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秋

반백이 너머 첫 인사드린 지리산 신령님 2004.0901

서로조아 2013. 4. 12. 15:00





반백이 넘어 첫 인사드린 지리산 신령님


2004.08.31~9.3.(1무2박4일간)

09.01
성삼재(04:00)→노고단산장(05:00~30분)→노고단안부(05:40)→임걸령샘터(07:40~08:40)→노루목→반야봉(10:00~:40)→삼도봉(11:05~15)→뱀사골산장(11:50)→화개재(12:10)→토끼봉(12:50)→총각샘→명선봉→연하천산장(15:00~50)→형제봉(17:05~15)→벽소령산장(18:00~21:00)

09.02
벽소령산장(06:10)→덕평봉→선비샘(07:10~08:10)→칠선봉(09;30)→영신봉(10:00~30)→세석산장(10:40)→11:20)→촛대봉(11:40~12:00)→삼신봉→연하봉→장터목산장(13:30~15:00)→제석봉→통천문→천왕봉(15:40~16:20)→중봉(16:30~17:00)→천왕봉(17:20~40)→장터목산장(18:10~21:00)

09.03
장터목 산장(03:30)→통천문(04;20)→천왕봉(04:40~50)→중봉(05:20~06:40)→천왕봉(07:10~30)→로타리산장(08:30~10:00)→망바위(10;30)→칼바위(11:00~15)→계곡중식(11;30~12:25)→매표소(12:45)→중산리 정류장(13:00~14:00)→진주터미날(15:05~17:30)→서울 경부터미날(22:00)

 

 




산과 인연을 맺은지는 15년이 되었지만 산장에서 잔곳은 설악산뿐이고 수많은 산님들이 극찬하는 지리산 신령님께는 이제까지 인사를 못 드렸으니 올해 만큼은 반드시 하겠노라고 연초부터 결심했다.

드디어 급한 일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면서 선배 산님들이 올리신 산행기와 지도를 수없이 쳐다보며 나름대로의 일정계획을 세워보고 80리터 배낭도 구입하는 등 부산을 떨기 시작한다.

일기 예보상으로는 초대형 태풍이 접근하지만 거의 빠져 나갔고 8월말부터는 큰 비 없고 구름만 많다고 하니 떠나기로 확정하고 동행자가 없을까 이곳저곳 사정을 물어보지만 모두가 여의치 않다.

오늘밤에 떠나야 하는데 아침부터 한쪽 어께가 결리고 몸 컨디션이 별로다.
낮잠도 청하면서 컨디션이 좋아지기를 바라지만 선잠만 잘 뿐.....

애라 일어나 이것 저것 챙겨 거실 한편에 진열해 놓고 좋다는 햇반을 사기위해 마트에 나가 살펴 보는데 개당 량도 적고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해먹는 밥보다는 좋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어 그냥 되돌아온다.

산장과 기차표 예약 하려고 열어보니 기차는 여유가 많은데 산장은 이미 이틀후까지 만원상태다.
9월부터는 여유가 많다하여 일기예보만 신경쓰다가...
하지만 어쩌랴 어제가 보름이니 달빛도 밝을 것이고 준령을 넘나드는 운해도 기대해 볼 만한데.

사실 지금까지 이것저것에 억매여 못갔는데 자유몸이 된 지금에서조차 머뭇거리기만 한다면 영영 그곳에 가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일기상 큰 문제가 없으니 일단 부닥쳐 보자 결심하고 비박장비 챙겨 넣고 기차표 구매도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저녁은 돼지고기를 곁들여 배불리 먹고 아내가 챙겨준 3일치 부식 넣어 배낭을 꾸리니 한짐이다.
천철역까지 아내가 환송해 주어서인지 결리던 어께도 괜찮은 것 같고 컨디션이 좋아진 느낌이다.

밤10시50분 용산역발 여수행 무궁화열차에 자리를 잡자 초저녁 잠이 많은지라 수원역 지나면서 대충 잠이 들어 서대전쯤에서 눈을 떳다가 다시 비몽사몽간에 익산을 지나고 남원역도착이라는 방송소리가 들려온다.

다음이 곡성일테니 다온 셈이다. 정신을 차리고 신발 끈을 동여매면서 내릴 채비를 한다.
구례구역에 예정대로 03:20분 도착, 나가면서 성삼재 가실 산님 3분을 확보하여 역광장에서 성삼재 외쳐대는 기사님을 만나 요금을 확인하니 3만원이란다.
곧바로 타고 그곳을 제일 먼저 빠져 나오는데 길가에 정차된 버스로 몰려가는 산님들도 계시는 것 같다.

