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秋

사패산→도봉산 신선봉→오봉→여성봉→송추2004929

서로조아 2013. 4. 12. 15:02



가을의 문턱에 사패산에서 자운봉을 거쳐 여성봉으로
2004.09.29(수) 맑음

회룡역(09:40)→사패산정상(11:10~30)→포대능선→자운봉(13:30~14:30)→칼바위(15:10)→오봉(15:40~16:00)→여성봉(16:30~16:50)→매표소(17:10)→정류장(17:30)




오늘은 날씨도 좋고해서 모처럼 오랫동안 못 가본 곳을 가 보고 싶다.
엇그재 어머님 성묘후 오는 길에 도봉산 주능선이 너무도 아름답게 보였지
여성봉과 오봉 그리고 사패산으로 정하고 준비를 서두른다.

4호선 전철로 이동하면서 어디로 오를까 궁리끝에 동쪽에서 오르고 하산을 송추쪽으로 하면 보다 멋찐 풍광을 감상할 것 같아 회룡역까지 간다.

여러분들이 내렸는데 기다리는 일행이 있어서인지 역부근에 머물고 가는 이가 없다.
어디가 들머리인지 모르지만 대충 방향을 잡고 물어가면서 시냇가를 따라 나홀로 가는데 뒤쪽에서 어느 산님 한분이 따라 오신다. 반갑다 이 길도 들머리인 모양이다.

이내 그분을 따라 함께 이런저런 산 이야기를 나누며 오르는데 4년 연배임에도 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호흡소리가 잠잠하다. 가파른 오름길을 계속 함께 하기에는 벅찬 것 같아 저는 천천이 사진도 찌고 구경하면서 가겠노라고 핑계를 대고 인사를 나눈다

 


주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10여분 가니 사패산 정상(600m)이다.
넓다란 바위에 오르니 송추계곡이 짓푸른 녹색바다을 이루며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의정부시가지를 중심으로 뻗어가는 아파트단지들을 이곳저곳 눈여겨 본다.

 

 

 

 

 


주능선으로 내려와 포대능선쪽으로 이동하면서 신비롭게 보이는 암봉들을 디카에 담는데 보면 볼수록 참으로 신비롭다.
곧 굴러 떨어질 것 같으면서도 오랜 세월을 변함없이 지탱하고 있다. 아니 저 바위는 진짜 위험한데 바로 그 아래가 망월사가 있으니 굴러 떨어지는 날에는 꼼짝없이 휩쓸고 지나갈 것만 같다.

높이는 낮아도 설악산 공룡이나 용아에서도 볼 수 없는 특이한 아름다움이 배어 있으니 마치 어느 석공이 무슨 뜻을 전하려고 저마다의 특이한 형상으로 다듬어 세워 놓은 것 같다.

 

 

 

 

 

 


자운봉이 가까운데 명당같은 곳이 보이길래 들어가 보니 큰 아름드리 소나무가 있고 평퍼짐한 바위 좌우로 암봉들이 기가 막히다. 역시 명당인지라 산님들이 식사하길래 나도 한쪽에 자리를 잡고.......

 


자운봉을 우회할까하다가 자운봉쪽으로 가는데 역시 오늘도 쇠밭줄에 수많은 분들이 매달려 길게 늘어서 있다. 허는 수 없이 기다리며 가는데 산초보자들의 이동속도가 워낙 느린지라 한참을 기다려도 꼼짝도 않는다.

오늘도 암봉마다 수많은 분들이 올라와 매우 위험하게 느껴진다. 이상하게 암봉에만 오르면 군중심리가 작동하는지 겁들이 없다. 사실 조금만 균형을 잃으면 그대로 낭떠러지인데......

 

 

 

 

 

 

 


오봉쪽 들머리로 올라보니 맞은편 칼바위능선에서도 역시 몇몇 산님들의 묘기가 펼쳐진다.

소나무그늘아래서 곡주를 즐기시며 맞은편에서 펼쳐지는 곡예를 지켜보고 계신 한 산님과 이야기 나누다보니 그 분도 지난날에는 저 코스뿐만 아니라 용아장성도 수없이 다녀보았지만 이제는....

하지만 지금도 산에 대한 열정과 애정은 버리지 못하고 사파리 산악회를 소개하신다.

 

 


오봉에도 봉우리마다 곡애가 펼쳐지고 하지만 나역시 바라만 볼뿐.....
잠시 감상하고 뒤로 보이는 자운봉 주변 암봉들을 디카에 담고 수없이 화재에 올랐던 여성봉을 향하여 내려간다.

 

 


아니나 다를까 넓다른 바위가 정면으로 다가오는데 눈에 많이 익은 모습이다.
아하 이렇하니 여성봉이라고 했구나 참으로 기이하다.

 


자연이 빚어낸 작품이 이렇게까지 묘하게 일치하는지.....우연의 일치일까?
바로 윗부분에 소나무 한그루가 흙한줌 없는 바위틈에서 생명을 유지하며 이곳을 지켜주고 있는 것 같다.

한데 이런 성스러운 곳을 나도 밟았고 다른 모든 분들고 한번씩은 밝고 오르락 내리락 하니 언젠가는 이모습도 변하지는 않을까 염려해본다. 이젠 모든 궁굼증이 풀렸으니 하산하는 것 밖에 없다.

저만치 가깝에 보이는 사패산 정상과 지나온 암봉들 그리고 송추계곡을 다시한번 눈사진 찍고 하산길을 서두르니 벼가 익어가는 논이 나타나고 이내 매표소 건물이 보인다.

 


이쯤되면 샘터가 있을 것 같은데 물어보니 이곳에는 없단다.
아니 논이 있을 정도인데 샘터가 없다니 시원한 샘물 쭈욱 들이키고 싶은데 너무 아쉽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오르는 산님들을 생각해서 멋찐 샘터하나 만들어 놓을 법도 한데.....

이사람들 입장표 수입에만 신경쓰지 도대채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거두워 드리는 수입 대부분을 자신들의 봉급으로 대체한다면 있어야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국립공원관리를 핑계삼아 실업자 구제수단인지는 몰라도 여기 오는 수많은 산님들의 상당수도 마찬가지로 하얀손일 것이다.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며 주변을 보니 웬지 비싸서인지 사람들이 별로 없다.
역시 먹거리집은 일단 사람들로 붐벼야 들르고 싶어진다. 값도 저렴하고 정성드린 먹거리라면 일부러 찾아가고 싶은데 그런 집이 이곳에는 있는지......

순대국에 막걸리 한잔 하고 싶다 하지만 어느새 넓은 도로와 마주친다. 구파발 가는 버스정류장을 물으니 바로 건너편에서 시내버스(154번?)가 나오는데 많은 산님들이 모여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