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秋

영남알프스 작별인사후 부산으로20071101

서로조아 2013. 4. 12. 16:10




 

영남알프스 신령님께 작별인사 드린후 부산으로 방랑 여행을

2007.11.01(목, 흐린후 맑음)

석남사(07:30~40)→와폭(08:50)→귀바위임도(09:40)→쌀바위(10:05~10)→가지산정상(10:40~50)→백운산갈림길(11:40~12:20)→ 아랫재(12:40)→전망대(13:30)→운문산정상(13:40)→전망대(13:50~14:00)→딱밭재(14:40)→범봉(15:00)→억산정상(15:50~16:00)→ 계곡(17:10~20)→석골사→버스정류장(17:40~18:10)→밀양터미날(18:50~19:00)→덕천역(20:20)→연산역→목림레포츠

11.02(금, 맑음)

목림레포츠(08:00)→시청역→정보고교(09:00)→전망대(09:30~40)→황령산 봉화대(10:00~10~)→금련산(11:20)→터널(12:00)→광안해변(13:00~10) →부산역(14:10~30)→서울역(17:20)


 



5개월간의 객지생활에서 잠자리가 되었던 찜질방 탈출하게 되니 시원섭섭하다.

퇴근해 봤자 가진 것 없고 눈앞에 거슬리는 것 없으니 신경 쓸 일 없어 좋은 것 같은데 앙꼬 없는 찐방처럼 이 역시 재미없는 것 같다.

삶을 단순하게 사는 것이 좋다지만 언제나 적용되는 말은 아닌 것 같고.....

부딪힐지라도 서로를 위해 무언가 할 일이 있고 할 만한 힘이 있을 때가 좋지 않을까?
홀로 살아간다는 것은 특별한 신념이 있지 않는 한 아무래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아들녀석 군입대후 택배 보내듯 그렇게 허물 벗고 지난번 눈인사만 드렸던 가지 운문산 신령님께로 달려간다.

동대구역에서 울산행 버스(17:40)에 올라 신복로타리 하차 하시는 분께 물으니 찜질방이 있다 한다.
해장국집에서 저녁 들고 찾아가니 이용료는 1만원이란다. 찜질은 안할지라도 하룻밤 묵어야 하니...

욕탕과 찜질방 내부는 궁천처럼 화려한데도 세제 냄세가 진동하고 면적은 커 보이지만 짜임새가 없어 대구보다 못한 것 같다.
많이 투자할수록 생각도 많이 해야 경쟁력이 있을텐데....

미역국으로 아침 해결하고 김밥과 태화 생동동주 사 넣고 05:40분부터 기다리는데 6:50분경에 고속도로 경유 석남사행 첫차가 온다.

징검다리 건너 석남사 우측으로 올라가는데 수해로 예전의 길이 없어진 것 같다.
지계곡을 두세번 넘으며 방향을 수정하다보니 계곡물이 보인다.



식수를 보충하고 산죽 밭으로 오르니 그제서야 예전의 길과 만난다.

겨울을 재촉하는 찬바람 불 때마다 낙엽이 우수수 흩날리고
첫눈 내릴 것처럼 옅은 구름으로 가득한데 임도에 올라서니 귀바위와 쌀바위가 빼꼼히 얼굴 내밀고 반겨준다.


 



쌀바위 올라 주변에 눈인사 드리고 곧바로 정상을 향하는데 나무마다 어느새 한겨울처럼 가지만 앙상하다.


 



가지산 정상에 이르니 서서히 밝아오더니만 따사로운 기운으로 가득해 진다.
찬바람 세차게 불지만 햇님이 함께 하니 움추렸던 마음도 활력이 생기고 푸근해진다.


 


 


 


 


 



상운산 문복산 고헌산, 간월산 신불산, 능동산 재약산, 건너편의 운문산, 발아래 북능과 호박소에 눈인사 드리고 운문산을 향한다.

하얀 억새숲과 바위들 그리고 간간이 만나는 소나무 벗삼아 완만한 능선길 달려가니 백운산 갈림길이다.


 


 


 


 


 


 



따뜻한 풀밭에 앉아 건너편 능동산 재약산 얼음골 바라보며 김밥과 곡주로....

아랫재 오두막도 문이 잠겼다.


 


 



전망대 바위에 올라 심심이 계곡과 가지산 북능 바라보니 예전 모습 그대로 반갑다.


 


 



운문산 정상도 예전모습 그대로 반가운데 발아래 얼음골은 여기저기 유리보석처럼 반짝거린다.
무엇일까 궁굼했는데 사과밭을 덮은 비닐막이다.


 


 


 


 


 



억산 가는 길에 운문사쪽 보니 지능선 사이로 깊은 계곡이 매우 인상적이다.


 


 


 



칼날같은 암릉길 산양처럼 오르락 내리락 하다 되돌아보니 상운암은 어느새 석양그늘 속으로 빠져드는데 사리암은 석양빛이 가득하다.


 


 


 


 


 



안부로 떨어지니 이정목이 석골사 운문사 억산 가리키며 아직까지는 억산 신령님 뵙고 가는데 문제없을 것이라 한다.


 


 


 



범봉 지나 발걸음 재촉하니 대비사 갈림길 이정목이 억산이 바로 위라며 반겨준다.


