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秋

거창 보해산에 올라20081130

서로조아 2013. 4. 12. 16:23



 



백두대간 고산준령 호위속에 거창의 금귀봉 보해산 능선길을

2008.11.30(일, 맑음)

거창터미날(07:40~08:20)→징검다리(08:30)→당동마을(09:20)→괭이봉(09:50~10:00)→금귀봉(11:20)→능선4거리(12:00)→능선3거리(12:20)→835봉(12:40~13:50)→보해산(14:40)→회남재갈림길(14:50)→날머리(16:00)→가조(16:10)










덕유산엔 눈꽃이 가득하다는데
송계사 쪽에서 오르는 길 교통편 모르니....
거창군 금귀봉과 보해산에 올라 주변 산신령님께 눈인사부터 드려야겠다.

서대구터미날에서 함양행(06:30) 버스는 1시간만에 가조들녘 지나는데 아침 햇살에 밝아오는 산이 보해산 같다.



터미날 식당에서 청국장으로 든든히 먹고 켄 맥주 사서 넓은 냇가 따라 징검다리 건너는데 어찌나 맑은지 송사리가 때지어 놀고 물오리도 갈대숲에 가득하다.







가조로 이어지는 도로옆 당동마을 표석이 반갑다.
동네 어귀 가게에서 켄 맥주 추가 보충하는데 이른 아침에 홀로 찾은 내가 이상해 보였는지 주인 할머니 어디서 왔느냐 물으신다.

북(서울)에서 왔습니다. 하니 계속 물어 오신다.
가족은 어떻고? 홀로 왔지요.

금귀봉 찾아가는 길이라니 객지에서 고생 많겠다며 빵을 주시길래 거스름으로 받은 500원 드리니 켄 커피도 넣어 주신다.

내 목소리는 여전한데도 북에서 왔다는 말에 마치 어머님처럼.... 아들처럼 보였는지...
뜻하지 않게 깊어지니 당혹스럽지만 그 분의 진실된 마음은 어머님처럼 푸근하고 좋다.
다음에 거창 들르면 이 분을 다시 찾아 따뜻한 정에 보답도 하고 하룻밤 유숙하고 싶다.

추수 끝난 들녘 마을인근엔 비닐하우스가 많은데 그 속엔 벌써 봄인지 무언가 자라고 있다.



오르막길 위로 금귀봉이 우뚝하고 계곡 안쪽으로 농가들이 옹기종기...



텅 빈 우사엔 송아지 한 마리가 쓸쓸한 모습이다.

농촌에선 벼 농사 외에 소가 큰 재산인데 이것마저도 경쟁력 잃고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으니...
토종이 사라지는 것은 슬픈 일이다.

우리들 역시도 세계 속에서 경쟁력 잃게 되면 이처럼 되는 것 아닐까?
우리만의 고유한 것들이 외국 것으로 대체될 테니...

강한 놈만 살아남는 것이 자연의 순리일지라도
경쟁으로 얻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니
많이 생산해서 마음껏 소비하고픈 지나친 욕망이 곧 우리들 모두를 멸망하게 하는 것 아닐까?

소갈비 수북한 능선길 따라가니 묘지만 이어질 뿐 나 홀로 나무꾼 되어 급경사지를 .....
한참 헤메다 보니 전면에 암봉(괭이봉) 보이고 좌측 마을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암봉에 올라서니 거창읍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참으로 아름답다.





▼괭이봉(고양이봉)


▼금귀봉




지리산 준령은 하늘금 이루며 북으로 달려 남덕유에서 월봉산 거망산 황석산 금원산 기백산 등 거대한 산줄기를 함양 서상 거창으로 뻗어 내렸고.









