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秋

설악산 대승폭포→안산→12선녀탕20091015

서로조아 2013. 4. 12. 16:31





가을을 찾아 설악산 깊은 곳으로

2009.10.15(목, 맑음)

장수대(08:50)→전망대(09:20~30)→대승폭포(09:40~50)→대승령(10:40~50)→삼거리(11:10)→전망대(11:50~12:00)→안산(12:30~13:20)→선녀탕계곡초입(14:20→두문폭포(15:00~10)→복숭아탕(15:20~30)→응봉폭포(16:30)→남교리(17:10~30)→용대리(17:40~18:10)→속초터미날(18:30)





소슬 바람속에 찾아드는 냉기로 겨울이 다가옴을 알았는지 이제부턴 성장 대신에 챙길 것은 확실히 챙겨 곳간을 채우고, 버릴 것은 냉정하게 버리는 작업에 착수한 것 같다.

모든 것이 때를 따라 정해진 기한이 있음을 인정하고 자연은 더 이상 욕심부리지 않고 철저히 순응하는데 사람만큼은 스스로 지혜롭다며 아름다운 말로 불로장수를 외치고 있으니...

설악산 서북능선 깊은 골짜기로 오색단풍 나들이 나온 12선녀가 벌써부터 온다고 해놓고 뭘 그리 생각만 하느냐며 내일 아침 당장 달려오란다.

짙은 안개 속을 뚫고 인제 원통 지나 장수대에 이르니 햇볕이 화창하다.









상큼한 바람결에 나플거리는 잎새중엔 우수수 허공으로 흩어지는 것도 있고....
오름길 내내 들려오는 가을소리에 귀 기울여 보니 어느새 가을도 깊어진 것 같다.



솔밭 터널지나 전망대에 이르니 전면 위로 보이는 것이 폭포 상단부같은데 작은 봉우리 하나만 보일 뿐 곧바로 하늘 같다.













수직에 가까운 절벽 바위면에서 은구슬 소리 들릴락 말락 하는데 까마귀들이 고요한 적막을 깨고 이곳이 대승폭포라 한다.










폭포상단 계곡따라 오르는데 살짝 얼굴 내민 맑은 계곡수가 반갑다.



한잔 마시고 채워서 금강송 향내 맡으며 이리저리 능선에 오르니 안산과 귀때기청을 이어주는 대승령이다.







백담계곡 건너편으로 황철봉 마등령도 멀리 보이는데 12선녀들은 어느 계곡에 있을까?

안부로 내렸다 올라가니 살짝 하늘이 열린다.
지금까지 올라온 길을 살펴볼 생각으로 숲속을 두리번거리니 전망대가 쉬었다 가란다.

공룡, 용아, 대청봉, 귀때기청까지 설악의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대승령에서 귀때기청 넘어가는 것도 상당한 거리 같다.



장수대 건너편으로 가리산도 우람한데 한계령을 중심으로 U자 형태로 수많은 계곡이 한계리 쪽을 향했으니 폭우시의 한계리는 순식간에 댐속 마을로 수몰되었으리라





커다란 바위돌까지 마을을 휩쓸고 지나갔을 테니 겪어 보지 아니한 자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안산에서 한계리쪽으로 뻗어내린 암릉은 설악의 여타 암릉과 달리 암질도 그렇고 모양새도 독특한데 완만하게 내려가다가 갑자기 절벽아래 협곡으로 떨어진다.











































12선녀탕 계곡쪽은 평범한 모습인데 선녀들이 즐겨 찾는다니?







계곡시작점으로 내려 한동안 진행해도 12선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궁굼했는데 갑자기 협곡으로 변하면서 흰색의 넓은 암반이 계곡면 따라 내려가고 움푹 들어간 곳마다 선녀들만의 욕탕이 시퍼런 물로 넘실댄다.























급하게 흘러내리는 암반 면에 우물처럼 깊은 소
흐르는 물이 자갈을 돌려서 파냈을까?
아니면 바위가 형성될 때 연한 부분이 그곳에만 집중되어 쉽게 파졌을까?

오로지 12선녀들만 알고 있으리라





















▼수해가 나기전의 복숭아탕 모습






12선녀들의 흔적을 살피며 예쁜 다리를 넘나들다보니 선녀들은 하늘로 올라갔는지 백담사에서 내려오는 큰 냇가와 만나는 남교리다.
















지나가는 버스 모두가 속초행일 것 같은데 아무런 반응이 없길래 군내버스 정류장에서 알아보니 백담사나 원통으로 나가야 된단다.




마침 진부령행 시내버스가 다가와 무작정 타고 보니 백담사를 지난단다.
백담사에서 속초행 매표(6,600원)하고 차를 기다리는데 속초시 택시가 빈차로 간다며 일인당 5,000원이라고..

미시령 터널 빠져 나오니 울산바위가 어둠속에 잦아들고 여기저기 전등불빛이 반짝이는 속초 시내를 지나 시외버스터미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