 



희미한 기역 더듬어 곧바로 오르는데 예전에 없던 로프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급경사 바위틈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나무를 꽁꽁 묶어 마구 잡아당기면 어찌 될까?
말만 화려한 산꾼들의 자연 사랑인지...


 


 


 


 



운문호는 석양빛이 남아 있고 운문사는 산그늘에 가리워져 간다.


 


 


 


 


 


 


 


 


 


 



예전부터 바라만 봤던 구만산은 이미 석양이 깊었고 처음 가는 길이라 아무래도 곤란할 것 같다.
오늘도 산세만 바라보며 눈인사 드리고 하산을 재촉한다.

한참 내려간 것 같은데도 상운암 길까지 내려와서야 물소리가 들린다.

10시간을 좁은 공간에 같혀 수고한 발이 운문산 신령님 주시는 옥수에서 바지 벗고 무릅까지만 담가보고 가잔다.
이내 바위틈에 숨어 있던 물고기들까지 달려 나와 종아리에 뽀뽀 해주니 피로가 말끔히 사라진다.


 



저녁 예불중인 석골사 지나 마을길 달려가는데 예전의 논들이 모두 사과밭으로 변했다.
나무마다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들이 주렁주렁...



과수원 할머님께 천원 드리고 2개 따 먹어보니 짱구지만 연하고 맛있다.

이왕 늦었고 부산에도 좋은 찜질방 있다 하니 하룻밤 더 묵고 가야겠다.



밀양 종점에서 부산행으로 갈아타니 사하터미날이 종점이란다.

연산동 전철역에 내려 저녁 들고 목림 찜질방 찾아가니 이용료 저렴하고 수질도 무척 좋은 편이다.

새벽하늘 밝아오는 부산 시가지 살펴보니 백양산이 바로 앞인 것 같고 금정산도 바라보인다.
연제청사 앞에도 산이 보인다. 장산인가 했는데 황령산이란다.

금정산까지 가보고 싶지만 오늘만은 광안대교가 내려다보일 것 같은 산에 올라 부산 시가지 전체를 살펴보고 싶다.



미역국으로 아침 해결하고 황령산 쪽으로 이어질 것 같은 길로 무작정 접근해 본다.
동네 어귀에서 생탁과 이것저것 먹거리 사서 급경사 동네길 올라가니 상당히 높은 지역임에도 산허리 돌아가는 작은 차도가 있고 학교 정문 바로 옆으로 들머리가 있다.



20여분 소로따라 무작정 올라 전망대 바위에 서니 부산항 구덕산 만덕터널 백양산 금정산 장산 그아래로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더 이상 확장될 만한 곳이 없을 정도로 참으로 대단하다.


 


 


 


 


 


 



황령산 정상은 거대한 중계탑 2기가 있는데 예전에도 해상 방위 상태를 불꽃의 갯수로 조정에 알리는 역할을 했던 곳이란다.


 



광안대교와 부산항, 태종대와 부산 앞바다를 한눈에 살필 수 있음은 물론이고 구덕산에서 백양산 금정산 장산까지 모두 볼 수 있는 중앙인것 같다.


 


 


 



바닷가에 왔으니 광안리 모래사장과 바닷물도 보고 싶다.
오솔길 따라 무작정 내려가는데 잡목이 우거져 더 이상 살피기 어렵다.


 


 


 



민족간 전쟁당시 마지막 피난처요, 원양어선의 출항기지로서 전세계 바다를 누비며 갖가지 애환을 간진한 부산이 아닌가
온갖 어려움중에서도 지하철 3개 노선이 운행되는 제1의 항구도시로 발전한 이면에는 우리 민족의 악착같은 저력때문이 아닐까

이젠 이만큼 발전했으니 저마다의 사정으로 소외되었던 분들 함께 묶어 가는 노력이 중요할 것 같다.
황령산에 쓰레기 버린 분이 아마 그런 분들 아닐까

솔직히 잘 산다는 것이 본인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때를 잘 만나고 주변 환경을 잘 만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씨앗일지라도 소용없듯이...



고속도로밑 터널을 빠져 나와 동네길 가다가 회덥밥으로 에너지 충전하고 광안리 해수욕장 찾아가니 예상과 달리 무척 깨끗하다.
주거지와 상가밀집지역인데도 이렇게 깨끗할 수 가 있을까?
짜증나서 황령산 찾는 분들 중엔 쓰레기 관리가 소홀한 것 같았는데...


 


 



해변은 고운 모래밭인데도 거닐기 좋다.
갈매기들도 무리지어 걷기 운동 하고 비둘기들도 간간이 놀러 오는 것 같다.


 



오늘 밤은 집에서 자야할 테니 이쯤에서 방랑 여행 마무리 하고 부산역으로 달려간다.


 



새마을호 이용할까 보니 대부분 KTX다.
부산-대구간은 공사중이고 이미 도입된 차량 놀리기도 뭐하니 그만큼 새마을호를 줄일 수밖에 없었나 보다.

저들은 이용객이 적어 줄였다는데 솔직히 나 같은 자에게는 새마을호가 넓고 가격도 저렴해서 좋은 것 같다.

공사 끝나면 예전처럼 새마을호가 운행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