▼2006.02 남덕유에서 월성재로 하산중 담아본 거창방향 산하모습에도 보해산이 보이는 듯 하다


▼산하가족 무릉객님 2007.12.15 덕유산에서 바라본 거창
중앙 움푹 들어간 곳이 거창, 좌측 중앙 뾰족한 능선이 금귀봉- 보해산





남덕유 무룡산을 발원한 물은 기백산 돌아 거창읍내 지나면서 대덕산에서 수도산 거쳐 오는 또 다른 물길과 만나 합천댐으로 흘러드는지라 거창은 물고기들에게도 좋은 만남의 장소임에 틀림없다.









금귀봉에 오르니 서봉 남덕유 삿갓봉 무룡산 향적봉까지 덕유산 주능선이 흰 눈으로 빛나고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대간 역시 선명하다.



▼2006년 덕유산 종주시 서봉에서 만나뵌 덕유 주능선






▼2007.12.15 산하가족 무릉객님 덕유산 향적봉에서 만나뵌 대간상의 민주지산(화면 최상단)


▼수도산과 가야산


▼화면 좌측부터 수도산, 우측으로 뾰족한 곳이 가야산, 중앙 능선에 우두산 비계산, 앞능선에 보해산과 금귀봉


▼왼쪽 가야산, 우측 멀리 아련한 곳이 대구 팔공산, 그 옆으론 비슬산


▼화면 중앙 움푹한 운무 아래가 거창, 중앙 능선 좌측으로 금귀봉과 보해산





▼남덕유에서 뻗은 거망 황석산, 금원-기백산, 맨 뒤 능선이 지리산






우측 길로 가다 보니 가조 쪽에서 올라오는 것 같아 되돌아 나와 좌측 길로 가는데 이쪽도 방향이 이상해진다.
소로 따라 방향 수정할지라도 능선은 뚝뚝 떨어지더니만 보해산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능선이 건너편에 보인다.

미끄러지듯이 내려가니 다행이도 임도 끝지점 같다.
곧바로 능선으로 붙으려다 내려가니 능선방향으로 차량 흔적이 보인다.
오르막 중간쯤에서 반가운 리본 만나 부지런히 오르니 능선4거리다.

▼수직암벽구간에서 뒤돌아 본 금귀봉



소나무 숲길 끝나면서 급경사 암벽지대인데 바위들이 무너지면서 쌓인 것 같다.
정상인 줄 알았는데 또 다른 봉이 보인다.

▼좌측 암봉이 835봉, 우측이 보해산 정상












주변이 모두 절벽 낭떠러지인데 최고의 전망대다.













식사중인 거창 주민 만났는데 이 분도 어찌나 정이 많으신지...
계란 가져 왔다니 과일이며 먹거리 강권하시는지라 곡주도 나누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아쉬운 작별인사 드리고 낭떠러지 암릉길 이어가니 보해산 정상 이정목이 반겨주는데 어둡기 전에 하산하란다.





덕유산 우측 대간상에 계신 삼봉산 대덕산 신령님께 눈인사 드리다보니
내렸다 올라가는 능선 끝에 수도산과 단지봉이 선명한데 가야산 신령님도 고개들어 반겨주신다.













▼산하가족 히어리님 2008.02.15 담으신 가야산 정상



바로 건너편에 대단한 기세로 솟구친 우두산(별유산) 장군바위도 잘 가고 자신에게도 들르라 하신다.





▼산하가족 히어리님 2008.02.15 의상봉







하산지점 살펴보니 칼날 암릉이 동네 부근까지 급하게 이어지는데 그늘에 가리워지기 시작한다.



로프에 의지하는 곳도 많다.
솔밭길 좌우 역시도 급경사는 여전하다.

사과밭 지나다 떨어진 사과 살펴보니 대부분 썩었다. 나무에 매달린 것도 역시..
얼었다 녹으면서 썩었는지... 아니면 병충해인지...
과수원이 좋아보였는데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닌가 보다.

냇가 건너는데 내려오는 군내버스가 보인다.


가조읍까지 10분,
고령(16:25)경유 부산행으로, 고령에서 대구행 버스로


▼가조발 버스시간인데 군내버스는 거창까지 감으로 거창에선 다른 방향 교통편도 자주 있을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