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冬

남덕유 하늘길 거닐며 사람이 동물과 다른 이유를 20090201

서로조아 2013. 4. 12. 21:19





삿갓봉에서 남덕유까지 하늘길 거닐며 사람이 동물과 다른 이유를

2009.02.01(일, 맑음)

거창터미날(08:00)→황점(08:50)→삿갓재(10:00~10)→삿갓봉(10:30~40)→월성재(11:30)→서봉갈림길(12:00~10)→남덕유정상(12:20~30)→철계단(12:30~13:30)→남령(14:40~15:00)→황점(15:40~16:00)→월성(16:30)→거창(17:20)




예전보다 삶의 질이 좋아진 것 같은데 사회문제는 갈수록 흉악해지니 마음이 우울하다.

먹고 잠자며 호흡에 의존하는 생명활동, 분명 동물과 다를 바 없는 것 같고.
보다 편하고 보다 좋은 것을 선점하기 위한 싸움 역시도 동물과 다를 바 없으니....

사람이 인성을 잃게 되면 모든 피조물중에 가장 사악한 존재라는데....
이 말이 맞는 것 같다.

동물과 달리 사람이라 하는 속성은 과연 무엇일까?

육체적 고통을 두려워 불안해 한다면 동물들도 위협받을 것 같으면 불안해 한다.
동물도 자식 사랑하는 마음이 강하고
위협에 맞서 떼지어 다니고
겨울철에 대비하는 지혜도 있다.

자기에게 먹이 주는 자를 신뢰하며 기쁜 마음으로 따르니 동물들도 감사할 줄 안다.
죽음을 앞두고 불안초조해 하고 자식 빼앗길 때 목숨바쳐 되찾으려는 것 또한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사람이 동물과 달리 취급 받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로간의 의사소통으로 저마다의 지혜를 모아 갈 수 있기 때문일까?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동물이라해서 사람이라 칭하지는 아니할 것이다.

나쁜 짓 하면 꾸짓는 보이지 않는 속사람 때문일까?
이같은 속사람의 꾸짖음도 반복적으로 무시하면 속사람의 활동은 마비될 것이고
마음속의 괴로움도 더 이상 느껴지지 아니할 것이다.

세상은 육체의 소욕을 따라 발전하는 것 같고
발전할수록 겉사람은 욕구충족으로 즐거워 하는데 속사람도 즐거울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겉사람을 경계하는 속사람을 마비시켜 놓으면 어찌 될까?
책망하는 자 없으니 무슨 일로든지 육체의 소욕이 충족되면 그것으로 즐거워 할 것이다.

가치관의 혼돈속에 저마다 즐겁게 사는 방법에도 착각하는 자가 많은 것 같고...
웃으면 복이 온다니 속사람을 제껴 놓고 겉만 화려해지는 것은 아닌지...

황점행 버스는 나홀로 산꾼 3명 태우고 황강따라 이리저리 계곡 깊숙이 들어간다.
아침햇살로 월봉산 신령님 다시 뵈오니 어서 달려가고 싶다.
시간봐서 들르겠다 하고 서둘러 삿갓재를 향한다.





1달만에 깊은 산골까지 봄기운이 완연해 졌는지.
계곡 얼음장 밑에선 봄오는 소리 들려오니 깊은 겨울잠에서 하나 둘 깨어날 듯 하다.

무룡산 신령님의 정기 가득한 물 한 병 체워 이리저리 1시간 오르니 하늘 높이 치솟은 삿갓봉이 가깝더니만 이내 삿갓재 산장이 반겨준다.



규모는 작아 보이지만 내실있게 설계되어 볼 때마다 정감이 가는데
별빛 쏟아지는 날 이 녀석과 함께 했던 하룻밤 추억이 새롭다.

야외식탁위에 고향 막걸리(서울 장수)에 시선이 가는데 고맙게도 서울 소나무 산악회 대장님 덕분에 시원한 곡주 맛을....

홀로 남덕유로 간다니 소주 한 병까지도 넣어주신다.
가진 것 없는 홀로 산꾼인지라 사양하는데도 강권하시는지라 감사한 맘으로 받아 넣고 급경사 눈길을 이리저리...

삿갓봉 오르는 주능선임에도 바람한 점 없고 포근하다.

삿갓봉에 올라서니 무룡산 너머 향적봉까지 어머님처럼 반겨주고









하늘 높이 치솟은 남덕유와 서봉은 아버님처럼 기운을 북돋아 주시니 그야말로 천상의 낙원이로다.







사방으로 눈인사 드리며 즐거워 하니 부산 산님께서 부산 생탁(살아있는 막걸리) 맛 좀 보이소 하시니
그렇지 않아도 반가운 부산생탁인지라 얼마나 감사한지 단숨에....

지난번처럼 얼어버릴 것 같아 준비 안했는데 덕유산 신령님 제가 좋아하는 줄 아셨는지...

주변사람의 즐거움을 위한 부산산님의 마음씨
이런 것이야말로 사람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것 아닐까
이처럼 살아가면서 사람 맛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발아래 월성재는 황점과 장수 오가는 분들이 단봇짐 내려놓고 살아가는 이야기 들려오는 듯 한데 한참 내려가보니 산꾼들로 시끌벅쩍 하다.









서봉 갈림길에서 보니 북사면이 상고대로 반짝거린다.











이제까지 상고대 꽃잎만 구경했던지라 떨어지기 시작하는 꽃잎들 세세히 살펴 보고 ...















남덕유 정상부근은 여기저기 진수성찬으로 산상 잔치가 한창이고 정상석 주변은 신령님께 인사드리겠다는 산님들로 초만원이다.









영각사로 향하는 암릉길도 산님들이 개미처럼 끝없이 올라오신다.
중간 급유(빵과 우유) 하며 기다려 보지만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비상수단 강구해야 할 판이다.
배낭 앞으로 메고 좁은 계단 한 쪽면으로 양해를 구하며 역주행 해보지만 나오기까지 1시간이 걸렸으니....





미안한 생각으로 어렵게 빠져 나오는데 군중속에서 산하가족 천지현황님이 반겨주신다.
몇 해전 북한산 백운대에서 뵙고 이번이 두번째인데 이번에도 먼저 알아보시다니...







서상들판 너머 할미봉과 육십령에 눈인사 드리고 월봉산, 거망. 황석산, 금원.기백산 그리고 용추계곡 생각하니 벌써부터...









올해도 여지없이 고로수 채취하는 일이 시작되는 가 보다.
거창 편도 차비가 3000원이니 수입원이 될만한 것이라면 불가피한 것 아닐까









오늘만은 황점마을이 도시처럼 활기 넘친다.
산악회 차량이 가득하고 솟단지엔 김이 모락모락 화려한 산님들 뒷풀이로 즐거워한다.



계곡 구경하며 월성마을로 향하는데 바위면에 파인 물길이 어쩌면 그렇게도 아름다운지...

























남덕유에서 삿갓봉, 무룡산으로 달려가는 하늘금 바라보며 깊은 계곡의 아름다움에 취하다보니 월성이다.







금원산과 월봉산 신령님 어디쯤 계실까 살펴보니 수망령 양쪽에서 잘 가고 다음에 여유 있게 들르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