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秋

백양산→엄광산→구봉산→구덕산20101108

서로조아 2013. 4. 23. 14:20



2010.11.08(월, 맑음)

시청역(08:00)→화지산→성지곡공원(10:20~50)→만남의숲(11:20~30)→백양산정상(12:40~13:00)→삼각봉(13:40)→개금초교(15:10)→엄광산(15:40~50)→구봉산(16:40~17:00)→초량동(17:30)






저 앞 산줄기 따라가면 어린이 공원 호수일 것이고 바로 백양산 아닌가.
배 사고, 비상식량 구한 다음, 우동과 김밥 들고 광로와 철로 건너 가파른 동네(거제리)길로 오른다.

한사람만 통과할만한 골목길 빠져 나오니 놀랍게도 차도가 보이는데 등고선처럼 운행되는 것 같다.
화지산 송신소 체육공원 지나 샘물도 마시며 숲길 따라가다 사명대사 동상으로 내려가니 어린이 놀이기구와 드넓은 호수가 아름답다.











잉어와 오리들이 한가롭고, 호수주변따라 측백나무숲 완만한 산책로엔 어르신들이 많이 보인다.





백양산 오르는 계곡일대도 하늘 높이 죽죽 뻗은 측백나무로 빼곡한데 일제강점기에 식재한 것이란다.
향년 80세되신 노인께서 건강이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자연요법으로 6개월째 특이사항 없이 삼림욕 하며 지내신단다.

20년이상 산행하며 체력이 좋았었다 하시면서도 단풍들어 갈 때가 되면 가야지,
수술하고 병실에 갇혀 지내는 것보다 하루라도 더 자연곁에 머물러 있는 것이 좋다하신다.

그 분의 뜻에 공감하며 건강을 기원드리고 급경사길 20여분 올라가니 만덕터널 주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김해와 양산, 삼량진에서 고속도로 달려온 차량들이 만덕터널 지나 동래로 진입하고,
김해시청에서 출발한 3호선 전철은 구포, 덕천, 만덕, 사직, 종합운동장, 연제역에서 1호선과 만난후 황령산 위쪽 수영만으로..

백양산 정상에서 둥근 지붕이 아름다운 종합운동장과 시청 어린이공원 살펴보고 삼각봉으로 향하는데 바로 밑을 통과해서 부산항 화물터미날로도 연결된다.














지난날 자주 들렀던 김해공항이 가깝고 유명한 사상공단도 보인다.













맞은편 엄광산에 오르면 부산역으로 하산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계림초교로 내려 경부선 너머 백병원을 찾아간다.







들머리 찾아 20여분 오르니 엄광산 중계탑이다.

창원쪽에서 달려온 차량들이 백양산과 엄광산 사이를 통과해서 신선대와 부산항 화물터미날로 연결되는데 경부선도 지나고,



해운대에서 양산으로 달리는 지하철 2호선도 함께 통과한다.







백양산 너머로 금정산의 고담봉이 최북단에 우뚝하고 높은 산줄기가 이곳 엄광산과 구덕산 다대포로 이어지는데 낙동강이 서쪽면을 따라 함께 흐른다.

한국동란 때 이렇다할만한 병기도 없이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인간 방패막이 되어 청군과 백군으로 나뉘어 밤낮으로 강변에서 산화했을 것이다.

총탄 피해 서면 부산항 쪽으로 몰려든 피난민은 배만 있으면 무작정 도망쳐볼 생각도 했으리라.









비바람 피해 여기저기 거처 만들어 부두에서 짐 싣고 하역하는 일로 생계를 이끌어 갔을 난민들
그분들이 삶의 애환은 노래속에 자갈치, 영도다리, 남포동, 국제시장 아닌가.

지친 몸으로 반겨줄 자 없는 산비탈 오두막 판자집을 찾아 캄캄한 골목계단 올라갈 땐 오늘밤 꿈속에서라도 만나볼 수 있을까,
고향땅은 언제나 밟아볼 수 있을까? 어언 타향살이 20년인데...

산중턱까지 메운 판자촌은 벽돌집으로 변해 있지만 그날의 처절했던 모습을 생생하게 말해주는 듯 한데 영도, 오륙도, 동백섬, 부산항 일대는 석양빛으로 평화롭기만 하다.











부산역앞 초량동에서 푸짐한 시골밥상 먹고 나니 밤늦게 귀가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아직도 태종대를 보지 못했으니....

2010.11.09(화, 맑음)

중앙공원(07:00)→꽃마을(09:10~50)→구덕산(10:20~40)→대티고개(12:00~50)→천마산(13:10~20)→남항대교(14:00~30)→영도대교(15:20)→남포동(15:30)






꽃마을에선 아침에도 시락국 먹을 수 있다했으니 꽃마을 찾아가는데 차들만 굴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가파른 산동네로 막혀버린다.
차타야 한다지만 부산시내 구경하면서 가파른 계단길 올라서니 중앙공원이다.

구름사이로 아침 해가 막 쏟아 오르기 시작하니 부산항 일대가 따스한 햇볕으로 밝아진다.









구덕산 자락도 총천연색으로 선명해 지는데 우측 안부가 꽃마을일 것이다.









산길로 올라 가다보니 구덕경기장과 경남고가 바로 밑이다.



부산터널 빠져 나온 차들이 사하 낙동강 하구언쪽으로, 또 한 갈래는 꽃마을 밑으로 학장동 사상공단쪽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샘터에서 물 먹고 측백나무 숲길로 산 넘어 가니 꽃마을이다.