시원한 밤길을 가르며 성삼재로 향하는데 기사님의 마음이 급하신지 고속으로 상대편 차선을 넘나들며 구불구불 올라간다. 상당히 올라갔다싶은데 속도가 갑자기 줄어들며 엔진이 꺼진다.

곧바로 본네트을 열고 냉각수도 보충해 보지만 수증기만 치솟을 뿐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
10여분을 기다리는데 내려가는 택시가 이런 상황을 보고 서니 기사님 우리들을 그쪽으로 옮겨 타라고 하신다.

아무리 컨디션이 좋아도 급경사길을 만차 상태로 빠르게 달려왔으니 나도 이런 식으로 산행하면 이런 꼴이 되겠지.

드디어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04:00) 하늘을 처다보니 휘엉청 밝은 달과 별들이 초롱초롱하다.

신선한 숲속 밤공기를 들이마시며 화강석 돌이 깔린 길을 따라 한 시간쯤 오르니 산정상에 빨간 불(KBS 중계소)이 깜빡이고 노고단 산장 불빛이 가깝다.
조용하고 어둠 컴컴한 새벽(05:00)임에도 취사장은 불이 밝혀진채 산님들의 식사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동승하셨던 분들과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아침을 어디서 할거냐고 의논해보는데 한 분이 김밥을 내놓으며 더 가다가 하자고 하신다.
막 식사를 끝내신 옆의 분이 남은 된장국을 드시겠느냐고 하시기에 받아 나누어 마시니 김밥과 잘 어울린다.
대충 요기하고 길을 나서니 취사장 옆에 노고단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한 15분 정도 올라가 위를 처다보니 바로 정면 하늘 높이 양날개를 펼친 검은 새같은 것이 내려다보며 어서오라고 하신다. 처음 찾아간 나그네 산꾼 그렇지않아도 어디가 어딘지 모르는 이른 새벽인데 정신을 잃을 수 밖에.......

깨어나보니 노고단 정상 탐방 안내판과 좌즉으로 커다란 돌탑이 몰려드는 안개 사이로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조금전 저쪽 구름위로 떠 있던 것이 무엇이냐고 한 산님에게 물어보니 그 유명한 반야봉(1732m)이란다.

사면을 따라 내려가니 완만한 능선길이다.
노고단에서 남쪽으로 뻗어 내린 산줄기가 왕시리봉 능선같고 그 넘어가 화엄사 계곡일테고 이쪽이 피아골인 것 같다.

노고단 정상 위로 지난 밤에 만나 이제까지 동행했던 달님이 밝아오는 아침 햇살를 등지고 오늘밤에 또 만나자며 더이상 함께 하지 못함을 아쉬워 한다.


능선길은 아침 이슬로 세수를 막 끝낸 특이한 야생화가 무리 지어 여기저기서 반기는데.....
모두 처음 보는 꽃들인지라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며 이꽃이 모싯대인가?
야생화를 남달리 사랑하시는 선배 산우님이 사랑하시는 꽃이겠구나 생각하니 더욱 반갑다.

상큼한 아침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좌우 시야가 확트인 완만한 길을 산책하듯이 간다.
산돼지들이 많다는 돼지령이 가까울텐데 혹시 산돼지들을 만나게되지는 않을까하여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며 가는데 어디가 돼지령인지도 모르고 임걸령 샘터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벌써 임걸령 샘터라니...
수많은 산님들이 지리산 샘물중에서 제일 시원하고 맛이 좋다는 바로 그 샘터다.
반가운 마음으로 좌측 아래로 가보니 대롱을 타고 맑은 샘물이 졸졸 흘러 나무 함지막을 채우면서 넉넉히 흐른다. 한바가지 받아 몽땅 마시며 음미해보니 그야말로 시원하고 좋다.

그런데 바로 옆에는 취사금지 위반시 과태료 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물론 그래야지 하면서도 이곳에서 아침식사를 안하면 뱀사골까지 가야한다.

그곳까지 같이했던 분들과 또 만나자며 작별인사를 나누고 나홀로 절대 청결을 다짐하며
주변을 살피는데 저쪽 아래 돌작밭이 깔린 중계기지부근이 괜찮을 것 같다.

임걸령 샘터를 찾아오시는 산님들께 미안한 마음이 그지없지만 허는 수 없이 물을 한 부대 떠와 한쪽에 숨어서 아침 준비을 한다.

이내 김이 나면서 타는 냄새가 난다. 불을 줄이고 뜸을 들인다고 기다리는데 타는 냄새만 계속된다.
열어보니 쌀알이 이상하다. 먹어보니 생쌀이다.
물을 더 넣고 약한 불로 좀더 기다렸다가 맛을 보니 별로 나아진 것 같지 않다.

