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夏

계족산에 올라 대전 시가지를 한눈에 2005814

서로조아 2013. 4. 12. 12:09



계족산에 올라 대전 시가지를 한눈에

 


2005. 08.14(일, 구름)

신탄진골든리바(10:00)→정자쉼터(10:30~50)→약수터(11:20)→철도정비창→탄약창 철책(11:50)→장동고개(12:30)→와동고개→계족산(14:50~15:10)→선비사우나(15:40)




어제 계룡산행으로 하룻밤을 자고 났지만 몸이 피곤하다며 평소와 달리 늦잠을 자잔다.

8시 지나 조반으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다시 누어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궁리해 본다.
먼거리 산행은 일찍이 포기했으니 오늘만큼은 아침마다 오르는 능선길로 계족산을 가볼까 생각하며 9시가 넘도록 누워서 뒹굴뒹굴한다.

아내와 딸은 강릉 처가에 가 있고 내일 딸이 이곳 대전 자운대에 귀대해야 하니 아내도 함께 따라올 참이다.

어제 산행으로 찌든 옷들을 대충 빨아 널고 신탄진역앞에서 어제보다 많은 김밥 3줄과 복숭아를 사넣고 동네 뒷산을 향하여 터벅터벅....




한데 저마다 배낭을 맨 산뜻한 여행복장의 가족이 앞서 간다. 부러운 마음에 어디로 피서가시느냐고 물으며 좋으시겠다고 하니 미니가족 국토 순례단이란다. 어제 천안에서 출발하여 오늘은 대전역까지 간단다. 대단하다. 아직 초등학생같은데 엄마 아빠와 함께 전혀 피곤한 기색없이 잘도 간다.

대전역까지 무더운 여름 날씨에 게다가 도로따라 간다니 뜨거운 열기와 뿜어대는 내연을 생각하니 나와 함께 산길로 가면 어떻겠느냐고 물어본다. 하지만 그들은 당초의 계획대로 도로를 따라 간단다. 수고하시라는 작별인사를 나누고 나도 열심히 오늘의 목적지인 계족산을 향하여 아침마다 오르는 소나무 능선길을 찾아간다.





대청댐 조정지로 부터 흘러 내리는 물가에서 물놀이 하시는 분들과 현도면 푸른 들녁을 둘러보고 소나무 그늘따라 정상에 위치한 정자에 이르니 여러 어르신들이 계신다.
잠시 한분과 계룡산 이야기하다 이곳 특유의 묘지풍습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어 본다.



완만한 소나무 능선길은 약수터까지 계속된다.
매일 아침 대청댐 쪽 산줄기 넘어오는 주황색 얼굴의 햇님을 소나무 사이로 만나는 곳이 이곳이다.

샘터로 내려가는 길가에는 정년 퇴직하신 70대 노인이 즐거운 마음으로 자식 키우듯이 경작하는 계단식 논과 밭이 있다.





매일 아침 들르는 이곳의 정겨운 모습을 디카에 담고 샘터를 거쳐 탄약창을 우회한다는 생각으로 철도차량 정비창에서 산쪽으로 오르는 길을 따라간다. 점점 소로로 바뀌어 산기슭 밭에서 더 이상 오르는 길이 없다. 한참을 온 것 같아 다시 되돌아 내려갈 수 도 없어 능선을 찾아 수풀을 헤집고 올라본다.

탄약창 철책과 만나는데 저 건너편으로 계속되며 온통 숲이 우거져 있다. 진행방향을 재확인 후 무조건 철책선을 따라간다.



철책선이 직각으로 꺽여 다시 내려간다. 조금 따라 내려가다 다시 올라와 계족산 방향을 살펴보니 그쪽 방향으로 이어질 것 같은 또 다른 능선이 시작되는 것 같다.

좌우를 살피면서 가야하겠기에 높은 곳을 찾아 따라가보니 제법 뚜렷한 길이 시작된다.
내려다보니 철도차량 정비창을 완전히 지나왔다. 곧바로 나올 것만 같은 장동초교 넘어가는 고개는 아직도 않보인다.

