으로 올라 오시는 산님들도 많다 하시기에 기다리다 못해 우회길로 되돌아 간다.

옥녀봉 뒤편엔 줄사다리가 내려져 있고 밀리다보니 줄줄이 내려 오는데 한꺼번에 저렇게 붙어도 괜찮을지......



사면에 설치된 손잡이에 의지하며 급경사지를 돌아가니 대항과 덕동항이 보다 가깝고 금평항은 옥녀무덤뒤로 약간만 보인다.
평화로운 항구 정경을 만끽하며 커피한잔 하고 옥녀가 잠든 돌무덤을 향한다.







능선끝 완만한 평지에 작은 돌무더기가 있을 뿐 별다른 특색이 보이지 않는다.

금평항과 주변마을을 살펴보고 우측 급경사지로 내려간다.

긴 철재 계단을 내려 뒤돌아 보니 옥녀가 잠든 곳이 엄청 겁나는 곳이다.
취중에 생각없이 옥녀 돌무덤을 지나치면 자신도 모르게 옥녀와 함께 천리길 낭떠러지로 ...







북쪽면의 대항, 남쪽면의 금평항, 건너편 하도의 덕동항에 눈인사를 건네고 .











대항 넘어가는 마을길로 내려가다 사랑초등학교 교정을 들여다보니 무척이나 아담하고 정겨운 모습이다.
나에게도 이런 학교가 추억속에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길가엔 해물안주에 술 한잔 하고 가라는데 단체로 오신 산님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떠날 시간이 정해져 있을테니 어쩔수 없겠지....

나같은 사람은 여유가 만만하니 관심을 가져 보는데 농주 오천냥에.....
하얀손 사장직이니 일만원에 맞추어 해줄수 있느냐고 하니 마지못해 응해주신다.

그래도 모처럼 섬에 왔는데 맹숭 맹숭 스치고 지나칠 순 없지 않은가.
운전할 일도 없고 출항 시간도 15시로 예정해 놓았으니 이곳 주민과 살아가는 대화도 나누고 싶다.

아줌마 요즘 산에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돈 많이 버시는 분들은 적을 겁니다.
솔직히 잘 벌리면 산에 올 생각 못하지요.
직장생활 하시는 분도 잘 나갈 때는 윗분들 모시느라 개인시간 갖기 힘들지요.

한번 스치고 떠나가는 손님일지라도 친인척 대하듯이 저렴한 가격으로 정성껏 해드리면 인터넷 타고 순식간에 소문이 퍼져 오지말라 해도 찾아 오시는 분들로 줄을 서게 될 터이니 박리다매 하시는 방향으로 바꿔 보세요.



온종일 손님없이 기다리기 보다는 내가 좀더 수고하면 손님도 기분 좋고 결국엔 모두에게 좋은 일이겠지요.
그리고 무작정 들어오라 하지 말고 서비스의 내용과 금액을 정확히 전면에 공지하면서 부담주지 않도록 해 보세요 등등의 주제넘게 경영 컨설팅도 하고....

홀로 곡주에 취해 선착장 매표소로 이동하다 500원짜리 커피도 한잔하는데 자판기는 영업정지 당했는지....

정해진 시간이 가깝자 통영에서 출발한 대형 카페리호가 정박을 시도하고 이어서 차량들이 솟아져 나온다.
대부분 이곳 주민들 차량인가 보다.





덕동갔다 올 테니 기다리라 해놓고 건너편 하도로 떠나간다.
이내 도착한 배로 승선이 시작되고 차량들도 함께 들어간다.



아침에 탓던 배는 사람만 태우는 작은 배였는데 이토록 멋찐 배의 요금이 아침때(4000원)보다 저렴한 3800원이다.
신청서에 기록하여 매표한 후 승선시 제시만 하면 그만이다.

드디어 금평항을 흰 물쌀 뒤로 이별하고 사량도를 빠져 나온다.
달바위봉에서 내려온 옹녀봉이 뚜렷한 자태를 드러내 보이며 잘 가고 또 오라하는데 못들었는지 되돌아 볼 생각도 않하고 잔잔한 수면에 흰 물결을 마구 쏟아 내며 통영으로 내달린다.
천천히 가면 좋으련만.....











산높이와 덩치는 작아도 교만한 마음으로 대들면 곧바로 잡혀가거나 발병날 정도로 험한 편이다.
나도 욕심부리다 발병이 난지라 산행길 내내 마음 조려선지 옥녀에게 홀렸다 풀려난 것처럼 정신이 몽롱하다.

작지만 무척 매운 고추도 있지 않은가?
산은 절대 비교하여 평가할 수 없는 고유의 멋이 있을 뿐인가 보다.

옹녀봉과 사랑도는 어느새 저멀리 수평선 위로 멀어져 가고 일정간격으로 배치된 양식장이 가까워지더니만 가오치 선착장에 닻을 내린다.















배 도착 시간에 맞추어 대중교통이 도로변에는 있을 것 같아 빠른 걸음으로 올라가는데 30분이 지나기까지 왕래하는 버스가 전무하고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오로지 나뿐이다.

그사이 함께 도착한 산님들은 대형버스 한대와 승용차로 줄줄이 빠져 나가고 사랑도로 넘어 가려는 차량들이 16:10분 출발시간에 맞추어 간간이 들어가는데....

서울행 막차 시간도 가까워지니 비상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 같다.
선착장에서 마침 나오는 차량이 있길래 구원의 경례를 하니 세워 주는데 금평항 수퍼에서 기다리던 중에 함께 했던 분이다.
이렇게 또 만날줄이야 벌써 빠져 나갔으리라 생각했는데....

고맙게도 통영 시내버스 정류장까지 태워 주신다.

낮선 곳을 홀로 여행하다 보면 곤란을 격는 때도 있지만
나그네 길에는 도움 주시는 분도 만날 수 있어 좋고, 지역주민의 삶도 잠시나마 들여다 볼수 있어 좋고,
이래저래 불편함보다 좋은 것이 무척 많으니 11호 자가용도 좋은 것 같은데.....

솔직히 못 가는데가 없지않은가?
산꼭대기 바위위에도 갈 수 있고....



※정기 여객선 운항시간표

○ 통영 가오치 선착장 → 사량도(금평항)
하계(04~09월) - 07:00, 09:00, 11:00, 13:00, 15:00, 17:10
동계(10~03월) - 07:30, 09:30, 12:00, 14:00, 16:10

○ 사량도(금평) → 가오치 선착장
하계(04~09월) - 08:00, 10:00 12:00, 14:00, 16:00, 18:10
동계(10~03월) - 08:30, 10:30 13:00, 15:00, 17:10

○ 승선요금 : 3,800원(편도) 약 40분 소요
○ 마을버스(금평항→돈지항) : 1,600원 약 20분 소요

삼천포 어시장내 여객터미날 인근에서도 사량도 돈지항을 오가는 여객선이 오전(06:30) 오후 한번씩 운항하며 소요시간과 요금은 통영 가오치 배편과 비슷함.

고성에서도 사량도 내지항을 오가는 여객선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