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秋

청량산 장인봉→탁필봉→은진전→축륭봉20071020

서로조아 2013. 4. 12. 16:02


 



상상에만 머물던 청량산 신령님 품에 안겨 보니

2007.10. 20(토, 맑음)

북대구터미날(06:15)→안동터미날(07:30~08:50)→청량산주차장(09:40)→매표소→폭포입구(10:00)→두들마을(10:20~30)→전망대(11:00~10)→장인봉(11:20~30)→선학봉(11:40)→자란봉(12:00)→뒷실고개(12:20)→연적봉(12:40)→탁필봉→자소봉(13:00~10)→김생굴(13:30)→금탑봉(13:40~50)→풍혈대→은진전(14:10~20)→입석(14:30)→축륭산성→전망대(15:30~40)→축륭봉(15:50~16:00)→매표소(17:30~50)→까치식당(18:00~50)→버스출발(19:00)→안동(19:50)







송이처럼 송글 송글한 청량산

안동시에서 버스가 있다니 무조건 첫차(06:15 북부정류장)로 달려간다.
1시간30분만에 낙동강 건너 버스터미날이다.

안동역 방향 대로변 정류장에서 시간표 보니 08:50분에 두 번째 차가 있다.



재래시장에 들러 떡과 과일 안동탁주 산 후 알아보니 안동역도 가깝고 동서울, 영주, 태백, 영양, 영덕행 버스도 운행되는 것 같다.

청량산 가는 찻길은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도 계속 올라간다며 막차는 19:00에 있으니 둘러보시는데 충분할 것이라 하신다.

넓은 호반 뒤로 산세가 특이한 산이 청량산이라며 기사님 매우 친절하게 안내해 주신다.



내리자마자 건너편으로 보이는 깍아지른 암벽과 그 아래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더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흥얼거리며 다리건너 청량폭포를 찾아간다.
최근에 지어진 듯한 건물 부근에서 시멘트 도로따라 무작정 올라가니 버려진 듯한 농가 두체가 보이고 앞 뒤로 노란 감이 주렁주렁 보인다.








창고엔 골동품 항아리도 보이고...
이런 곳에 집 짓고 사셨던 분들 지금은 모두 돌아가셨는지 무너져 내리고 적막감만 흐르는데 길가엔 여기 저기 노란 들국화향이 그윽하다.



계곡길로 오르다 보니 은행처럼 노란 열매가 떨어져 있다.
달면서도 텁텁한데 고염이나 보다.

덩치 큰 바위 위쪽에 건물이 보이길래 이렇게 높은 곳에 누가 살고 있나 해서 들어가 보니 놀랍게도 할머니 한분이 일하시다가 반겨 주신다.






어떻게 이런 곳에서 사십니까?
75세라이신데 할아버지와 단 둘이서 산비탈 밭을 경작하면서 살아가신단다.
바로 옆집도 그러하고.

지금까지 적은 양의 계곡물을 볼 수 있었는데 이후부터는 없다 하시며 주시는 시원한 물 한 대접 받아 마시고 보니 가스랜지가 있고 커다란 가마솥 두개가 걸쳐 있는데 부엌 천정이 온통 새까맣다.





우리 어머님도 할머님처럼 그렇게 불 때서 밥 짓고 방을 덥혀 우리들을 길러 주셨지요.
이젠 전기도 들어오는지 스카이 안테나가 보이고 외줄로 짐을 운반하는 장치도 보인다.

할머님과 할아버지 주무시는 옆에서 하룻밤 묵으며 망가진 것 고쳐 드리고 맛있는 음식도 함께 나누면서 별빛과 달빛만이 가득한 툇마루에서 할아버지 할머님과 살아가시는 이야기 들어보면 참 좋겠다.



다음번에 오면 하룻밤 재워 달라며 아쉬운 작별 인사드리고 급경사지를 오르는데 저 분들에게 무언가 도움을 주어야 하는데 구경하듯 스치고만 지나치니 죄송한 생각이 든다.
저분들의 농산물도 팔아 주어야 할텐데....

인근 사면에 꿀벌통이 여러개 보인다.

급사면을 오르는데 아주 작은 밭이 보이고 그곳엔 무언가 자라고 있고
계곡 바위밑에 뚜껑이 덮혀 소중하게 보이는 것은 할머님께 식수를 공급해 주는 유일한 샘터같다.





여기 저기 온통 바위돌인데 매우 특이하다.
마치 자갈 콘크리트 덩이같이 바위속에 크고 매끈한 자갈이 반쯤 박혀 있는 것도 있고 빠져 나간 구멍도 보인다.



그 옛날 이곳이 하천이었는지 지금의 자갈과 똑같은 것들이 여기 저기 박혀 있고 어떤 부위는 점토층이 바위로 굳어졌는지 판상으로 겹겹한 곳도 보인다.



너무나 신비롭다.
지중에서 마그마가 솟구치면서 주위의 자갈과 점토층과 썩이면서 오늘의 저와같은 바위가 생겨 났는지....

첫 번째 갈림길에서 왼쪽을 택해 오르는데 완만하던 길이 급해지면서 주능선 끝에 올려 놓는다.

지금까지는 시야가 막혀 몰랐는데 바로 앞에 뾰족하게 솟은 암봉과 저멀리 구비치는 낙동강, 건너편 산의 고랭지 채소밭이 이곳만의 특유한 정취를 자아낸다.





전망대 바로 옆은 수천길 낭떠러지인데 저 멀리 죽령과 소백산 그리고 태백산도 보이는 듯 하다.









장인봉(870m) 지나 급한 철계단 내려가니 폭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선학봉 가는 길은 출렁다리(선학봉↔자란봉) 공사중이라며 진입 불가란다.