생쌀만도 먹는 분도 계신다는데 이 정도는 양반이지 하면서 순창 콩된장.고추장에 매운 고추와 양파로.. 절반정도를 먹고 커피도 한잔하니 더욱 상쾌해진다.
샘물 한통 채우고 산길을 오르고 또 오르니 반야봉 가는 이정표가 이리로 올라오라 하신다.

창원에서 왔다는 젊은이도 그곳에 배낭을 두고 반야봉 간단다.
나도 짐을 그곳에 두고 젊은이를 뒤따라 오르는데 숨이 차온다. 뱀사골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 급경사지에 놓인 철계단을 올라가니 야생화가 여기저기 만발하다.
드이어 오름길 끝으로 반야봉 정상(1732m)을 알리는 표지석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 넘어가는 쪽으로는 출입금지표지가 된 달궁 가는 이정표도 보인다.
노고단 정상이 벌써 저 만치 보이고 시야가 좋은 편이라 천왕봉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동쪽으로 구불구불 이어진 능선길 끝에 우뚝 솟은 봉우리란다. 그야말로 아득하게 멀리 보인다.


하산길 옆을 보니 두어분이 짓푸른 가문비 나무숲 그늘에서 낮잠을 즐기시고 계신다. 아마 사진작가분들 같다
짐 있는 곳으로 내려오니 바로 전면에 전망이 좋은 바위가 있고 중산리에서 올라오셨다는 50대 남자 두분이 쉬고 계신다.

바위에 올라보니 왼쪽 능선이 불무장등같고 발아래 펼쳐진 계곡이 피아골인 것 같다.
노루목은 어디인지 아무리 표지판을 찾아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부지중에 지나쳐 왔는지.....

폭이 약 1m정도 되는 좁다란 산죽길을 따라 가니 반야봉에서 내려오는 또 다른 길과 만나고 조금 더 가니 최근에 벌초한 듯한 묘가 길 오른쪽으로 나타난다. 아니 이렇게 높은 산중에 어떻게?
풍수지리상 이곳이 명당인 모양이다.

어느 산님께서 이것이 소금장수 묘라고 하는 것 같은데...
키큰 잡풀이 없는 것으로 봐서 후손들이 아직도 관리하고 계신 것 같다.

이내 두 갈래 길이 나타난다. 잠시 머뭇거리며 지도를 살피니 불무장등으로 가는 길 같았다.
왼쪽 길을 따라 조금 가니 삼각기둥형의 주조물이 솟아있다. 가까이 가보니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라고 각 면에 세겨져 있다. 3개도민이 이곳에서 하나로 만나 삼도봉이란다.


하도 유명한 지점인지라 주변을 유심이 살피는데 불무장등 왼쪽아래로 칠불사방향으로 깊은 골짜기가 펼쳐저 있는데 푸르스름한 안개탓인지 그렇게 멋지다는 짓푸른 녹색바다는 느껴지지 않고 햇볕만이 내리 쪼여 오래 머물기 곤란하다.

조금 가니 잘 생긴 최신식 계단길이 상당히 길게 내려져 있다.
한참을 내려가니 평퍼짐한 공간이 나오고 출입제한구역 한쪽편에 전망대 공간도 설치되어 있다.
이곳이 그옛날 남원과 하동분들의 물물교환장소로 유명한 화개재다.

하도 많은 분들의 짓밟힘으로 인해 맨흙만 드러나 노고단정상처럼 생태복원중이다.
왼쪽아래 계곡에 있는 뱀사골로 내려가 샘물을 한 병 떠서 오름길 입구 정자같은 곳에서 잠시 휴식 후 떠난다.

이리저리로 돌며 한참을 오르니 토끼봉이란다.
총각샘에서 중식을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계속 오르며 샘터 이정표를 찾아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상당히 오른 지점에 큰 바위가 있어 그 밑이 샘터인가 해서 가 보았지만 아니다.

오른쪽 능선길로 이어지는 소로가 있기에 가보니 능선넘어 산죽사이로 내려서는 길인데 저만치 큰 바위가 보인다. 아마 저기가 샘터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표지가 없으니 그대로 가던 길을 계속 간다.

곧이어 오르는 계단길이 나오고 넘어 내려가니 그 유명한 연하천 산장이 눈에 들어온다.
명선봉은 언제 지나쳤는지도 모르고.... 곧바로 산장 취사장 한쪽에 짐을 내려놓고 산장 앞마당으로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세수를 하니 정신이 새롭다.

