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夏

북한산 인수봉으로 2006719

서로조아 2013. 4. 12. 12:26





비구름 뒤로 흰구름 걸쳐 있나 해서 북한산 인수봉으로

2006.07.19(수, 맑음)

솔공원(10:10)→진달래능선(10:40)→전망대(11:00~20)→전망대(12:10)→전망대(12:30)→정상전망대(13:00~50)→용암문(14:10)→전망대(14:40~15:00)→소귀천→120번 버스종점(17:40)




연일 밤낮 계속되는 우중에 물 폭탄까지 떨어져 도로 유실은 말할 것도 없고 산간마을과 주민을 일순간에 삼켜 버렸으니 이 어찌된 일인가?

상상도 못할 엄청난 재해 앞에 속수무책으로 비가 끝쳐 주기만을 애타게 기다려야 했으니....

강과 댐을 가득 채우고도 넘치는 물은 자체 무개만도 엄청날 테니 한곳에 머물러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분명 보이지 아니하는 하늘 강을 따라 수증기 형태로 계속 흘러 들었나 보다.

우리를 혹독하게 벌주기도 하고 먹여 살리기도 하는 자연,
그의 엄정함과 냉정함은 우리의 선악과는 관계없는 것 같고 오로지 자기 자신을 정확히 이해하고 제대로 대처했느냐만 묻고 있는 것 같으니 결국 자연이 보는 선은 자연을 제대로 알고 인정하는 것부터 따지는 것 같다.

다행이도 비가 멈추고 하늘이 열렸으니 오랜만에 둥지를 빠져 나와 지난번처럼 북한산으로 달려간다.

솔공원에서 바라보니 예상대로 흰구름 살짝 덮어 쓰고 오늘도 발걸음을 재촉하게 한다.



진달래 능선에 오르는 동안 백운봉만 걸쳐 있더니 이것 마저도 금새 사라지고 말쑥해 졌다.









소귀천 넘어 오르는 길은 탄 냄새가 아직까지도.....
시꺼멓게 타버린 잔해들 사이로 드문드문 아랫부분에서 다행이도 파란 잎새가 반가운데 자연생태변화 연구중이라는 팻말도 보인다.



사람이라 할지라도 정신이 온전치 못하면 동물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테니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가끔 시야가 열리는 곳에서는 도봉산과 수락산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아무리 봐도 금강산 못지않은 비경이다.

헌데 저멀리 평소보다 하얗게 포말을 일으키며 북한강과 남한강에서 몰려든 물을 열심히 쏟아 내는 팔당댐을 보니 상류지역 댐들로 산간지역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중된 면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미안한 생각도 든다. 아무래도 물빠짐의 속도는 낙차에 비례하도록 되어 있으니....

기이하게 생긴 바위에 올라 시원한 곡주로 잠시나마 세상 시름 잊어 버리니 오늘 이 순간만은 신선이 된 듯한 착각에 빠져 들기도 하고....













같은 산이지만 보는 위치에 따라 이처럼 느낌이 다양해 지는니 사람도 보는 자의 입장에 따라 평가를 달리하는 것도 당연할 것 같다.
본인이 잘 보이게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가 올바른 위치에서 잘 봐주도록 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고.....

8년전 추억의 오솔길은 해마다 거듭되는 토양 유실로 여기저기 파이고 돌들이 무너져 내렸지만 그래도 예전 모습 찾을 수 있어 반갑다.





























미끈하면서도 예쁜 바위에 누워 푸른 하늘 바라보니 하늘위의 새털구름은 제자리를 지키고 있건만 바로 아래의 구름은 어디론가 빠르게 이동한다.



구름이 씻겨내는 백운봉 인수봉 만경대는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없이 아름답건만 조국강산 여기저기가 장대비로 아물기 힘든 상처가 났으니 너무 안타깝다. 몇 해전 매미로 지리산 중봉도 커다란 흉터가 생겼는데....

갈수록 수용한계를 초과하여 재해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 지구도 우리들의 지나친 소비와 자기만 챙기는 욕심 때문에 응어리가 엄청 쌓여 가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