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여행

금오도 답사 160219

서로조아 2016. 2. 25. 05:22

돌산 향일암 건너편 금오도를 찾아서

 

 

여수시 돌산 향일암 건너편 최남단 금오도를 찾아서

 

2016.02.19.(, 구름 많음)

 

미평(05:40)엑스포역(05:50)여수항여객터미날(06:00~20)여천항(07:18~25)대부산능선들머리(07:30)삼거리(08:05)칼이봉(08:20)느진목(08:45)옥녀봉(09:40~50)검바위(10:25)우학(우실)여남초교(10:50)학동(11:10)직포(11:40)촛대바위(12:20)굴등(12:35~40)두포(13:05)폐가(13:30~14:00)신선대(14:15)샘터(14:30)대부산갈림길(14:35)초분(14:40)송광사찰터(15:00)전망대(15:05~10)함구미항(15:40)송고항(16:10)여천항(16:35~45)여수항(16:50)

 

돌산섬이 최남단인 줄 알았는데 향일암(금오산) 건너편으로 또 다른 섬들이...

외딴 섬은 어떤 모습일까 미지세계에 대한 호기심은 진즉부터....

 

첫 번째 시도에선 놓치고, 두 번째는 파랑주의보로 거절당한 금오도행

들어가는 것도 물론 나오는 것도 모두 하늘에 달려 있다.

자기 의지대로 살아갈 수 없는 곳이 섬인 것 같다.

 

금오도 최남단 연도(역포)까지 운행되는 06:20분 여수발 고속훼리호 승선에 성공...

 

엔진소리 커지면서 서서히 뒷걸음질 하더니만 어둠속에 반짝이는 돌산대교 밑을 지나간다.

 

어둠에 덮힌 바다는 육지와 구분되지 않고 가로등도 없는데 정해진 항로를 찾아 일정한 속도로 달려간다.

무인도 바로 옆을 지날 때도 있는데 섬옆이 곧바로 깊은 협곡인가 보다.

돌산항 지나니 깊은 잠에서 깨어난 화태대교가 불그스래한 아침기운을 머금고 반겨준다.

 

드디어 첫기착지인 여천항으로 서서히 접근한다.

내리면서 여객실 내부를 보니 몇분이 누워 계신다. 2층 여객실(좌석)에 두분이 계셨으니 오늘 선객은 10명도 안되는 것 같다.

몇분 내린 것 같은데 볼일 보는 사이에 금새 사라지고, 대기중이던 남면 버스도 어디로 갔는지...

돌산 신기항 가는 배편를 기다리는 노부부만 계실뿐 여객터미날 어디에도 아무런 인기척이 느껴지지 안는다.

물어볼 자도 없으니 대충 감으로 주능선 들머리를 찾아간다.

포장도로 옆으로 주능선 삼거리 이정표가 반갑다.

 

오름길 내내 진녹색 동백과 후박나무 잎새에 눈맞춤 하다보니 능선 삼거리다.

 

어디로 갈까 우측은 함구미 일테고 좌측은 옥녀봉일 테니 지리망산 옥녀봉처럼 엄청난 바위절벽이 있는가 보다.

 

한눈에 조망하기 좋은 곳이니 그곳에 가서 어디로 갈지를 생각해 봐야겠다.

짙은 초록 동백이 계속되는 숲길에서 가끔 얼굴 내밀고 반겨주는데 상당히 큰 규모로 쌓아올린 사각형 돌담도 가끔 만난다.

 

해안가도 아닌 능선에 위치한 것으로 보아 왜구들과는 무관한 것 같고...

경작지로 개간하면서 케낸 돌로 쌓아올린 담일까

돌담 내외부 수목이 동일하지만 분명 어떤 의도가 있었으리라.

 

경작지가 부족한 섬에선 먹거리 자족이 급선무였을 테니 산능선 어디라도 개간했을 것이다.

육지 나가는 일이 어려웠을 테니...

 

칼바위봉 느진목... 헌데 옥녀봉이라는 문구는 뵈지 않는다.

혹시 다른 길일까 갈 수 있는데 까지 가보다 되돌아 나오면 되지...

내마을 알아차렸는지 그제서야 불쑥 옥녀봉 안내판이 안심시켜준다.

 

옥녀봉이라니 지리망산처럼 낭떠러지 바위봉으로 조망하기 좋은 곳이겠지

드디어 펑퍼짐한 바위면 끝으로 추락주의 안내판이...