샘터에서 물 한 푸대 떠와 라면을 끓여 점심준비를 한다. 오늘 아침 먹다 남은 설익은 밥에 끓인 라면을 넣고 다시 끓이니 먹을 만 하다.

시간이 15:50 이곳에 머물자니 예약도 안했을 뿐 아니라 수용인원이 얼마 안되어 보인다.
벽소령에서 오셨다는 한 중년 부부에게 사정을 애기하니 벽소령까지 두시간정도 걸리는데 그곳은 시설이 좋아 혹시 여유가 있을지도 모르니 가보라고 하신다. 배불러 먹었고 시간도 괜찮을 것 같아 이내 짐을 챙겨 벽소령 가는 길로 나선다.

완만한 길을 가다가 오르기 시작하는데 어디가 형제봉인지 알 수가 없다.
얼마큼 가다 바위에 올라 사방을 내려다보니 저만치 안부에 산장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경북 구미에서 왔다는 간디고등학교 1.2년 선후배 10여명이 때지어 내려가다 쉬기를 반복한다.
나도 그들과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하는데 벽소령에 먼저 도착한 동료들이 마중나와 안부를 묻고 협력한다.

요즘 학생들이 대체로 비만한 편이고 이 학생들의 몸은 지친 모습이지만
그래도 저마다의 짐을 지고 곧바로 나를 추월해가는 모습이 역시 믿음직스럽고 대견스럽다.

우리 아들은 그놈의 시험 준비로 허구헌날 새벽 1시가 넘어서 들어오고....
이런 모습을 보는 아빠도 괴로운데 그 놈은 오직하겠는가...

여러 방향에서 올라온 학생들은 모두 벽소령과 장터목에서 자고 천왕봉을 거쳐 치밭목산장쪽으로 하산한단다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잘 적응하는 것 같은데 우리 아들도 온갖 불편을 감수해 가면서 즐겨 해 낼 수 있을까?

벽소령 산장 도착하니 여기저기 저녁 드시는 분과 준비하시는 분들로 고요한 산중에 활기가 넘친다.
이내 방송이 들려온다. 산장 예약하신 분들에게 자리 배정을 한단다.
나는 열외인지라 바람도 불고해서 취사장을 찾아 짐 내려놓고 샘터를 찾아간다.

연하천 산장에서 어떤 중년 부부님께서 귀뜸해 주신데로 물을 평소보다 1.5배로 붓고 이번만큼은 성공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드리는데 갑자기 지붕이 요란한 소리를 낸다.

아니 방금 전만 해도 좋은 날씨였는데 이런 장대비가 쏟아지다니.....
아직 도착하지 못한 산님들 비 맞고 나면 추울테고 게다가 금방 어둠이 깔릴 텐데....
나도 날씨가 좋다기에 판초위를 빼놓고 왔는데 걱정이다.

어느 정도 되었다싶어 열어보니 아침보다는 나아진 것 같은데 여전히 실패작이다.
산중에서 먹어야 살지 하는 마음으로 또 절반을 매운 고추와 된장으로....

다행이도 장대비가 그치고 방송소리가 나는데 산장예약 못하신 분들 중앙으로 모이라고 한다.
먹던 것을 잠시 중지하고 그곳으로 가 행운의 자리표를 배정받고 나니 이젠 안심이다.
이렇게 급변하는 날씨에 밖에서 침낭카바와 기념품으로 받은 담요만로는 밤을 세우기가 곤란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저녁후 잠시 주변을 산책하는데 21:00에 소등한다는 안내방송이 들려온다.
지정된 장소로 찾아가 매트레스 깔고 잠자리 준비한 후 중앙홀에 올라와 비상구급약처럼 서비스하는 줄 알고 맨소라덤을 관리소에 물어보니 구매해야 한다고 한다.

이제까지 발라보지 않은 촌놈이니 산장지기의 근육통 예방교육내용만 기역한 모양이다.
이렇니 무슨 사업을 한다고....?

머뭇거리는 모습을 옆에서 보신 중년 부부님계서 곧바로 내 주시며 바르라고 하신다.
그리고 내가 바르는 모습을 보다고 듬뿍 발라두라고 짜 주신다.

어찌나 고마운지 산행중에는 이렇게 모두가 한가족처럼 서로 협력하고 나누는데....
정이 많고 성격이 급하다보니 문제도 많았지만 공동의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서로 뭉치면서 극복하는 저력이 대단한 민족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함께 휴식중인 또 다른 중년 여성분은 남편과 같이 산행하다가 꺾어진 나무가지에 살이 찢겨 나간 다른 남성분을 금번 산행중에 만나 손수 치료해주신 이야기도 들려주시며 넓은 반창고와 비상의약품을 갖고 다니신다고 하신다.

