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秋

북한산 쪽두리봉→문수봉→백운대 20131003

서로조아 2013. 10. 10. 22:09

 



가을 하늘길 따라 북한산 족두리봉에서 백운봉까지

2013.10.3.(목, 맑음)

과천역(08:10)→불광역(09:00)→구기터널들머리(09:40)→쪽두리봉→향노봉→복두꺼비(13:40~14:20)→문수봉→대남문→대성문(15:00)→대동문(16:00)→노적봉(16:40~50)→백운봉(17:20~40)→우이동(18:40~19:20)



먼 길 떠날 생각으로 살피다보니 9월이 지나고 벌써 10월...
멀리선 태풍예보가 들리지만 새벽하늘은 짙은 청색에 가을기운으로 가득하다.

오늘만은 놓치지 않겠다며 서둘러 북한산으로 달려간다.
산자락 달동네가 아파트단지와 공원으로 산뜻해 졌길래 둘러보고 곡주한병 사서 들머리 찾아가는데 불광사 옆으로 많은 산객이 오른다.
무작정 따라 올라 가는데 독바위를 향하지 않고 내려간다.(둘레길)



구기터널 옆 들머리를 찾아 오르니 급경사 바위면이 물고랑처럼 골이 파인 곳도 있고 젖꼭지처럼 돌출된 바위도 만난다.


 


 


 



족두리봉 부근엔 구멍 뚫린 바위가 미끄러질 듯 얹혀 있고...
아득한 옛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급경사 바위면 따라 내려가는 길은 통제구간으로 바뀌었다.


 



예전엔 암벽 산꾼들 속에 끼어 일반 등산화로 대충 내려갔는데...


 


 


 



암벽전용 리찌화로 무장한 것을 모르고 나도 할 수 있다며 덤벼 들었으니...

저 사람이 하는데 하며 존심 건드려 부추기는 것도 나에겐 덫이 될 수 있다.
style="color: rgb(255, 255, 255);">돌아다닐 시간이 많아지면서 덫에 걸려들기 쉬울 것 같은데 그곳만큼은 통제원이 없다.



통제구간인 향로봉 암릉길을 우회하는데 예전에 보았던 바위들이 반기며 쉬어 가란다.

그 녀석들 찾아 눈맞춤 하다 보니 칼날 암릉이다.


 


 


 



지난 기역 더듬어 진행하는데 갑자기 두려워 진다.

넘어지거나 균형을 잃으면 곧바로 천리길 낭떠러지라는 생각에....


 


 


 



근력이 약해지면서 팔다리가 마음대로 신속히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

몸이 가을이라는데도 마음만이 봄과 여름를 고집하려 한다면?

인정할 줄 알고 포기할 줄도 아는 겸손이 오만한 도전보다 현명하다 할 것이다.


 



>추억속을 벗어나니 장엄한 의상능선 뒤로 백운봉 노적봉 만경봉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비봉 사모바위 지나 통천문을 나오니 하늘 도성 최남단을 지키는 나한봉, 나월봉, 문수봉, 보현봉이 일제히 맞아준다.


 


 


 


 


 


 


 


 




급경사 암벽엔 예전에 없던 난간대가 있어 산객들로 개미행렬처럼....

무리중에 끼이면 둔감해지고 용감해 지는 것 같은데 춘하추동으로 바뀌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면?



복두꺼비가 소나무밑에 평상을 차려 놓았다길래 곧바로 발 벗고 그 녀석과 곡주부터 몇잔 들이키고 ....


 



3단 위에 어떻게 올라앉았느냐?

등과 목덜미엔 누가 무슨 의도로 그렇게 만들어 주었느냐?

이 녀석 이것만큼은 자신도 모른다 한다.


 


 


 



모를 때가 좋을 때도 있다며 마음 편히 한숨 자고 가라는데 오늘중으로 하늘도성에 들러볼 생각이라니 해가 짧아졌다며...


 


 


 



문수봉에 올라 의상봉 능선, 백운봉, 노적봉, 만경봉에 눈인사 드리고....


 


 


 


 


 


 


 


 



성벽따라 대남문, 대성문, 대동문, 동장대, 용암문 하늘도성 초입이다.


 


 


 


 


 


 


 



용암봉 자락 너덜길 지나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노적봉이 오랜만에 왔으니 잠깐 들러 쉬어 가란다.

전망 좋은 쉼터에서 지나온 능선길에 눈인사 드리고 석양빛으로 화려해진 백운봉과 만경봉을...


 


 



하늘도성 초입인 만경봉 우회길은 천리길 낭떠러지인데다 협소하고 미끄러워 긴장의 연속이지만 화려한 수직암벽으로 둘러쌓인 하늘도성 그야말로 신비롭고 아름답다.


 


 


 




위문을 들어서니 백운봉과 인수봉이 석양빛을 머금고 반겨주는데 땅거미가 빠르게 올라온다.