약간의 민가가 보이는 곳이 유송항 선착장이 보이고 걸어왔던 주능선도 한눈에 갸름된다.

 

면사무소쪽으로 내렸다가 직포 두포 함구미로 진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여천항과 마을을 오가는 버스도 있고 여천항엔 17:30까지 돌산 신기행 배편도 있으니...

16:10 함구미발 개도 경유 여수행을 놓치더라도 16:50 여천발 여수행 배도 있지 않은가

 

포구 가까이 자리잡은 학교(여남초중교) 옆을 지나는데 학생들도 뵈지 않고 무척 조용하다.

교정과 교사가 예쁜 색상으로 깔끔한 편인데....

 

섬주민중에 초중교 자식을 거느린 부모가 얼마나 계실까

 

금년에도 신입생을 받지 못한 학교가 여수 화태초교 등 초등학교 8곳과 분교 33곳이고

중학교도 여수 여남중안도분교·거문중초도분교 등 중학교 1곳과 분교 2곳이라는데....


한반에 1~2명일 수도 있을 테니 상상만 해도 안타깝다.

 

상주인구 감소는 경제수단 불안정 때문이리라.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를 위해 섬에서 육지로 나가고 육지에서도 사정이 좋은 곳으로 이동함은 당연하리라.

 

전국 상권 중심이었던 서울도 이젠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종로 청계천 세운상가 용산전자상가 구로공구상가 남대문의류상가...

사람들 통행도 쉽지 안았던 곳인데.... 서울인구 감소도 필연적이리라.

 

마을주변 밭마다 식물(방풍)이 새싹을 틔우기 시작하는데 향내가 좋아 인기최고란다.

삼겹살 싸먹기도 하고 뭍혀 먹기도 한다는데 나도 한번 시도해 봐야겠다.

 

간간이 뵈는 신축건물은 하나같이 민박 아니면 팬션인데 공가중엔 잡초에 파뭍힌 집도 보인다.

세월이 가면 한때 애정이 깃든 곳도 이렇게 버려지는가 보다.

 

오랜세월동안 확고한 삶의 가치관으로 자리잡은 삼강오륜도 통하지 않는 시대인데...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

 

폐가 인근 텃밭에서 활동에너지를 충전하고 가까이 가보니 매달아 놓은 농산물도 있고 냉장고 위성안테나 절구, 양은솟....

집주인이 소주를 좋아하셨는지 패트병에 담긴 노란 송이주 10병 정도가 흩어져 있고 종이박스안에는 밀봉된 소주가 6병이나..

삶의 흔적이 역역한데 외지인들이 드나들지 않게 하려했는지 여기저기 쓰레기장처럼....

 

그래도 그렇지 살던 집을 이렇게까지?

집주인이 빚지고 떠나갔는지...

 

비렁길 끝으로 함구미항이 보인다. 16:10분 함구미발 개도경유 여수행은 1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

 

서쪽 해안으로 돌아가도 함구미로 나오게 된다니 그쪽으로...

송광사 옛절터라는데 하늘로 치솟은 바위봉 기세가 대단하다.

대숲에 파뭍힌 돌담도 분명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리라.

함구미항으로 나오니 30여분의 여유가 있다.

 

여천항까지 1시간 정도 소요될 듯 하니 기다리는 시간에 구경도 할겸 걸어간다.

송고항을 빠져 나오는 배가 보이는데 함구미 거쳐 여수로 가는 막배같다.

건너편으로 개도 자봉도 월호도 두라도 그 뒤로 화태도 보인다.

 

여천항에 오니 16:30분이다.

매표하고 조금 있으니 고동소리 울리며 서서히 접근해 온다.

 

섬주민이 바라보는 여객선은 육지사람과는 다를 것이다.

해산물을 육지에 내다 팔아 생필품을 구입해 올 수 있고, 만남의 기쁨과 이별의 슬픔도 함께 할테니 ....

 

알지 못하는 곳으로 떠나 그분들과 잠시잠깐만이라도 함께 해보는 것도 참 좋은 것 같다.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삶의 현장을 돌아보면 사색과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 같다.

 

비경을 만날 수 없을지라도, 불편함이 많을지라도 여행자의 마음 상태에 따라 받아올 수 있는 선물은 다양하리라.

움직일 수 있을 때 열심히 돌아다녀 보자

천년만년 사는 것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