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夏

10년만에 안겨본 설악공룡은 그대로이건만 2009.0903

서로조아 2013. 4. 12. 14:01





10년만에 안겨본 설악공룡은 그대로이건만

2009.09.03(목, 맑음)

동서울(06:30)→한계령(09:00~10)→능선(09:40)→전망대(10:10~20)→주능선(11:00~10)→아치목(13:20)→끝청(13:40~50)→중청(14:20~30)→대청봉(15:00~10)→소청(15:40)→봉정암(16:00~40)→소청(17:20~)


2009.09.04(금, 맑음)

소청(03:30)→능선갈림길(03:50)→휘운각(04:40~05:50)→전망대(06:00)→신선대(06:30~50)→1275봉(09:00~20)→얼음골(09:30~40)→나한봉(11:00)→마등령(11:20~12:30)→전망대(13:50~14:00)→금강굴(14:30~50)→비선대(15:10~30)→설악교(15:50)→청운정식당(16:00~40)→주차장(17:00)→고속터미날(17:20~30)→경부터미날(21:20)

 



일로서 돈 버는 때도 정해졌는지
아무 때나 씨앗 뿌린다고 결실 볼 수 없는 법인데 수업료 내면서까지 굳이 마음 고생시킬 필요 있겠나

욕심 비우고 잘 노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자식들 세대가 크게 걱정된다.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여가시간 즐길 수 있어 좋지만 그늘에 있는 자는 배고프고 추울 수밖에 없으니.....

아들녀석 시간도 벌 겸 어학연수 원하는 눈치인데 평소 꾸준한 노력이 전제되지 않는 한 지원할 수 없다며 졸업후엔 무조건 나가서 홀로 살아야 한다고 부담을 주지만 아들 문제는 곧 아빠 문제일텐데....

어느새 가을인지 하늘도 푸르고 선선하다.
설악산 신령님 순리에 따라 분수대로 최선을 다하다 보면 시간이 해결할 것이라며 날씨도 좋으니 보름달과 함께 쉬었다 가라신다.

산행기록 보니 설악공룡길 걸어본지도 어언 10년이 넘었다.
당장 내일 아침 떠날 생각으로 비닐막과 깔판 챙겨 넣고 한계령으로 올라 공룡의 비경 꿈꾸며 일찍 잠자리에 든다.

한계령 첫차(06:30)는 경춘 고속도로 달려 인제 원통 지나는데 산허리에 운무가 걸쳐 있다.
운무 속을 거닐게 될런지, 구름 위를 거닐게 될런지....

진부령 갈림길 지나 꼬불꼬불 올라가는데 들국화가 한창이다.
한계령에 내리니 다행스럽게도 청명한 가을기운으로 가득하다.

 

 




하늘 위로 솟구친 등선대 비경 주어 담다보니 점봉산과 가리봉도 선명하게 모습 드러내고 귀때기청에서 대청에 이르는 서부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삿갓 쓴 거인 두 분이 앞서 가시길래 뒤따라 가보니 귀떼기청 갈림길인데 그 분들은 용아릉과 공룡으로 넘어가셨는지....

 

 

 




파란 하늘아래 용아와 공룡이 함께 일시에 모습 드러내니 그야말로 신선의 세계로다.

비경에 이끌려 암릉길 오르내리다 보니 귀떼기청 사면이 마치 자갈밭 같다.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일정 범위내에 있는 것 같은데 하늘에서 단번에 쏟아졌는지?
아니면 바위봉이 조각으로 깨지면서 흘러 내렸는지?

너덜은 여수 향일암 돌산섬에도 있고 공룡능선 1275봉 위에도 있으니 그의 출생과정을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알 수 없고 신비로울 뿐이다.

 




암릉지대 끝나고 부드러운 육산길인데 금강초롱꽃, 투구꽃, 용담, 구절초, 산오이풀 등 야생화들이 반기는데 어떻게 자신의 때를 알고 매년 같은 모습으로 꽃을 피우는지....