계곡으로 내렸다가 다시 올라 철사다리 오르니 자란봉이다.
건너편 선학봉 자락은 하나의 커다란 바위인데 부드러우면서도 매우 특이하다.









청량사 가는 첫 번째 갈림길 지나 연적봉에 오르니 지금까지 올랐던 암봉과 청량산 주변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응진전과 청량사는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홀로 우뚝한 탁필봉 돌아가니 자소봉이다.







찬바람 불어대고 산객들로 붐비는지라 망원경 볼 생각도 못하고 곧바로 김생굴을 찾아간다.

엄청 커다란 바위밑으로 움푹 들어간 곳이 김생굴이란다.



높은 바위틈에서 한 두 방울씩 떨어지는 석간수 마셔보고 비올 땐 폭포로 변한다는 곳도 살펴보고 청량사를 찾아간다.
청량사가 한눈에 보일 것 같은 봉우리에 올라보니 놀랍게도 묘 1기가 있는데 금탑봉이란다.
일제당시 송진 체취가 이곳까지 미쳤는지 큰 소나무마다 아랫도리에 뼈까지 드러낸 깊은 상처가 있었으니 ....









암봉 자락에 자리잡은 청량사는 돌아가면서 암봉으로 감싸져 있지만 동남쪽 암봉이 낮아 온종일 따뜻한 햇볕이 머물기 좋은 것 같다.

응진전은 금탑봉을 돌아가는데 좁은 흙길 바로 옆은 수천길 낭떠러지다.
어풍대 풍혈대 총명샘 지나 돌아가니 커다란 바위 밑에 작은 암자가 보이고 최근에 지어진 듯한 작은 목조 건물(요사체)도 보인다.









이곳도 바로 아래가 수천길 낭떠러지라 속세와의 단절이 용이하고 시야가 넓게 트여 건너편 축륭봉 바라보면서 수도하기에 좋은 것 같다.



축륭봉에 올라보면 참 좋을 것 같은데 그 쪽으로 오르는 길이 궁굼하다.
마주 오는 산님께 물어보니 이 길로 계속 하산하면 입석인데 그곳에서 오를 수 있단다.



임도로 오르다 잘 정비된 산성따라 이리저리....
숲속의 흐릿한 길을 찾아가는데 갑자기 시야가 열리면서 청량산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축륭봉에선 더욱 좋을 것 같다.







역시 예상대로 청량산 주능선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고 안동댐으로 흘러드는 물길이 호수처럼 석양빛에 빛난다.





입석으로 되돌아가 포장도로 따라 매표소까지 가는 곳보다는 이곳에서 곧바로 매표소로 하산할 수 있으면 좋겠다.



모두 입석으로 하산해 버리고 아무도 없다.
매표소로 하산할 만한 능선을 살펴보고 임도로 내려서 찾아보니 더 이상 길이 안 보인다.
분명 이쯤에서 그쪽으로 갈라지는 길이 있어야 할텐데...

다시 축륭봉으로 오르며 살펴보니 철계단 바로 직전에 리본이 두개 보인다.
흔적이 너무나 희미하다. 좀더 진행해 보니 그런대로 능선따라 계속 희미한 흔적이 이어지는데 가끔씩 붉은 리본과 흰색 비닐 안내판이 도와주어 조금은 안심된다.

하지만 햇님이 서쪽으로 기울어 가고 있으니 잠시도 방심할 수 없다.

산림욕하는 기분으로 발걸음 재촉하는데 살짝 시야가 열리면서 낙동강과 다리가 보이는데 아침에 건넜던 다리가 아닌 것 같다.

다시 뒤돌아 능선 갈라지는 위치를 재확인하고 간신히 능선길을 찾았는데 리본이 보이더니만 또다시 능선은 사라지고 어디가 길인지.....

계곡방향이 이상해서 다시 올라 또 다시 묘를 지난다.
낙동강이 더욱 가까워진 것 같으니 무턱대고 능선따라 가면 자칫 절벽으로 떨어질 것이니 더욱 조심스러워 진다.

능선에서 계곡으로 내려 가는데 계곡 역시 급경사인데다 잡목이 우거져 계속 진행하는 것도 곤란하다.
다시 계곡 옆 능선으로 붙어 내려가니 그렇게 찾았던 붉은 리본이 제대로 왔다며 안심시켜 준다.

제법 확연해 졌으니 이제부턴 안심이다.
능선 끝에서 낙동강을 내려다 보니 아침에 건넜던 다리가 바로 밑이고
소백산 영주, 태백 봉화를 거친 맑은 물이 철철 흘러내린다.





버스 출발시간이 느긋하니 정자에 앉아 과일 먹고 커피도...

매표소에 불이 들어오면서 순식간에 어두워진다.

주변식당 기웃거리니 산악회분들이 단체로 식사중이시고...
황토로 예쁘게 단장된 안에도 몇 분이 식사중인데 조용한 편이다.

벽난로 안에서 활활 타는 장작불로 내부가 온화한데 된장찌개도 맛있고 반찬 하나하나가 정갈하다.





사방이 칠흙같이 어두운데 강 건너 산위엔 밝은 상현달이 걸려 있고 하늘엔 온통 별들로 가득하다.



조국산하 회원 여러분
청량산 가시게 되면 도산서원 들러 퇴계선생님 뵙고 안동댐 구경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후 열차로 안동에 가셔서 역앞 24시 사우나에서 당일 주무시고
다음날 아침 청량산행(08:50) 버스 이용하셔서 산행하신 후 24시 사우나에서 2박 하신다면 도산서원과 안동댐 구경하시고 당일로 귀경 가능하리라 봅니다.

좋은 추억도 많이 쌓아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