나도 이분들처럼 그렇게 해야 할텐데 그런 경지에 오르지 못했으니 진정한 산꾼의 반열에 들어서려면 앞으로도 한참을 수행해야 할 것 같다.

새벽에 잠이 깨어 볼일도 볼 겸 디카 챙겨 밖에 나가니 찬 밤공기가 시원하다.
바로 옆 언덕에 올라 깊이 잠든 벽소령 산장 위 하늘을 보니 온통 반짝이는 별들로 가득하고 그 사이로 휘엉청 밝은 달이 외로이 떠 있다.


저멀리 정령치 능선도 달빛에 윤곽을 알아볼만 하고 산장주변도 랜턴이 필요없을 정도로 훤하다.
조용히 귀기울여 봐도 바람소리도 없고 산돼지들의 장난치는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그야말로 고요히 잠든 대자연의 품에 안긴 나와 저달속에서 방아 찧고 있는 토끼부부만 있을 뿐.....

사진을 찍고 다시 잠자리로 들어가 오늘 왔던 길을 추억하면서 다시 잠이 들었다.
한잠을 잦는가 하는데 함께 잤던 학생들이 일어나 떠날 채비를 하기에 나도 일어나 길을 나선다.

볼일을 본후 06:10 벽소령 산장을 떠나 산죽길을 나홀로 터벅터벅 오른다.
길의 폭이 약1m정도로 좁아 혹시 다른 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정도인데 이정표에는 틀림없이 천왕봉 가는 길로 되어 있다 얼마큼 가니 음정가는 길 이정표가 나타난다.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오름길을 이리저리 돌아가니 쌍계사와 벗꽃터널로 이어진다는 대성골이 아침 햇쌀에 웅장하다.

 

 


어딘지 모르지만 이쯤이면 덕평봉 근처에 와 있을 것 같다.
산허리를 돌아가니 복원중인 공터가 나오고 축대밑에 몇몇 분들이 계신다.
선비샘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바로 이곳이란다. 축대밑 조그마한 대롱에서 물이 쪼르륵거리며 쏟아져 내리고 있다.

아침을 이곳에서 할 생각으로 주변을 살피니 또 취사금지 위반시 과태료.... 정말 미안하다.
역시 절대청결을 다짐하며 움푹 들어간 공터로 내려 간다. 그곳에서 라면 끓여 어제 저녁 먹고 남은 밥으로 아침을....

깊고 짓푸른 대성골 계곡의 웅장함과 삼도봉에서 하동군으로 뻗어 내린 불무장등 능선 그리고 명선봉에서 뻗어내린 능선들이 겹겹이 아침햇살에 얼마나 장엄한지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본다.


능선길을 이리저리 돌아 오르니 암봉들이 이어진다.
오르는 계단 옆에 처음보는 남청색 야생화가 자기좀 보고 쉬었다 가라한다.

 

 

 

 


계단을 올라서니 칠선봉이라는 이정표가 반긴다. 그곳에서 만복대로 백두대간중이신 산님을 만나 대성골을 배경으로 사진찍고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인사를 나누고 저마다 가던 길로 떠난다.

 


지도를 가슴에 품고....


이내 영신봉(1652)이다 . 키큰 나무가 없어 시야가 사방으로 트여 있다.
천왕봉과 장터목 산장이 가깝게 보이기 시작한다. 저 건너편이 철쭉꽃으로 유명하다는 세석평전인 것 같다.


조금 더 내려가니 세석산장 지붕이 눈에 들어온다.(10:40)
강관 비계틀이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 외벽면 보수공사중인 것 같다.


그곳으로 내려가 샘터에서 물마시고 벽소령산장에서 구급치료 경험이 많으신 산우님께서 알려주신 바대로 다음 먹거리를 위해 쌀에 물을 축인후 그곳을 출발한다.(11:10)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길을 올라가는데 중간에 습지가 나타나고 물도 제법 흐른다.
신기하다 이렇게 높은 지역에 습지가 형성될 정도로 물이 나오다니.....


세석에서 출발한지 20여분 드디어 촛대봉 이정표가 보인다.
바로 옆 바위에 올라 보니 바로 건너편 영신봉에서 하동군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산청군으로 흘러내린 깊은 계곡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아쉽게도 맑은 날씨임에도 프르스름한 안개로 역시 녹색 바다모습은 볼 수 없다.
곧이어 삼심봉과 연하봉을 향하는데 죽은지 오래된 고사목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백무동 방향으로 한신계곡도 보인다.