 




소슬바람 타고 가을이 깊어지니 조만간에 죽음의 계절 겨울이 임박할 텐데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꽃 피우고 있으니 우리들도 그렇게 살아야 할 것 같은데.....

능선길 지키고 있던 아치목이 어디쯤에 있었는지...
끝청이 가깝도록 궁굼했드랬는데 옛 모습 그대로 반기며 이제 곧 끝청 이란다.

 

 




너도 한 때는 가지 뻗으며 바쁜 시절 보냈을 텐데
고목이 된 몸으로 한가롭게 오가는 산꾼 지킴이 노릇 하는구나


끝청에 올라서니 오색은 물론 소백산으로 향하는 산줄기 주변이 온통 운해로 뒤덥혔는데 서부능선을 넘지 못하는지 용아릉 위로 봉정암, 소청산장도 보이고, 북으로 금강산 줄기도 구름아래 어렴풋이 보인다.

 

 

 




두리 뭉실하게 솟구친 대청봉은 한가롭고 중청산장도 조용하다.

 



▼1달 뒤 안산에서 바라본 서북능선은 이렇게 달라졌으니....

 

 



▼가리봉과 주걱봉

 





대청봉 사면에 예전에 없던 흉터가 마치 뼈가 드러난 듯....

우리들의 지나친 낭비와 욕심으로 자연계의 자동제어 환경이 교란된다면 감당키 힘든 폭우와 가뭄, 폭설로 벌을 내릴 텐데 걱정이다.

대청봉에 올라 인사드리니 이게 몇 년만이냐며 그동안 잘 있었느냐 하신다.

 




무턱대고 성 밖으로 뛰쳐나와 10년간 헤메이다 보니 여기저기 덫이 많은 것 같고, 먹이사슬처럼 강자와 약자가 있고, 개미와 진득이처럼 공생관계도 있고, 주인의 말은 언제나 옳고 종의 말은 옳을지라도 무시당할 때가 많은 것 같아 솔직히 재미없는 것 같습니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라 할지라도 먹어야 살 수 있으니 동물사회와 다를 것이 없겠지
명예와 부가 반드시 낙을 누리게 하는 것은 아니니 적게 가진 것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귀히 여기며, 더 이상 육신을 위한 것으로 번민하지 말고 심령으로 낙을 누리게 하라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명예와 부로 귀한 몸이 되어 좋아하는 술과 노래로 즐거워한들 진정 심령까지 낙을 누린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속초시와 동해는 온통 흰구름으로 뒤덮혀 신선의 세계인 공룡과 용아릉만 보고 가라 하시는지....

 




이리저리 구경하며 내려오는데 눈잣나무가 나좀 보고 가란다.
잎새는 분명 잣나무와 동일한데 땅위로 덩굴 뻗듯이 살아간다.

모진 바람 피해 다른 곳으로 떠나갈 수도 없어 엎드려 보니 이처럼 살게 되었단다.

너희들의 이같은 삶의 노력으로 대청봉 사면이 사시사철 푸르게 유지되는 것 같구나
우리들도 환경이나 운명을 탓하지 말고 너희들처럼 살아야 할텐데......

중청산장은 예약하지 아니한 자에게는 국물도 없다는 듯이 냉정하다.
준비없이 달려온다면 얼어 죽는다며....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펼쳐진 비경 감상하며 소청을 향하여 털레털레 ...




소청산장이 반겨주는데 민간이 운영하는지라 중청산장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그런대로 깔끔한 모습이다.

배낭 두고 봉정암으로 내려가는데 공룡에 머물던 운무가 오세암 쪽으로 천천히 스며들기 시작한다.




봉정암 들러 시원한 물 마시고 올려다보니 하늘 높이 치솟은 바위들이 봉정암을 껴안고 남쪽으로는 서부능선까지 완만하게 열려 있으니 그야말로 명당이다.

 

 




거대한 돌 위에 또 다른 돌이 얹혀져 있는데 마치 사람 머리 같다
지나는 불자님 부처님 머리라 하신다.