산님들 10여분 계신 곳에서 기대했던 시락국을 보니 어머님 해주시던 씨레기국이 아니다.



굵은 멸치도 보이지 않지만 따끈하고 싱싱한 밥과 함께 맛있게 꿀꺽하고, 생탁도 한 두잔,
커피도 마시고 나니 구덕산 신령님 어서 올라오라 하신다.

지름길로 30여분만에 구덕산 정상인데 항공무선국, 기상레이다, 중계탑, 정자가 예전 모습 그대로 반갑다.









따스한 햇살로 가득해진 대신동과 남항 일대를 살펴보는데 부산항 전면 해상에도 대형 교각이 우뚝하고 영도에서 송도로 이어진 멋찐 다리엔 차량들이 보인다.





저 다리만 건너면 태종대가 가까울 테니 승학산에는 눈인사만 드리고 대티고개 찾아간다.















동네길에서 우동과 김밥 먹고 감정초교 옆으로 올라 천마산인데 용두산 공원 부산타워, 영도대교, 남항대교, 부산항 일대가 가릴 것 없이 한눈에 들어오고,











옥빛 바닷물에 흰물살 일으키며 여객선이 오가는데 외항엔 대형 선박들이 입항 대기중이다.





그 옛날 부산항을 출발한 원양어선은 대양으로 나가면 부모가 돌아가셔도 돌아올 수 없었을 것이다.

장기간 선상생활이 싫더라도 항해사, 기관사, 요리사로 경쟁적으로 승선했을 것이다.

한 탕만 더하면 가족과 함께 좋은 집에서 잘 살게 될 것이라는 일념으로 목숨 걸고 먼 바다로 나갔을 것이다.

망망대해 오가는 화물선은 멀리서 바라만 봐도 반갑고,

온종일 갈매기만이 친구가 되고,
산더미같은 파고를 뚫고 비바람 몰아치는 대양을 밤낮으로 이동할 때도 많았으리라

캄캄한 밤하늘에 별들만이 초롱초롱 빛나고, 환한 달님과 함께 이동할 땐 저 달빛 속에 가족의 얼굴도 뵈지 않을까하여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다.

장비가 열약했던 지난시절엔 해상사고도 많았으니 바다에 나간 아빠의 무사 귀환만을 애타게 기다려야 했던 아낙네들은 바다가 흉흉해지거나 꿈자리가 나쁘면 떨리는 가슴으로 용왕님께 달려갔을 테니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자락엔 암자나 사찰이 많은 것 같다.







멋진 남항대교 건너며 멀리 뵈는 태종대는 눈인사만 드리고 영도 해안따라 공장과 선창 둘러보며 복원공사중인 영도 대교 건너니 남포동역이다.

















바다가 바로 옆인데도 지하상가 아래로 노포동에서 사하 신평까지 달리는 1호선 전철이 운행되고 초고층 건축공사도 진행중이다.

부산항 여객터미날은 거제도를 오가는 여객선만 드나드는지 조용한 편이다.

선적과 하역을 부두 크레인이 전담하면서 사람 구경하기 힘들어 진 것 같고, 자갈치 시장의 수산물은 대부분 수입산이란다.

조선, 자동차, 반도체 관련 산업들이 녹산, 창원, 울산, 거제지역에 집중되면서 부산도 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해외 의류시장의 고급원단 제작은 대구가, 원사의 원료는 소련에서, 제단과 봉제는 중국에서...
컴퓨터 CPU 설계.제작기술은 미국이, 생산은 말레이시아, Hard Disk 제작조립은 중국이, Memory 반도체 설계.제작은 한국이....

기능이 주도하는 시대에서 제조장비를 설계.제작하고 운용할 줄 아는 두뇌가 좌우하는 세상이 되었다.
재료만 투입하면 장비가 쉬지 않고 정확한 제품을 균일하게 생산해 내니 사람이 할 일은 부분적인 조립같은 장비를 보조하는 일이다.

동일 부품으로 비슷한 성능을 만들어 낸다해도 생산성이 장비를 쫒아갈 수 없고,
브랜드가치가 형성되지 않고서는 견디어내기 어렵단다.

고유능력을 가진 업체는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유명 브랜드를 형성함으로서 많은 이익을 향유하면서도 세계시장을 주도해 간다.
경제에 있어서도 주종관계는 명확하다.

서로간의 유익을 위해 국경을 넘어 인터넷이 촉진제가 되어 주종관계는 끊임없이 변화되고 있다.
국제간 분업에서 주인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 개발로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키워야 할 것이다.

잠시 잠깐 주인이 되었다해서 오만한 생각으로 방심하고 깔보면 종으로 전락할 것이고
이상은 이상으로만 존재할 뿐, 냉험한 현실은 이상을 쫒아가는 척 하지만 속임수도 함께 하는 법이니.
결국 우리들의 삶도 동물사회처럼 경제적 먹이사슬인지....

경제적 사냥은 산불처럼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삼겨 버릴 듯이 번져가는 것 같고...
산비탈 동네는 쓸쓸해 보이지만 여전히 그 때 그 시절을 잊지 않고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지 않은가?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알고 정성으로 가꾸면 생명은 계속되리니 그렇게 살아가면 되지 않겠는가?

모든 일에 정해진 때가 있는 법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