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冬

거창 우두산 신령님 찾아 온종일... 20081214

서로조아 2015. 6. 16. 15:18




 


거창 깊은 산골에 계신 우두산 신령님 품안에서 온종일

2008.12.14(일, 맑음)

가조(07:15~30)→뒷뜰마을(07:50)→뒷뜰재(09:10)→1106봉(09:40)→비계산(10:00~10)→1106봉(10:40)→1094봉(11:→10)→마장재(11:30)→갈림길(12:00)→암릉초입(12:20)→우두산정상(13:30~40)→의상봉(14:10~20)→1018봉(15:00~10)→장군봉956(15:50~16:00)→바래봉800(16:40)→안부(17:00~20)→가조(17:40~18:30)







지난번 보해산에서 눈인사 드렸던 우두산 신령님 뵙고 싶은데



서대구에서 가조행 첫차(09:10)로는 곤란할 것 같아 거창터미날에서 가조행 07:20 있다니 퇴근길에 거창으로 향한다.



24시 찜질방(정화탕) 물어 가는데 시장부근 군내버스 안내판에 궁굼했던 송계사행(06:30)도 보이고 가조행(06:50)도 있다.


거창 곡주 사서 찜질방 들어가 시원한 상태에서 맛보니 전통 곡주 맛이다.
반병 비우고 깊은 산골 천연약수로 냉온탕을....

나머지도 마시고 수면장소 찾아가니 이곳만은 넓고 좋아 보인다.
이곳저곳 둘러보고 토굴 속에서 거창군민과 함께...

05:00 나오니 컴컴한 거리에 24시 해장국집만이 밝다.
아침해결하고 기다리니 가조-가야행 첫차가 다가오는데 송계사행 첫차(06:30)는 이곳을 거치지 않고 우회한단다.

지난번 거닐던 도로 달려 금귀봉 넘어가니 15분만에 가조읍내다.
빵과 우유, 향토 막걸리, 맥주 사 넣고 고견사 물어 간다.

아침 햇살로 선명해지는 보해산 신령님께 눈인사 드리는데 위에서 지켜보던 은빛 보름달 저녁에 또 만나자 하신다.


장막이 서서히 내려지면서 장군봉과 의상봉이 점점 뚜렷해지니 발걸음 빨라진다.


비계산쪽 첫 번째 들머리 지나 두 번째인데 리본 한 개가 이리로 오란다.
소나무 숲길로 묘지 이어가다보니 오색 천 휘감은 고목이 리본 붙은 쪽으로 들어가란다.

계곡 빠져나오자마자 뒤뜰재 이정목이 반겨주는데 비계산 신령님께도 인사드리고 오란다.

우뚝한 곳에 비계산 신령님 계실 것 같아 부지런히 오르는데 잠깐 시야가 활짝 열리면서 가야산과 매화산 신령님도 반겨주시고 발아래 죽전저수지와 들녘이 어찌나 시원한지....

▼지난번 인사드린 금귀봉-보해산 능선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덕유산 신령님도




능선 삼거리에 올라서니 남쪽 멀리 지리산 신령님 하늘금으로 반겨주시고
비계산 신령님 능선 끝에서 조심히 오라 손짓하신다.




엄청 큰 바위들이 수천길 낭떠러지 이루며 호위하고 계신 정상석 두 개(합천군, 거창군) 뵙고 나니



흰구름 위로 비슬산, 화왕산, 황매산이 겹겹이 반겨주시고
발아래 미녀산 신령님도 합천호 보여 주시겠다며 들르라 하신다.



낙엽 밑의 얼음판과 낭떠러지가 하산 길에 더욱 겁 주지만 저아래 숲속 어디에선가 순식간에 깊은 잠에 빠진다면...

휴게소쪽 암봉 들렀다 뒷뜰재 지나 1094봉 넘어서니 숨어 계셨던 우두산 신령님 슬하의 암봉들과 함께 일시에....





마장재 지나 전망대에서 신발 벗고 가조 막걸리 신령님께 드리고 나도 한잔....





특이한 바위들이 능선에 도열해 있는데 마치 수락산 같은 느낌이다.












별유샘 지나 뒤돌아 보니 인사드렸던 기암들이 모두 숨으셨는지 온통 숲이다.






우두산 정상 3거리 이정목이 더 이상 진행하지 말라하시는데
매화산과 가야산은 물론 단지봉과 수도산 신령님께도 안기고 싶다.

▼매화산에서 눈인사 드린 비계산과 우두산








덕유산은 흰 모자 벗으셨는지 서봉에서 향적봉까지 푸른빛으로 선명하다.




의상봉과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암봉이 그야말로 공룡처럼 아름다운데 하늘높이 솟구친 의상봉의 기세가 대단하다.

의상봉 오르면서 보니 의상대사께선 우리들이 접근할 수 없는 곳까지도 가실 수 있는 능력이 있었나 보다.
설악산 비선대 금강굴도 오르셨고....

정상은 속세와의 인연이 일시에 단절되고 거대한 암봉들이 호위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신선의 경지임에 틀림없다.













햇님은 어느새 서쪽 하늘에 계신지라 발걸음 재촉해 장군봉 찾아 가니 엄청 거대한 바위봉이 장군봉이라며 반겨주시는데 역시 떠받들고 있는 바위들의 기세가 대단하다.



산줄기 윤곽이 빠른 속도로 뚜렷해지면서 산 전체가 붉은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고 디카도 기운이 소진되었는지 주물러줄 때만 작동된다.






바래봉 올라서니 햇님은 백두대간 넘기 직전에 갸날픈 빛으로 하산 서둘러라 하신다.



곧바로 명령하니 힘겹게 렌즈만 나오고 화면이 열리지 않는다.
장갑 속에 넣고 좀 더 주물럭거리다 보니 햇님은 대간 넘어로 꼴깍하시고 가냘픈 여운만이....

이렇게도 빠르게 사라지시다니...
온종일 강한 빛으로 밝혀 주셨건만
잠시 붉은 빛으로 약해지는 듯 하더니만 서쪽 하늘금에 다가갈수록 더욱 빨라지셨으니...

사람의 마지막 모습도 이와 같지 않을까?

안부로 떨어지니 부드러운 흙길이라 편안해진다.
참았던 곡주 김치 안주로 모두 마시고 마을 쪽 오솔길 따라 달려가는데 산돼지가 방금 휘젓고 지나갔는지...

숲을 빠져 나오니 서쪽 하늘 높이 금성과 화성이 유난히 밝은 빛으로 반짝이고
가조읍내 불이 밝혀지면서 마을이 가깝다.

산악회 버스들이 줄줄이 어둠속을 빠져 나가고 읍내 도로는 썰렁한데
아침에 뵈었던 둥근 달님이 우두산 넘어 오시며 잘 가고 또 오라하신다.

대구행은 19:40 이다.
가조 막걸리와 추어탕 들면서 가조읍민 한분과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어 보니
우두산 찾아오는 산님은 많지만 급히 떠나신다며 섭섭해 하신다.

가조는 알아주는 맛있는 돼지 요리도 있고,
농주 맛의 향토 막걸리도 좋고, 대구분들이 즐겨 찾는 온천도 가조IC 부근에 있다며....



http://cafe.daum.net/gaza2000/7HHK/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