예전의 공터에 건물이 빼곡히 들어섰는데 불자님들 하룻밤 묵어가는 숙소인가 보다.

수렴동 대피소까지 뻗어 내린 용아릉과 오세암에 눈 인사드리자마자 마등령 넘어 온 운무 속으로...

 

 

 


▼산하가족 사니조아님 담아오신 용아릉

 

 

 




사리탑에선 쉼 없이 절을 올린다.
일심으로 소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승진일까, 취업일까, 건강일까, 부자되는 꿈일까

소원하는 바가 하늘의 뜻과 같아야 공명이 일어나는 법인데 하늘의 뜻과는 상관없이 내 생각대로 소원을 빈다면?

그 누구나 재물과 명예 그리고 무병장수를 소원하겠지만...
육신이 존귀하게 되면 될수록 꽤락을 꿈꾸게 되고, 육신이 즐거울수록 심령은 반대로 쇄약해지기 쉬우니 대청봉 신령님 세상을 향한 육신의 욕심을 비우고 하늘에 속한 것으로 마음을 채워 심령으로 낙을 누리게 하라 하셨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소원하는 바는 과연 무엇일까
물어보고 싶지만 조용히 그곳을 떠나 소청을 향하는데 온종일 수고한 육신은 저녁 먹을 생각으로 가득하다.




그렇지 육신에 거하는 한, 그 누구도 체면 불구하고 우선 당장 먹어야 산다.
배부르고 춥지 아니해야 비경이 눈에 들어오고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이처럼 소중한 먹거리를 남았다 해서 쓰레기 취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어떤 이는 단위면적당 소출량이 늘어난 반면에 소비량이 줄어 조상 대대로 일구어 온 농경지를 매립해도 걱정할 바가 아니라는데 과연 그러할까

기후가 급변해서 몇 년간 수확량이 없다면 가공식품도 중단될 것이고 수입 역시도 불가할 것이다.
자연에 의존하는 먹거리에 감사할 줄 모르면 반드시 자연은 배고픔으로 먹거리의 소중함을 각성시키리라

라면 끓이고 밥 지어 온종일 수고한 육신을 위로하니 그제서야 석양으로 물들어가는 모습 보고 좋아라 한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봉정암 주변을 이리저리 맴돌며 채우던 운무가 이곳에서 하룻밤 보낼 참인지 공룡은 물론 용아와 백담계곡 전체를 뒤덮고 꼼짝도 아니한다.

귀때기청 옆으로 석양빛이 간간이 새어 나는데 낮게 깔린 운무에 부딪혀 그야말로 은빛물결이 장관이다.

 

 

 




속초시와 동해까지 몽땅 가려버린 운해 위로 공룡과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마치 섬같고
북녘 하늘 아래로도 엄청 많은 산하들이 하늘금 이루는데 동해로 떨어지는 곳이 금강산 해금강일 것이다.




늦은 시간까지 계속되는 석양과 운해의 향연을 보고 있으니 심령이 신선처럼 즐거워하는 것 같다.




9시부터 소등이니 산정에서의 잠은 일찍 시작된다.
비닐막 덮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데 자정을 넘어서고 있다.

나가보니 휘엉청 밝은 보름달이 중천에 떠 있고 봉정암에서 귀때기청까지도 윤곽을 알아볼 만한데 저 아래 불빛 보이는 곳이 용대리 같고, 속초시만 불빛이 반짝일 뿐 동해의 집어등은 보이지 않는다.




산장 창고를 터는지 무언가 열심히 뜯어재끼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온다.
이 녀석도 먹어야 살기에 잠든 틈을 타서 저렇게 열심히....

산장위로 휘엉청 밝은 달빛 때문인지 별님들은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는다.

지구와 늘 함께 해온 달님
무슨 목적으로 지구 둘레를 정기적으로 돌고 있을까

달이 바닷물을 끌어당겨 밀물과 썰물이 발생되고, 바닷물이 유동되면서 찬물과 더운 물이 섞이는 구간도 있을 것이고 그로인해 기온이 변하면서 고기압과 저기압이 형성되기도 하고 그들의 상호작용으로 비도 내리고 태풍도 불게 될 것이다.

