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冬

세월이 가면.... 비학산 2014.01.19

서로조아 2014. 1. 31. 11:17



 

 

세월이 가면..

2014.01.19(일, 맑음)

포항죽도시장(08:00)→신광면사무소(08:30)→신광초교→마을보호수(09:10)→법광사(09:20~35)→무제등(10:00)→전망대(10:15~30)→정상(11:00~20)→전망대→날머리(13:20)→반곡저수지→신광온천(13:50~15:50)→정류장(~17:00)





출근길에 멀리 뵈는 마루금이 내연산 부근 같은데 비학산 이란다.
죽도시장에서 신광행 버스(100번) 타고 흥해들판 지나 용연저수지 돌아가니 양 날개 펴고 하늘로 힘차게 비상하는 비학산 마루금이 마을 끝으로 선명하다.









신광초교 부근 도로가엔 작은 전방들이 옛 모습 그대로인데 상점보다는 주거공간인 듯 하다.

 

 

법광사로 향하는 마을길가엔 주인 잃고 버려진 빈집도 가끔 만난다.





55년전의 기역으로 여기 저기 살펴보니 시커멓게 그을린 부엌천정 서까래와 부뜨막에 놓여진 성냥통이 반겨주며 이곳도 한때 가마솥에 불 지펴 먹거리 만들고 구들장 뎁혀 아이들과 함께 오순도순 즐거웠다 한다.





아이들은 모두 도시로 나가고 노부부만이 10여년 전까지 이곳을 지켰다고 하는데 잡초에 뭍혀 있는 농기구와 부엌천정까지 자란 조릿대가 빼꼼이 내다보며 무척 반가워한다.





유년시절을 함께 보냈던 자들이 고향마을에 그림같은 집 지어 자기들과 함께 하겠다고 맹세했건만 자물통 채워 놓고 들락거릴 때가 많다며 아쉬워 한다.

▼마을과 토지를 지켜 준다는 서낭신을 모셔 놓은 서낭당이 마을입구에...
▼마을과 토지를 지켜 준다는 서낭신을 모셔 놓은 서낭당이 마을입구에...





자연 그대로에 의존하는 삶이 새로운 부가가치에 따라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반강제적으로 바뀌는 것 같다.

에너지원(나무→석탄→석유→가스→전기→원자력)과 사람의 노동력을 대신하는 동력(증기기관→내연기관→전동기...),
사람의 판단과 조작을 대신하는 계측제어장치가 최적화되면서 우리들의 삶도 크게 바뀌지 않았는가?

석유가 나오기 전까지는 나무나 석탄에 의존하는 외연기관이었지만, 연소량을 섬세하게 제어가능한 석유와 가스가 나오면서 내연기관이 세상을 바꿔 놓았고, 전기와 전동기가 나옴으로서 지하철로 도심 교통문제를 해결하고...
인터넷 통신기술이 세계를 하나로 묶어 제어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최정점에 이르렀다 할만 하지 않은가?







텔레비전, 자동차, 선박, 스마트폰은 날씨에 관계없이 연중 생산 가능하지만 농어촌은 날씨에 민감하고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수확이 불안정적이다.







경쟁력 있는 먹거리를 찾아 떠나다 보니 농어촌엔 젊은이와 아이들이 줄어 문닫는 학교가 생겨나고
나 중심의 개별사회로 심화되면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니 우리들의 세상은 또다른 형태로 바뀔 것 같다.













최첨단에 다가갈수록 또다른 문제들이 잉태되고 있으니 참으로 묘한 것 같다.













경쟁력 있는 먹이감만이 최고인줄 알고 유목민처럼 쉬지 않고 떠돌았건만,
경쟁이 치열한 정상은 극히 소수에게만 허락되었는지.....
그렇다할지라도 함께 살아가는 사회임으로 공동연대책임을 피할 수 없으니 결코 행복하다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지난날 요긴했던 농기구가 잡초에 뭍혔으니..
더이상 농사지을 수 없게 되었는지







침봉이 많은 설악산은 다수가 머물기엔 넉넉하다 할 수 없고 자칫 실족하면 목숨도 앗아가지만, 소백산과 지리산은 두리뭉실해 보일지라도 마음 편하고 많은 생명체를 품고 있지 않은가?

내 생각에 속아 하나만 알고 둘은 외면한 채 어리석은 삶을 살았는지?
우리들의 삶이 참으로 묘한 것 같다.







 

▼2014.02.09(일, 흐림)  호리마을에서 냇뚝따라 신광온천 가면서 바라본 비학산 마루금

 

 

 

▼신광온천 부근 산자락인데 나즈막한 산 넘어가 이명박 대통령 고향마을이라고....

 

 

 

▼ 수질 좋은 천연 온천수임을 어떻게 알았는지 즐겨 찾는 이로 오늘도 주차장이 가득...  

 

 

 


2014.01.31(금, 흐림) 음력 설날

 


처갓집 갔다가 한전 영동화력발전소 근무시절 (1977년,37년전) 살았던 집(대문 옆 나란이 붙은 단칸방 2개, 강릉시 교동, 강릉상고 뒷편 산자락)을 찾아가 보니 아직도 그 자리에 옛모습 그대로 반가웠는데 내부를 살펴보는 순간 어수선함이....

 





내가 살던 그땐 포도와 석류가 있는 정원이 있었고, 펌프 물 먹으며 3가구가 그런대로 잘 살았는데 지금의 모습은 공짜로 살아라 해도 못 살 것 같으니....

보잘 것 없는 집일지라도 주인이 살면서 애정으로 가꾸면 좋은 쉼터가 되지만 아무리 좋은 집이라 할지라도 애정으로 가꾸는 자가 떠나면 썰렁해지면서 쉼터로서의 기능을 상실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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