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夏

관악산 과천 향교→연주대→사당 22827

서로조아 2022. 8. 28. 22:16

 

오랜만에 관악산 신령님 품으로

 

과천향교(08:55)계곡횡단(09:22)1능선(09:35)2능선(09:45)두꺼비바위(11:30)연주암(11:40~50)정상(12:10)은진전(12:20)관악문(13:20)마당바위(14:15)샘터(14:25)거북바위(15:10)국기봉(15:30)남현동(15:50)사당역(16:00)

 

아침기운이 무척 상큼하다.

관악산 신령님 어서 달려오라 신다.

 

살다보면 이런 저런 숙제로 발목 잡힐 때도 있는 것 같다.

나의 잘못만이 아닌 경우도 있는 것 같고...

 

90세를 바라보시는 선배님

봉우리를 넘으면 또 다른 봉우리를 만나게 된다며

하늘가는 그 날까지..

 

뭐 도대체 싸워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자문해 보니

뭐 인생사 모든 것이 결국은 속고 속는 것이야

 

때가 차면 부당한 것도 하늘의 뜻일 때가 있으니 순종할 줄도 알아야지

 

곳간의 조그마한 틈새는 장차 생쥐가 드나들 수 있는 법인데

제때에 제대로 조치하지 아니한 책임도 있지 않은가

 

이런 저런 생각으로 물길 따라 능선에 오르니 힘차게 뻗어내린 6봉 능선이 정상까지..

 

아침 햇살로 가득한 초가을 기운에 오랫동안 같혀 있던 마음 단번에 깨어나

짓푸름도 오늘이 마지막이라며 비경 주어 담는 즐거움으로 이리 저리...

 

오랜만에 만나보는 비경과 함께 기념사진 한 장 남기고 싶은데 50대로 뵈는 여성산님 한 분도 비경에 취해 연주암 길을 묻는다.

 

이북말씨라 여쭈니 조부가 함경도분이고 부친은 흑룡강에서, 자신은 청도 대련이라며

관악산은 처음이라신다.

 

중국여행 꿈꾸며 익힌 솜씨로 반갑다는 인사도 해 보고 ..

기념사진 남기며 함께 오른다.

 

연주암 공양간은 썰렁하지만 여기 저기 모여든 사람들 마음만은 활짝 열린 것 같다

 

연주대 비경 담고 능선 따라 지난날의 비경을 찾아보는데

새로 설치된 시설물 사이로 그 옛날 오르내리던 밧줄도 여전하다.

무서운 줄도 모르고 오르내렸것만 계단 내려가는 발걸음 지난날 그리워한다.

 

하늘가는 그날이 잠자는 시간 빼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긴다는데...

부질없는 숙제로 곤할지라도 지구별에 남길만한 것이 있으면 좋겠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것들 피할 수 없다면 때를 따라 최선을 다하고

심령으로 낙을 누리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행운아라 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