지구 역시 춘하추동이 발생하도록 태양주위를 정해진 방식대로 돌게 했으니 지구의 생명체를 키워 가기 위해선 이처럼 늘상 변화를 통해 자극을 주어야 하는가 보다.
언제나 따뜻하고 꽃피는 봄이면 좋을 것 같은데....

만일 저 달님이 태양처럼 스스로 강한 빛을 발산한다면 어찌될까
밤낮이 따로 없어 모든 생명활동이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낮에 일하고 밤에는 쉬도록 태양은 하나밖에 두지 아니했나 보다.

달님과 좀 더 데이트하고 싶지만 산짐승들에게 방해가 될 것 같아 잠자리로 돌아와 한 숨 자고나니 3시인데 산님들 나가는 소리 들린다.
휘운각에서 아침 할 생각으로 좀 더 누워 있는데 옆분이 일어 나길래 나도 짐 챙겨 휘운각을 향한다.

달님은 구름속을 드나드는지....
능선 갈림길에 서니 구름 밖으로 살짝 얼굴 내미시는데 저 아래로 속초시의 반짝이는 불빛이 선명하다.

급경사 내리막길은 예전과 달리 호박돌로 덥혀 있는데 미끄러질 위험이 많이 느껴진다.
어둠속에서 반겨주는 휘운각은 성형수술 했는지 몰라보게 변했다.

라면 밥으로 배불리 먹고 커피향 즐긴후 무너미 고개에 서니 아침 해로 서서히 침봉들이 밝아온다.

 


신선대에 올라 보니 귀때기청에서부터 용아릉과 공룡의 전체모습이 한눈에 들어오고, 울산바위와 권금성까지도 청아하다.

 

 

 

 


공룡능선에 도열된 침봉들 살펴보니 중앙지점에 우뚝한 곳이 1275봉 같고,백담사를 향하는 가야동 계곡도 한눈에 들어온다

 

 






그 전후로도 수없는 침봉들이 겹겹한데 설악골로 뻗어 내린 침봉중에 유독 범봉만은 풍만한 곡선미가 넘치고 예뻐 보인다.

 


오르락 내리락 묘하게 생긴 침봉마다 인사드리는데 금새 떨어질 듯이 얹혀진 바위도 있고, 바위면을 잡으면 모래알 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도 있다.

 


수천 수만년 전부터 오늘날까지 풍우로 조금씩 분해되어 묘한 형상이 되었을 테니 참으로 신비롭다.

 

 

 

 

 

 

 


아기자기한 암릉를 새 잡듯이 조용히 주어 담으며 넘어서니 1275봉이 하늘높이 그야말로 대단하다.
한참을 내렸다 암릉따라 올라가다보니 기둥같은 바위에 두꺼비가 올라 앉아서 그 녀석도 뛰어 오르고 싶은지...

 

 

 

 

 

 

 

 



▼용아에서 바라본 공룡능선 1275봉(중앙에 우뚝한 봉), 암봉 사이로 세존봉도...



▼우측의 뾰족한 봉이 신선대, 좌측 암봉 너머에 범봉이


오르다가 뒤돌아보니 두꺼비는 뛰어 올라가고 요상한 돌기둥만이...



예전에 올라본 기역을 더듬어 위만 보며 살금살금...

 


지금까지 인사드린 침봉들과 인사드릴 침봉들이 일렬로 군집되어 한눈에 들어오는데 어디로 왔는지, 어느 침봉사이로 가게 될런지 모르겠다.

 

 

 

 

 

 

 

 

 


돌아가며 비경 담아내고 보니 이렇게 높은 봉우리에도 커다란 바위조각들이 너덜처럼 겹겹이 쌓여 있다.

눈은 즐겁다며 더 머물고 싶어 하지만 내려가는 것이 은근히 걱정된다.
신발 끈을 더욱 단단히 조아 매고 올라왔던 기역 더듬어 뒤돌아 천천히...