 

 


길옆 한 그루의 주목이 특이하다.
모든 가지가 죽은지 오래이건만 한쪽 가지만 오늘날까지 살아 푸르름을 과시하고 있었으니.....


좀더 가니 한때 이곳에서 영화를 누렸던 고사목들이 즐비하고. 백무동방향 사면에는 제법 울창한 가지를 거느린 후손들이 현재까지도 영화로운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바위에 올라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노고단과 반야봉이 이젠 반대로 저멀리 아득하게 보이고 천왕봉이 바로 손에 잡힐 듯이 선명하다.

 


어딘지 모르지만 삼신봉을 거쳐 연하봉을 내려가니 장터목 산장이 바로 눈앞이다.
역시 이곳도 산우님들로 붐비는데 중식을 끝낸 여유만만한 산우님은 긴의자에 누워 오침을 즐기시고 계신다.


나도 취사장 한쪽에 여장을 풀고 먹거리 준비에 나선다.(13:30)
샘터에서 물 한 푸대 떠와 불려둔 쌀로 정성드려 지어서인지 이번에는 그런대로 성공한 것 같다.
하지만 너무 오래도록 불렸는지 아니면 물량이 적절치 못했는지 쌀이 나빠서인지 밥알이 똑똑치 못하고 밥맛도 구수하지 못한 것 같다.

산장에 배낭을 맡겨놓고 천왕봉을 향한다.(15:00)
제석봉에 오르니 고사목과 야생화뿐인데 어떤 것은 누워 잠들었고 어떤 것은 아직까지도 옛모습 그대로 서서 세찬 바람과 맡서고 있다. 사람도 서산을 넘어 갈 땐 이런 모습일까....

 


바람에 한들대는 야생화들은 저마다 군락을 이루며 반야봉을 넘어온 석양빛으로 화사하게 단장하고 나를 보고 가라고 야단들인데 한때 이곳에서 영화를 누렸을 법한 고사목들은 지는 해로 더더욱 쓸쓸하기만 하다.


사진으로 익숙한 통천문을 지나 좀더 오르니 드디어 천왕봉 표지석이 어서 오라고 하신다.(15:40)

 


표지석을 붙잡고 사진도 부탁해보았는데 그 사진 아무리 찾아보아도 없으니...
표지석 둘레는 연마한 것처럼 맨들맨들 광이 난다.
수도 없는 산님들이 찾아 어루만지며 인사드린 흔적인가 보다.


바로 건너편으로 중봉이 보이는데 칠선계곡으로 뻗은 사면에 큰 상처가 나있다.
시간도 여유가 있을 것 같아 그곳으로 향한다.(16:20)

 


조금 내려가니 복원공사를 위한 분들이 기거하는 콘테이너가 있고 헬기로 수송된 복구 자제들도 눈에 뜨인다.
중봉에서 대원사쪽 능선길을 내려다 보니 저만치 치밭목산장 모습도 보인다.

 

 

 

 


하봉으로 이어지는 길을 조금 가보니 치밭목가는 이정표가 나타나고 하봉으로 가는 길은 출입금지표시가 되어 있다. 성리와 백무동 유평리 마을로 뻗어내린 준령을 살펴보고 이내 중봉으로 되돌아 나온다.(17:00)


천왕봉에서 석양을 지켜볼까하는 욕심으로 기다려 보는데 바람이 불어 반팔티로는 견디기 곤란할 것 같다.
조금전 잡고 올라올때 철재 난간대 음지쪽은 무척 차가웠다.

그나마 햇볕이 있고 계속 움직여서 견딜만 했지. 해 떨어지면 온도가 급강하할 것 같다.
옆에 분들은 따뜻하게 입고 올라와 계신다. 아마 석양을 볼 생각인 것 같다.

통천문과 제석봉을 눈에 익히며 산장에 도착하니(18:20) 아직도 해가 남아 있다.
자리배정한다는 방송소리가 나오는데 오늘밤도 운명에 맡길 수 밖에 없다.
천왕봉 일출을 보기위해 수많은 분들이 모여든다는 장터목산장인지라 여유를 기대하기란 어려울 듯 하다.

다행히 비박장비를 챙겨 왔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라면을 끓여 남은 밥으로 저녁을 먹는데 예약을 못하신 분들중에 60세 이상되시는 분들과 여성분들만 모이라고 한다.

혹시나 나에게까지 자리배정이 될까하는 기대속에 저녁밥을 먹고 있는데 이번에는 50세이상 되시는 분들만 모이라고 한다. 이내 먹다말고 신분증을 챙겨 그곳으로 가본다.

