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春

돌아선 아들녀석 어찌 할 거나 130517

서로조아 2013. 6. 2. 16:47





돌아선 아들녀석 어찌 할 꺼나?


2013.05.17.(금, 맑음)

우이동 진달래능선(11:00)→전망대→위령탑→우이동(17:00)



사우디에서 휴가온 아들녀석 매일같이 새벽 귀가하니 아침식사 함께 하기 어렵다.
함께 강릉가면 좋겠는데 지난 휴가에 인사드렸다며 선약이 있는 듯 하고..
딸 녀석은 결혼식 간다며 고속도로 정체가 심할 것이란다.

11이후 표가 있다는 집사람에게 다음 주면 한가할 텐데 하니 혼자라도 가겠다며 예약한다.
대가족(5녀2남)으로 세월 가는 줄 몰랐지만 홀로 살아가시며 눈물 흘릴 때가 많으시니...

아들녀석 5일후면 출국이니 모두 집 비우기가 뭐해서 난 다음에 가겠소.
도서관 휴관이니 상계동 친구 만나볼 겸 수락산을 생각하고 무작정 집을 나선다.

늦은 출발이라 산행코스 어줍어 이수역까지 저울질하다 북한산으로 정한다.
우이동 도선사 길은 석탄일을 맞아 신도 차량이 독점했다.
진달래 능선으로 올랐다 소귀천으로 내려 지난 기역 더듬어 이리 저리...












딸 녀석에게 확인하니 아들녀석 제주도에 갔다고?
이 녀석 아무런 보고도 없이 제멋대로야.

열사의 땅에서 4개월만에 귀국했으니 친구들과 어울리는 10여일은 꿈같은 시간일 테지..
뭔가 사전계획이 있었겠지 하며 애써 긍정한다.

한편 부모에 대한 애정이 없는 것 같고 아빠에 대한 한 맺힘도 대단한 것 같아 안타깝다.

아빠 생각에 아들녀석도 부분적으로 긍정했지만,
결과를 보니 아빠 생각은 현실적이지 못한 것 같고 그나마 어미가 도와주었으니 취업할 수 있었다며 생각할 것이다.

아들생각도 전혀 틀렸다고는 볼 수 없지 않은가
아침 일찍 나가 밤늦게 귀가하는 아들녀석 만나보기 어려웠고,
먹거리도 제대로 해줄 수 없었으니 아들도 부모도 대화가 쉽지 않았지

집사람 다급한대로 지원해 주면서 잘 해보라고만 했던 것 같고
이 같은 지원에 아빠는 늘상 이렇게 반대만 했지.

시행착오로 더딜지라도 자력으로 얻는 60점이 학원수강으로 단시간에 얻는 90점보다 귀중하다며 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중요하다 했고...

자격시험 본다며 노트북 사달라길래 누나 쓰던 노트북으로도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뭐가 문제되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 볼 것을 주문했건만, 엄두가 나지 않았는지...

딸 녀석 S/W가 무거워져서 사는 것이 좋다며 사용중인 것을 동생에게 주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또다시 샀으니 돈 버는 누나 부러워하며 아빠에 대한 섭섭한 감정이 누적되었으리라.

솔직히 컴퓨터 성능이 문제되는 것은 S/W를 마구 설치함에 기인될 때가 많은지라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려했건만...
당면문제 분석과 대책안을 모색하고 관철시키는 노력이 공학도에겐 소중하다 할 것인데...

경찰이나 군이 맞는 것 같아 제수 할지라도 좀 더 생각해 보자 했건만,
집사람 전공대로 살아가는 세상도 아니고 전과도 가능하다며 무조건적인 진학을 고집했지,

집사람이 아빠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시키고 지원해 주었더라면 저렇게 까지는 아니할 텐데...
이제까지 아빠가 요구한 것 당신부터가 무시했으니 우리 아빠는 현실을 인정치 않고 돈만 아끼는 인색한 아빠라고 인식된 것 아니냐며 왕따의 화풀이 계속된다.

냉장고 전과 같은 크기로 바꾸라 했건만 중대형을 샀고,
소비량 줄었는데 대량으로 구입하다보니 이미 포화상태이고,

설치장소를 생각지 않고 대형 드럼세탁기 사놓고 보니 문 여는 데 불편하고,
의류행가는 계절구별 없이 항상 수북하고,
한 공기 밥이 항상 남고, 찌개도 여러 번 데워 먹을 때가 있고....

깊은 생각 없이 돈으로만 해결하려 한다면 각자 편할 대로 살아보라며 극단적으로 치닫는다.
황혼이혼 증가한다는데 나에게도 때가 찾아드는지....



















산행길 내내 이런 저런 생각으로 번민하는데 북한산 신령님
구름떼처럼 찾아오는 이 모두가 내 뜻과는 상관없이 명예, 재물, 장수를 소원하지





황금만능 앞에 삐뚤어진 것이 어찌 오늘만 이겠느냐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 왔느니라.
사람의 마음이 성급하고 간사함을 보고 사람 창조하심을 후회하셨다 하지 않느냐

더 이상 부질없는 것으로 세상과의 인연을 확장하지 말라.
자연의 순리대로 네 마음 굳건히 지키고 상심하지 말라.
아빠에 대한 미움도 때가 차면 용서될 것이다.

















산양처럼 사람 몰래 신령님 품속 방황하다보니 속세인데 오리 한쌍이 한가롭다.



세계자연유산과 국립공원도 돌아보며 즐겁게 살다 가는 것이 최고야,
딸이 훨씬 좋고, 손주 올 땐 반갑지만 돌아가면 더 반갑단다는 말도 들린다.

이게 무슨 소린가? 진즉부터 우리들 모두는 아들을 부러워했고, 귀여운 손주도 부러워했는데..
재확인 하니 대다수가 그런 생각이라며 후회하지 말란다.

황금만능이 깊어질수록 변하지 않는 것이 없는가 보다.
벌써부터 가정이 무너졌는데 왜 너만 모르냐고?

도서관에서 만나는 80대 학자분께 재확인하니 이젠 족보가 필요 없고 제사도 필요 없단다.
삼강오륜을 비롯한 유교적 가치관이 10년전부터 붕괴되었다며..

주변을 둘러보니 각자의 취향에 따라 스마트폰과 콤퓨타에 온종일 매달려 있고, 나 역시도 그러하지 않은가

그래 모든 것이 변했는데 아빠만큼은 진실만을 고집했으니 왕따 당한 것도 당연하겠지
신령님 말씀대로 세월에 맡겨두고 기다리자. 언젠가 용서될 날이 있을 테니..

이제 와서 황혼이혼 해 봤자 뾰족한 해법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