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秋

구미 금오산 2007916

서로조아 2013. 4. 12. 15:59



 

 


태풍 온다지만 금오산 신령님 뵈러

2007.09 16(일, 비)

구미터미날(09:30)→제2금오교(10:00)→주차장(10:20)→금오지(10:30~40)→관광호텔(11:30)→채미정(11:50)→들머리(12:10)→전망대(12:30)→대혜담갈림길(13:10)→칼다봉(13:20)→습지(14:30)→현월봉(14:50)→약사암(15:00)→마애석불(15:40)→할닥고개(16:10~20)→대혜폭포(16:30~40)→도선굴(16:50~17:00)→대혜문(17:30)→채미정(18:00)→구미터미날(19:20)






태풍 나리가 접근한다며 이틀째 비가 내렸는데 오늘은 강풍을 동반한 폭우란다.
금오산 대혜폭포라도 보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북부정류장을 찾아가니 안동 김천 충주 무주행 차들이 손님을 기다리다 하나둘 떠나간다.

나와 다른 승객 서너분이 출발시각도 모른 체 앉아 있는데 기사님 타시더니만 아무런 안내도 없이 출발한다.
짐 두고 화장실 간다던지 잘 못 타면 큰일이겠다.

경부고속도로 남구미 IC로 빠지니 PDP로 유명한 구미전자공단을 지나는데 공장건물과 도로가 짜임새 있고 산뜻하다.

금오산행 버스(12번) 알아보다 마침 그쪽으로 벌초 가신다는 아줌마를 만나 이런저런 삶의 이야기 나누며 걷다보니 금오교다.
건빵과 양갱 있으니 김밥을 포기하고 포도와 식혜1.8ℓ 사서 아줌마 일러준대로 냇가옆 도로만 따라간다.



널찍한 주차장 뒤로 엄청난 포말을 일으키며 마치 수력발전소 수로처럼 많은 물이 쏟아져 내린다.







널찍한 호수면이 물로 가득하고 그 뒤로 운무속에 금오산 신령님 숨어 계시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참 좋다.







자연학습장으로 길이 있길래 따라가 보니 채미정 담장에서 끝나고....
우중에 산속을 헤메이다 빠져 나오니 호텔 리모델링 공사장이다. 채미정 둘러본 후 자연학습장 들머리를 다시 찾아간다.









저수지길로 돌아가니 확연한 들머리가 보인다. 늦은 시간이지만 비가 심하지 않아 정상을 찾아 오른다.



능선길은 암적갈색에서 순백색으로 변화되고 판상으로 겹겹한 바위지대도 지나는데 등로따라 흘러 내리는 물로 나무뿌리가 드러나고....
조금씩 흘러든 물이 모여지면서 쇄굴 정도가 심해지는 것 같다.

20여분 오르니 구미시와 낙동강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위쪽은 짙은 운무가 가득하다.









대혜담으로 갈리는 이정목 지나 10여분 오르니 칼다봉이라는데 좌우 분간이 전혀 되지 않고 엄청난 계곡 물소리만 들려온다.



짙은 안개속으로 가끔 돌담이 보이는데 그 아래는 깍아지른 듯한 급사면이다.

오로지 앞만 보며 꿈속 거닐듯 오르락 내리락 하니 평퍼짐한 봉우리를 넘어 내려간다.
정상부근일 것 같은데 혹시 우회길로 빠지는 것은 아닐런지 걱정되지만 무작정 따라가니 구릉지같은 곳에 정자와 목상이 흐릿하게 보이고 무성한 잡풀사이로 여기저기 물길이다.





순간 어쩌지 하는데 수풀 지나 건너편으로 오르면 정상이라며 이정목이 반갑게 안내해 준다.



소로 따라 오르니 아주 오래된 비석도 보인다.
금오동천 갈림길 지나 10여분 오르니 현월봉이 반겨주고 중계기지 시설물도 바로 옆이다.





아래쪽 중계기지 지나다보니 하늘로 치솟은 매우 큰 바위 사이로 일주문같은 건물(동국제일문)이 보인다.



곧 굴러 떨어질 것 같은 바위틈새에 약사암, 구름다리 건너편엔 종각건물이 떠 있고 바로 아래로 또 다른 구름다리가 지나고 있다.













바로 앞도 보이지 아니할 정도로 짙은 운무가 빠르게 스치는데 풍경소리도 전혀 들리지 아니하고 문들은 굳게 닫혀 있다.

날씨 좋은 날 별빛 쏟아지는 이런 곳에서 하룻밤 머물며 스님과 밤새 삶의 이야기 나누어 보면 참 좋겠다.
수행하면서 가끔씩 중생들과 함께 삶의 숙제를 함께 고민하며 풀어 보는 것도 좋으련만....

되돌아 나와 산허리를 돌아가는데 인근에 폭포가 있는지 물소리가 요란하다.
마애석불 갈림길 지나 계곡쪽으로 작은 길이 보인다. 폭포가 나오지 않을까 해서 한참 따라가 보니 계곡 건너 성안으로 가는 길 같다.

좌폭포도 보며 이리저리 숲속을 내려가니 조금씩 시야가 열리면서 저 아래로 케이블카도 보인다.



바위에 올라 보니 바로 건너편 수직 암벽 사이로 엄청 긴 물줄기가 바위틈새를 따라 출렁대며 쏟아져 내리고 또 다른 폭포가 계곡위로 살짝 보이는데 대혜(명금)폭포인가 보다.





우렁찬 소리에 귀가 멍한데 물보라 휘날리며 마구 쏟아져 내린다.
흰 포말 일으키며 줄기차게 떨어지는 모습 보니 나도 몰래 환호성이 터지고 가슴이 후련하다.







세찬 물속에 잠겨버린 징검다리 조심조심 건너 도선굴 찾아가니 폭포수가 바로 굴 옆으로 떨어지고 굴 안에는 여러 개의 촛불이 불상 앞에 켜져 있다.







굴내부 공간이 제법 큰 편인데 다행이도 물방울이 떨어지지 아니하고 바닥 한쪽으로만 석간수가 흐른다.











수직 절벽 중간지점이라 은둔하기에 좋고 속세와 단절하고 수행하는데도 좋을 것 같은데 배고프고 추우면 소용없지 않을까?





물 흘러 내리는 좁은 바위길을 조심조심 되돌아 내려와 해운사를 지난다.

쉼터에서 건빵 양갱 식혜로 비상조치 하고 금오산성 대혜문 지나 다리 건너니 주진입로 포장도로다.





고려때 충신 길재 선비가 남긴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싯귀를 보니 사람 살아가는 모습은 그때도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나 보다.



대권이 바뀌면서 지난날 한자리 했던 자들은 모두 종적을 감추고 새로운 세력으로 전원 교체되었을 테니...
아부할 만한 체질이 못되는지라 저들의 곱지 않은 눈초리를 피해 여생만이라도 고향에서 편하게 지내고 싶었을 것이다.

벼슬했던 분이 고향 찾아 내려 온다니 금오산 계곡 맑은 물 흐르는 이곳에 거처를 마련하여 모셨을 것이고
그 또한 벼슬길을 꿈꾸는 후배들을 가르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터미널 가는 버스(12번)도 있지만 일찍 들어갈 이유 없으니 여기저기 구경하다 유명하게 보이는 곰탕집에 들러 저녁 먹고 터미널로 향하는데 빗줄기는 점점 세차게 내린다.


5부 능선 이상의 정경사진들은 이해를 돕기 위해 산을 사랑하시는 산님들이 지극 정성으로 담아오신 것을 인용하였아오니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