다행이도 2층 계단위에 자리 배정을 받았다.
오늘 저녁 잠자리도 그 유명한 장터목 산장에서 기분좋게 보낼 것 같다.

먹은 뒷자리를 정리하고 반야봉 넘어 빛을 잃어가는 석양을 지켜보려 하는데
희뿌연한 구름에 가려서인지 약간 벌건 모습을 보이다가 이내 어두어져 버린다.


바로 옆에서 저녁을 드신 청년분들은 내일 아침을 위해 연이어 밥을 짓고 계신다.
솟단지가 커서 염려스럽다는 태도로 물어보니 쌀을 불려 놓지 않고 그대로 한단다.

저렇게 많은 량이 불량이 되면 어떻게 하나하는 생각으로 나의 경험담을 들려주는데 그분들 나름대로 걱정은 하면서도 밥짓는 솜씨가 대단한 것 같다.

처음부터 약한 불로 계속 지켜보며 느긋한 태도로 정성을 드린다.
잠시 밤풍경을 보고 되돌아 가보니 넓은 김으로 주먹밥을 만들고 있었다.
성공했느냐고 물으니 그런대로 괜찮을 것 같다고 하며 나에게도 주먹밥 3덩이를 주신다.

충분히 여분을 챙겨 가시라고 했지만 따끈따끈한 주먹밥을 건내 주며 김이 빠져나가도록 식힌 후 보관하라고
정감어린 호남말씨로 나름대로의 노하우까지 함께 전해 준다. 공손하고 예의바른 자세와 뒷자리도 철저히 관리하는 청년들이 건네주는지라 기분이 매우 좋다.

오늘 밤도 장터목 산장 하늘은 온통 반짝이는 별로 가득하다.
바로 저아래 전등불빛이 보이는 곳이 중산리, 오른쪽 전구색 불빛이 훤한데 어디냐고 물으니 광양제철소란다.

역시 21:00 취침시간이다.
자리를 찾아가 해드랜턴을 머리맡에 챙겨두고 지나온 오늘의 여정을 되뇌이며 잠들다.
어느정도 잠잤다 싶은데 옆에 분이 나갈 채비를 하신다. 시간을 몰라 잠시 뒤에 나도 짐을 챙겨 뒤따라 나가보니 새벽 1시 20분이다.

아니 이렇게 이른 시간에 어딜 가십니까 물으니 중봉으로 가신단다.
너무 이르지 않느냐고 하니 무거운 짐(30kg)을 지고 가서 해뜨기 전에 여러 가지 준비할 사항들이 있단다.
알고 보니 사진 작가분들이다.

두 분 먼저 가시게 하고 볼일을 본후 2시간정도 좀더 자고 떠날 생각으로 빈 자리로 되돌아와 그대로 눕는다.
조금 잔후 또 여기저기서 떠날 채비를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번에는 나도 떠나야지 하는 생각으로 짐을 챙겨 나간다.(03:20)

밖에 나와 짐을 정리한 후 고요함에서 깨어나기 시작하는 장터목 산장과 석별의 정을 나누고 제석봉을 향한다(03:30) 어둠에 묻힌 제석봉은 역시 고사목들이 달빛에 선명하다. 해드 핸턴을 켜고 조심조심 바위 길을 올라 통천문을 지나(04:20) 뒤돌아보니 산님들의 불빛이 줄지어 반짝 거린다.

드디어 어제 올랐던 천왕봉 정상(1915)이다.(04:40~50)

조심스레 비탈진 길을 한참 내려가니 안부가 나오고 드디어 중봉에 이른다.(05:20)
앞서 도착하신 분들에게 잘 오셨냐고 인사를 건네고 동편 하늘을 바라보니 붉고 엷은 띠가 보이기 시작한다.


저마다의 포인트를 찾아 자리를 잡고 일출만을 기다리는데 산골짜기로 운해가 몰려들기 시작한다,


점점 주변이 밝아오면서 능선 모습들이 제법 선명해지기 시작하고 멀리 희미했던 준령들도 새벽녘의 청정한 공기탓인지 제법 선명하게 윤곽을 드러낸다. 혹시 저 산이 내가 즐겨 찾았던 영남 알프스의 가지산과 운문산 그리고 사자봉이 아닐까 하여 자세히 살펴본다.


이내 동편 하늘에 길게 늘어선 붉은 띠의 중앙부분이 좀더 짙은 붉은 색을 띠며 더 더욱 밝아온다. (05:40)
일출 예정시간이 지나도 둥근 태양의 모습은 아니 보이고 하늘만 더 더욱 붉게 밝아온다.