급경사 암벽을 이리저리 가쁘게 올라가는데 넝떠러지 옆 바위 뒷편에서 오리녀석이 불쑥 머리 내밀고 무슨 일로 이렇게 오랜만이냐며....

그래 전철로 1시간 거리인데도 이런 저런 숙제와 씨름하다 보니 2년만이로구나


 


 


 



강제 이주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느닷없는 병원호출로 심신이 정전(갑상선 제거)된 적도 있었고,

멧돌질하는 자들까지도 하나둘 쉬겠다니 대체공사로 마음 쉴 날 없었지...

파도처럼 밀려드는 숙제는 언제쯤 잠잠해질런지...

이제부턴 짐을 털어내고 나를 돌아보는데 주력해야 될 것 같다.
나그네 길을 밝혀줄 촛불도 15~20년이면 깜빡거릴 것 같은데...

수직 암벽 난간대를 끌어 당기며 돌아가니 하늘도성 최정상 백운봉에서 펄럭이는 태극기가 오늘따라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많은 듯하다.


 


 


 


 


 


 



집 나올때 국기를 달았지만 솔직히 국가관이 나약해지는 것 같아 죄송스런 마음이다.

왜 나약해 졌을까?


 


 


 


 



나 자신을 절대 평가해 보면 99% 동물과 동일한 것 같다.

1% 다른 옷을 입었기에 먹이사슬 밖에 존재하게 된 것 같고

하지만 한정된 먹이감으로 사활을 다투다 보니 강자만 생존하는 동물세계를 닮아가는 것 같다.



지난날엔 궁핍했을지라도 1%의 속성이 우리들의 삶을 지배했기에 빈부간에 모두가 함께 인간답게 살은 것 같은데..

의식주가 풍족하고 고급스러워지면서 99% 동물속성이 우리들의 삶을 지배하는 이유는?

모든 면에서 4~50년전과는 정반대로 바뀐 것 같다.

문이 무보다 강하다지만 이젠 주먹과 돈이 법보다 빠른 것 같고,

>성실히 땀 흘리면 결실이 보장될 것으로 믿었는데 지금은 때를 살피는 지략이 없으면 불가한 것 같다.

술수와 위장술이 생존을 위한 이상, 부당함을 적기에 드러내지 못하면 법정에서도 묵인되고....

생존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경제전쟁은 국경을 초월하여 광역화되면서 재료 공급원과 가공업무를 국가간 분담할 수 밖에 없고

인터넷으로 광역화가 빨라지면서 자국 중심의 국가관이 희박해지는 것 같고, 전 세계가 마치 하나의 국가처럼 ....

이같은 변화의 와중에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빈부갈등, 황금만능, 개인주의의 폐단을 어떻게 극복하고 우리민족의 단합을 이끌어 낼 것인가?

강대국은 우월적 지위를 내세워 약자를 부려먹고 자기와 이해를 함께 하지 아니할 것 같으면 국가부도 운운하며 역으로 겁을 주면서 갚을 생각을 하지 아니하고 ...

광역화된 경제전쟁에서 강자만이 먹이감을 독차지 하고 패자는 굶어죽도록 방치되는 냉험한 현실

존심이 상할지라도 강자의 비위를 맞추면서 개미와 진드기처럼 살아야 하지 않을까?

개별적으로 뛰어날지라도 모래알로 존재한다면 잔물결에도 금새 흩어질 것이 뻔할테니...

아뭏튼 남은 삶동안 전세계는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문제들로 홍역을 치룰 것 같다.

지난 50여년간의 변화도 실로 충격적인데 앞으로 강요받을 변화는?

빠르게 나약해지는 석양빛이 이제 그만 시름 접고 하산을 서둘러라 하신다.



백운봉과의 아쉬운 작별을 하고 장작 내음속에 온화한 기운 감도는 북한산장 지나 발걸음 재촉하는데 큰 배낭 메고 하루재를 넘어오는 산객도 있다.

북한산 신령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보이는 것이 있으면 보이지 않는 것도 있지 않느냐?

1%가 다른 너희들도 먹고 사는 것은 동물과 다를 바 없느니라.

하지만 너희들은 1% 다른 것으로 나를 알아보게 했음을 잊지 말지어다.

99%의 동물속성에 지배당하지 않도록 하여 목말라 하는 사슴이 물을 찾듯이 힘써 찾아보아라.

너희를 향한 하늘의 뜻이 무엇인지를 하늘이 부르기 전까지 반드시.....

1%가 수행한들 99% 동물속성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의식주가 하루만 해결되지 않아도 낙이 없어지는데....

어인 일로 사람과 동물 두가지 속성을 한몸에 지니고 번민케 하였을까?
혹시 주인과의 감정교류를 위한 것일까?

우리도 감정교류를 위한 목적으로 애완견을 사람처럼 여기고 사랑하는데 ....

수행을 요구하는 것도 아닐 것 같은데 도대체 하늘의 뜻이 무엇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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