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春

동대산 가던 길이 하옥계곡으로 빠져 두메산골 비경을 20140501

서로조아 2014. 5. 3. 18:17




동대산 찾아 가던중 하옥계곡으로 빠져 두메산골 비경을..

2014.05.01(목, 맑음)

죽도시장(07:50)→보경사(08:50~09:10)→신령고개→문수봉(10:10)→삼지봉(11:00~10)→바위봉(11:50)→장송(12:20~13:00)→계곡(13:30)→마두교(14:00~20)→민가(14:40)→학생야영장(14:50)→조교(15:40)→동대산들머리(15:50)→옥녀교(15:50)→옥계유원지(16:10~20)→옥계출발(16:30)→영덕터미날(17:00~33)








동대산과 바데산에 오르면 팔각산과 주왕산도 볼 수 있을 것 같고 동해쪽 조망도 좋을 것 같다.



















삼지봉에서 동대산으로 향하는 능선만 고집하면 될 것 같았는데 갈라질때마다 계곡쪽에 많은 리본이 붙어 있다.





동대산 신령님이 건너편으로 뵈는데 능선길은 향로봉쪽으로 근접하더니만 급하게 떨어지면서 물소리 들려온다.

















되돌아 가는 것도 어려우니 조심 조심 물길 따라 가는데 수량이 많은 편이고 얼마나 계속될 런지 알 수 없어 긴장된다. 간간이 뵈는 리본의 위안을 받으며 신발 벗기를 여러번 하니 다리(마두교)가 보이고 사람소리도 들린다.























편안한 마음으로 아스팔트 도로 따라 가는데 작은 마을이 보인다.



두메산골 노래가 절로 나오는데 도로면에서 길다란 것이 황급히 풀밭 속으로 숨어든다.
그 녀석도 나로 인해 단단이 놀랬나 보다.

온종일 통과차량이 드물고 보행자는 더더욱 없는데 왠일이냐며 풀숲에서 나의 동정을 살피는 것 같다.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 살아가는 두메산골인데 눈 내리거나 폭우땐 진입자체가 불가할 것 같다.





제법 정성드린 농가인데 비어 있는 듯 하여 살피니 만개한 작약꽃과 금낭화가 들러 쉬었다 가란다.







넓은 마당을 돌아가니 안채가 있는데 할머니 한분이 나물을 다듬고 계신다.







보경사쪽에서 산길따라 왔습니다 라고 인사드리니 지난날 청하장 보러 송진불 켜고 다녔다며 촛불도 없었던 시절이란다. 할아버지는 요양원에 계신다는데 담배 건조장으로 이용되었던 창고엔 녹슬은 농기구들로 어지럽다.

바로 인근에도 주인 잃은 집 한채가 있는데 잡초가 무성한 마당에 놓여진 통으로 벌들이 들락거린다.



그 옛날 분교 자리는 학생야영장으로 바뀐 것 같다.







하천과 높은 산으로 가로막혀 다랭이 논밭과 산에서 채취한 것들이 산골주민의 유일한 생계수단이었을 것이다.
다랭이 논에도 물이 흘러들면서 올챙이들이 벌써 개구리가 되었는지 새살림 차리겠다고 여기 저기 합창소리 대단하다.





냇가 따라 가는 길은 산중턱 마을로 올라가는데 마치 동네길 같다.
길 옆은 수천길 낭떠러지인데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고 로면 붕괴 위험도 높은 편이다.

























고개 마루 지나 제법 넓어졌는데 여기 저기 로면이 쇄굴되어 울퉁불퉁...
2번째 다리(조교)를 건너는데 냇가 한가운데 태고적 신비감이 느껴지는 커다란 바위가 섬처럼 느껴진다.











동대산 들머리 지나 3번째 다리(옥녀교)를 지나는데 이곳 역시도 태고적 신비감이 대단하다.















차량과 사람은 옥녀교를 건너지 않고 천변 콘크리트길로 내려간다.
별 생각없이 전면에 우뚝한 팔각산 신령님께 눈인사 드리며 달려가는데 더 이상 길이 없고 암반에 은구슬 쏟아지는 소리가 대단하다.











청송쪽에서 흘러 내린 계곡물과 만나 수량이 많아지고 수심도 깊어졌는데 어디로 건너야 할지....
낚씨꾼 너머 오길래 등산화 배낭에 묶고 천 바닥만 살피며 조심 조심 ...
금새 허벅지까지 젖어 온다.













16:30발 영덕행 군내버스에 올라 창밖을 살피니 내려가면서도 비경은 계속된다.
보리밭과 복숭아밭도 지나는데 그야말로 감자 심고 수수 심는 두메산골 정경이다.


옥계유원지에서 영덕까지 버스비 3,800원은 상당한 부담이 될 것 같다.
포항시는 거리에 상관없이 1,400원인데. 숫자가 적으면 불리한 것도 많아지는지..

어떤 시대에 태어나 어디서 살며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 기본적인 운명이 좌우되는 것 같은데 도시에서 최첨단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운명은?

보고 듣는 것이 많아질수록 발전하는 법이라지만 동시에 번민과 갈등도 많아지는 법이니 겉보기 풍요속에 마음은 더욱 곤고해지기 쉬울 것이다.

손주가 할아버지를, 자식이 부모를 외면하는 시대라면 물질적으로 풍요롭다 해도 행복하다 할 수는 없으리라.
밤과 낮이 우리들 바램과 상관없이 뒤바뀔지라도 어찌 하겠는가?
나에게 선택권이 없는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