 


옆의 사진작가분들의 함성소리가 들려온다. 태양은 벌서 떳다고 하며 야단들이다.

 

 


애라 나도 모르겠다싶어 마구 찍어댄다. 찍었던 운무도 다른 모습일테니 또다시 찍고
파노라마식으로 돌아가며 남원군 백무동 방향 노고단 방향 하동군 방향 산청군 방향으로 연신 찍어댄다.
디카 사용법이 익숙치 안음에도 덮어놓고 찍어댄다.

물어볼 시간도 가르쳐줄 여유도 없다. 그저 나홀로 찍어대며 탄성을 찌를 뿐이다.
잠시 지나니 옅은 구름에 가려 태양의 둥근 윤곽이 제법 선명하게 보인다. 놓칠세라 연신 찍어댄다
혹시나 이중에 작품사진 한장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으로....

젠 워낙 센 빛인지라 중봉을 떠나(06:40) 하산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천왕봉으로 돌아오며 백무동 방향을 찍는데 더이상 디카의 반응이 없다. 메모리 풀이란다.


천왕봉에 올라(07:10) 잠시 휴식하며 아쉬운 석별의 눈길을 사방으로 보내고 중산리로 이어지는 가파른 길을 내려간다.(07:30)

돌이 구르지 않을까 염러스럴 정도로 급경사지를 20여분을 내려가니 큰 바위밑으로 샘물이 고여 있다.
물한잔 마시고 법계사가 곧 나오겠지 했는데 한참을 가도 가파른 계단길의 연속일 뿐이다.

로타리 산장도 아니 나타나고 올라 오시는 산님들만 여럿을 만난다.
그분들에게 수고많으시겠다는 인사을 건네면서 계단길을 내려가는데 전망이 확 트인 바위가 반갑다.
그곳에서 양말을 벗고 10여분 쉰후 내려가니 곧바로 법계사 표지판과 로타리 산장이 가깝다.

법계사로 들어가는 오름길을 올라 이곳 저곳을 돌아보니 여느 사찰과 같은데.
특이한 것은 커다란 바위를 기단으로 높이 2m 가량되는 매우 오래된 듯한 삼층석탑이다.
근처 샘터에서 아침용으로 한 푸대 담아 내려 온다.

바로 아래 길옆에 또 다른 샘터에 물이 넘쳐흐른다. 이내 로타리 산장이다.
식탁에 자리를 잡고 아침준비를 한다.(09;00) 어제밤에 건네받은 주먹밥 3덩이와 라면 두개가 남아 있다.
이중 두덩이를 아침에 라면과 함께 먹고 나머지 한개는 점심용으로 남겨 둔다.
커피한잔 먹고 중산리로 향하는데 길이 좋아 흥얼거리며 내려 간다.

즐거움도 잠시 조금 지나니 역시 한참을 내려 가도 계단길의 연속이다.
다리 무릅은 아파오고 점점 속도가 떨어진다.
올라오시는 분에게 계곡물이 어디쯤 나타냐고 물으니 조금만 내려가면 된단다.

장터목 산장가는길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 왼쪽에서 시원한 계곡물이 흘러내린다.
발을 담그고 세수도 하고 오랫동안 못했던 양치질도 하고 나니 개운하다.

다시 하산길을 조금 가니 사진으로 익숙한 칼바위가 길옆에 보인다.
옆으로는 넓은 계곡물이 흐르고 제법 넓은 바위도 보인다.
내려가 보니 청정한 계곡물이 흐르고 평퍼짐한 바위가 들어 누어 쉬고 가란다.

애라 모르겠다 유혹에 넘어가 또 다시 발벗고 쉬다가 한개 남은 라면과 주먹밥을..

계곡을 따라가니 청소년 학습수련장으로 이어지는 넓은 포장도로가 나온다.
빠른 걸음으로 내려가니 중산리 매표소다(12:45)

매표하시는 분에게 버스 정류장을 물으니 한 10여분 내려가면 나온다고 한다.
진주행 버스는 오후 1시에 출발하며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한다.

길가에는 먹거리가 풍요롭지만 버스시간에 맞추기 위해 마구 달려 내려간다.(13:00)

오랫동안 마음속으로만 동경했던 지리산...
뒤로 보이는 천왕봉을 다시 처다 보고 걸어 온 길을 지도상에서 확인하며 기역을 되살려 보니
높은 곳에 위치한 고향산을 갔다온 기분이다.

이제 지리산신령님께 첫 인사를 드렸으니 자주 찾아뵙고 인사드린다면
여러 선배 산님들이 노래한 그런 경지에 나도 이를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