발걸음을 재촉하다보니 경부고속도로 회덕분기점 가까이 온것 같다.
유성방향으로 호남고속도로가 질주하고 계족산 기슭 따라 경부고속도로가 오가는 차량으로 역시 분주하다.



이제야 장동 넘어가는 고개길과 만난다.
계족산 산림욕장을 오가는 차량들이 빈번하게 왕래하는 1차선 포장도로를 건너 다시 능선길을 찾아 한참을 오르니 와동이 내려다 보인다.

계족산이 가까워지면서 산불피해지역인지 그늘이 없다.
봉우리 두개정도를 넘어가니 저앞 봉우리 소나무 숲위로 정자지붕이 보이고 갑천을 중심으로한 대전시의 윤곽이 제법 뚜렷하게 들어온다.



드디어 정상표지석이 보이는데 바로 옆엔 여지없이 묘 1기가 헬기장 한모퉁이에 자리잡고 있다.
오래된 묘일 것인데 최근(98년)에 화강석 테두리와 함께 봉분을 다시 올린 것 같다.



남쪽 가까이 식장산이 보이고 유성방향 저멀리 어제 갔던 계룡산 모습도 흰구름 아래 아련하다.
한분에게 여쭈어보니 대둔산은 보이지 않는다 한다.







소나무 그늘아래 한 젊은 아줌마 한분이 손님을 기다리는 듯하다. 듬뿍 딸아주는 시원한 곡주 한잔 하며 역시 이곳 지방의 특유한 모습에 대하여 잠시 이야기 나누어 본다. 하산길에 사우나 할 생각으로 물어보니 곧바로 내려가면 좋은 곳이 있단다.

한 30분동안 급경사 계단길을 내려가니 대전 고속터미날에서 신탄진으로 어어지는 대로옆에 반가운 선비사우나 건물이 보인다. 곧바로 퐁당하여 냉온탕을 오가니 어제의 피로와 함께 사르르 ...

영호남의 분기점이자 남한의 중심에 위치한 대전은 세계속에 우리민족의 운명을 바꾸어 놓아야 한다는 큰 뜻을 일찍이 부여받고 국가주도로 연구단지가 잘 조성되어 있다. 그야말로 연구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러한 연구사업도 결실을 맺으려면 역시 3박자가 맞아야 하는 것 같다.
아무리 자질이 우수한 연구원이라 할지라도 상하좌우 인적환경이 연구원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가 중요하고, 연구 아이템이 사회적 국가적 필요로 맞아야 하고, 연구원 본인의 심신이 건강하여 열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어야 비로소 열매가 맺힐 수 있다고 본다.

이중 한가지 연구 아이템을 최적화한다는 것도 금맥을 찾듯이 어렵다. 전 세계적으로 거의 대부분이 파헤쳐졌을 테니 새로운 금광을 찾아 끊임없이 동분서주해야 할 판이다.

게다가 파다가 어떤 이유로 잠시라도 중단되면 곧바로 다른 나라 사람이 파고 들어가 광업권을 먼저 주장해 버릴 수도 있다. 어떤 경우는 기대와 달리 아무리 파 보아도 시간과 정력만 낭비되기도 하고.....

앞으로도 뒷받침이 슬기롭게 잘 이루어져 연구원들의 연구의욕이 결실을 맺어 연구실이 즐거운 탄성으로 메아리 치길 기원해 본다.

갈수록 행정수요는 간소화되고 인터넷망을 타고 빨라지는데 국민 대다수가 시급성을 느끼지도 아니한 행정도시 운운하는 것 보다는 그야말로 세계적인 연구도시로서 빛나는 대전시가 되도록 지속적으로 지혜를 모음이 좋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요즘 세계을 놀라게 하고 우리 국민을 큰 기대에 부풀게 하신 황우석교수님도 대전 출신이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