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덕유 주능선 순백의 하늘길 따라 온종일
신정이라고 근로자들 쉰다니 덕유산 신령님 품안에 안겼다 와야겠다. 거창군민과 하룻밤 보내고 송계사행 첫차(06:30)로 달려간다. 황강따라 어둠 뚫고 달려가는데 송계사 종점까지 나홀로라 미안한 생각이다. 송계사에 내려 주시면서 지금 올라가시면 황점으로 하산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황점 버스시간 알려 주신다. 통제소 지나 진입로 따라 다리부근에 이르니 우측 산자락에 송계사 불빛이 보이고 횡경재는 계곡따라 올라가란다. 중간정도 오르니 계곡 주변 눈밭이 불그스래 지면서 온화한 기운으로 가득해진다. 뒤돌아 보니 구름 위로 기축년 햇님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산죽 밭에서 20여분 헤지고 나니 지봉이 건너편에 우뚝한데 눈이 무릅까지.... 눈이 날아간 지역을 찾아 이동하는데 가지마다 순백의 상고대가 아침햇살로 반겨주며 걱정말라 한다. 정신없이 눈길 헤치고 가는지라 어디쯤 가고 있는지 궁굼했는데 횡경재라며 송계사에서 올라오는 다른 길도 있단다. 오르락 내리락 하늘길 따라 파란 하늘에 온갖 형태로 수놓은 상고대 주어 담다보니 송계3거리(백암봉)인데 다행이도 이곳부터는 고속도로다. 저 멀리 남덕유와 무룡산 신령님 삿갓재 산장들러 황점으로 내려갈 수 있으니 천천히 구경하며 오라 하신다. 중봉엔 눈인사만 드리고 동업령으로 내려가는데 북서풍이 만들어 놓은 상고대가 자석에 쇳가루 달라붙듯이 바람결 따라 특이한 모습이다. 크게 성장한 녀석은 세찬 바람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반짝이며 흩어진다. 양지쪽에 만들어진 동업령 전망대는 산님들 식사하는지.... 병곡리 쪽은 버스 시간 뜸한 편이라니 서둘러 무룡산으로 향한다. 완만하게 올라 봉에 이르면 또 다른 봉이 손짓하며 반겨 주고 이리저리 순백의 상고대 싫컷 감상하고 가란다. 움푹 들어간 양지쪽에서 빵과 우유로 중간 급유하고 계단 올라서니 무룡산 정상석이 반겨주는데 최근에 인사드린 보해산, 우두산, 비계산, 오도산, 숙성산 신령님께서도..... 이내 월봉산, 황석산, 거망산, 금원산, 기백산, 괘관산 그 넘어로 지리산 신령님까지도 구름위로 살짝...
삿갓봉 뒤로 우람하게 솟구친 남덕유와 서봉이 손에 닿을 듯 한데 아침 해로 만나보면 더욱 좋을 것 같다. ▼2006.02.04 삿갓재 산장에서 하룻밤 묵고 향적봉 가는 길에 무룡산에서 만나뵌 남덕유
계곡아래 황점마을 보면서 상고대에 취하다보니 갑자기 삿갓재 산장이 반갑게 맞아주며 쉬었다 가란다.
초행 길이라 막차(18:30)보다 앞선 차(16:30)가 좋겠다 하니 급경사길 조심해서 내려가란다. 조심조심 앞만 살피며 다리 몇 개 건너니 월성재 갈림길 안내판이 황점이 가깝단다.
덕유산 신령님은 이름 그대로 넉넉함과 푸근함으로 준비없이 찾아온 객에게 이번에도 후한 대접을... 핸드폰 전원 켜서 시간 확인하는데 브리뜨니님 대구 나갈 예정이라며 어디 계시느냐 하신다. 황점에서 버스 기다리다 월성으로 이동 중이라니 이곳으로 오겠다 하신다. 송계사 부근 본가에 가족과 함께 오신 브리뜨니님 사정이 되면 덕유산 산행길 함께 하자 했는데.... 잘 됐다 느긋하게 계곡물 구경하며 가는데 10여분만에 달려온다. 브리뜨니님 참 좋겠습니다. 이렇게 계곡물 맑고 아름다운 곳에서 유년시절 보내셨으니... 이곳저곳 물어보니 고향산천이신지라 척척 박사님.... 백두대간 삼봉산 자락(웅양) 브리뜨니님 고향집에서 아버님(79세) 어머님과 함께 하룻밤 유하고 싶다니 언제나 환영한다고.... 브리뜨니님 고향땅 찾아주어 고맙다며 거창에 유명한 추어탕(구구추어탕)으로... 소문대로 맛도 좋고 풍족한지라 싫컷 들고나니 온종일 얼었던 몸이 사르르.... |
'산행기 > 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봉 거망 황석산 신령님까지 2009208 (0) | 2013.04.12 |
---|---|
남덕유 하늘길 거닐며 사람이 동물과 다른 이유를 20090201 (0) | 2013.04.12 |
금강송 찾아 소광리→응봉산→덕구온천 20090111 (0) | 2013.04.12 |
불경 품은 가야산이건만 2008216 (0) | 2013.04.12 |
팔공산 파계사→서봉→동화사 2008202 (0) | 2013.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