몇 군데 위험구간을 무사히 통과했지만 오늘처럼 날씨가 좋으니 올랐지 바위면이 습하거나 몸 컨디션이 좋지 아니하면 절대 올라서는 안 되겠다.
붙잡는 바위들도 그렇고 디딜 바위도 금이 간 것이 있는지라 매우 위험한 것 같다.

전면에 1275봉 못지않은 또 다른 엄청난 바위봉이 반겨주는데 오르내림이 상당할 것 같다.

 

 

 





전망대에서 지나온 길을 찾아보는데 설악골 쪽에서 운무 피어오르면서 1275봉과 방금 넘어온 침봉을 뒤덥기 시작한다.

 



▼우측암봉이 1275봉, 좌측 암봉이 나한봉, 중앙이 방금 지나온 암봉



▼나한봉에서 가야동계곡으로 뻗어내린 능선 너머에 오세암이 살짝..



▼오세암에서 가야동 계곡쪽 암봉이 만경대



마등령 방향으로 나한봉이 우뚝한데 또다시 한참 내렸다 오르는가 보다.

 

 





갑자기 서늘한 바람이 뻥 뚤린 능선사이로 마구 쏟아져 나온다.
마치 얼음골처럼.

설악골 건너편으로 세존봉이 우람하고 사면에 바위군들도 대단하다.

 


나한봉에 이르니 마등령과 황철봉 사이로 운무가 넘어오기 시작하는데 마등령에서 점심 먹고 나니 온통 안개 속이다.

 

 

 

 

 

 


이제부턴 숲을 벗 삼아 비선대로 내려가는데 몸통이 흙으로 돌아간 것 같은데도 가지엔 잎새가 보인다.


거대한 밑둥 보여주며 좋은 환경에 있을지라도 세월 앞에선 어쩔 수 없다 한다.

우리들도 분명 그러할 것이다.
아무리 돈과 명예가 많아 살기 좋다할지라도 때가 차면 저렇게 흙으로 되돌아가는 것 아닐까

숲길에서 빠져나와 암릉에 올라보니 다행스럽게도 울산바위, 비선대, 권금성, 달마봉까지 선명하다.

 

 

 

 

 

 

 

 





수직으로 거대한 바위면을 살펴보는데 금강굴이 어디쯤인지 모르겠다.


아래로 돌아가니 중간지점에 살짝 보이는데 그 옛날 어떻게 접근했는지가 궁굼하다.

 

 

 



수직 절벽인데다 사다리 설치할 공간도 없고
사람이 머물만한 공간을 조성하려면 상당히 오랫동안 바위를 조그씩 조각내어 파냈을 것인데...

원형으로 다듬어진 굴속에 놓여진 불상은 천불동 계곡에 늘어선 천태만상의 침봉들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신선이 될 것 같다.

집선봉 칠성봉이 대단한 기세로 화채봉을 향하고 천불동 계곡따라 양폭산장 까지 침봉들로 빼곡하다.

 

 

 


어쩌다 이곳에만 저렇게 침봉들이 만들어졌을까
오랜 세월 풍우로 침식되어 만들어 졌을 텐데 그래도 그렇지 저렇게 집단적으로 묘하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생성과정을 헤아릴 수 없다.

 

 

 

 

 

 


청수장에서 저녁 들면서 곡주 한 대접 주문하니 항아리 가득이다.
풍족해 보여서 좋았는데 한 대접 마시고 나니 쓸쓸함에 또 한 잔을,
결국 나홀로 몽땅 마셔버렸으니 웃음이 나온다.

흥얼거리며 솔밭 길 잘도 걸었는지 금새 소공원 주차장이다.

 


대기중인 버스에 타자마자 설악동 빠져나오는데 시원한 바람결에 벼들이 노랗게 익어가니 조만간에 가을이 깊어질 것 같다.

용아릉은 10년전과 다를바 없는데 내 몸은 분명 달라진 것 같다.
그동안 가을 기운이 찾아들었는지...
이제부턴 가을처럼 살라는 뜻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