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산장주막

부동산에도 적임자가 있고 운명이 있는지?

서로조아 2015. 4. 12. 21:16

도심속의 부동산은 끊임없는 변화의 압박을 받으며 고유가치가 달라지는 것 같은데 이같은 요구에 둔감하면 그만 세월속에 매장되어 버리는 것 같다.

강북도심의 중심가인 종로를 돌아보니 50년전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고 그때그시절의 추억을 기역하는 이들과 함께 석양처럼 날로 기운이 쇄하는 것 같다.

이들도 조만간에 떠나갈텐데 그때가 되면 도시형체만 남아 있는 유령도시로 돌변하는 것은 아닐런지...
이곳도 한때는 인파로 붐비면서 명실공히 서울도심이었음이 분명한데 도대체 그때 그시절의 인파는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그들을 떠나게 한 것은 분명 강남개발이라 할 것이다.
강북에 집중된 도심기능과 주거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강 이남 들판과 구릉지대를 신도시로 개발하여 정책적으로 분산시켰는데 고도성장기와 맞물려 원래 의도했던 정책목표를 뛰어 넘는 변화를 경험케 한 것 같다.

강남북 거부가 몰려들던 논현동 역삼동 고급주택지는 30년이 지난 오늘날엔 원룸 등 서민 주거지로 바뀌었다.
그때 그시절의 거부는 인근에 고급스럽게 지어진 아파트로 이주했고 경제력이 열약한 도시근로자들의 거처로 변하면서 날로 쇄해가고 있음이 분명한 것 같다.

2000년대에 들어 큰틀의 정책변화가 있었으니 바로 지방균형발전정책이라 할 것이다.
SOC 투자확대와 함께 정부기능, 도시기능, 공기업 지방이전 등이 가속화되면서 서울강남지역도 석양빛이 감도는 것 같다.

접대문화의 중심지역 강남도 이젠 냉냉해졌으니 그들과 함께 생계를 이어가던 자들도 떠나가면서 그들의 거처가 공동화되어 가고 있다.

주거환경이 열약한 곳은 비어지고 빈집이 늘어나면서 임대소득은 날로 줄어들 수 밖에...
소유자들도 고령이 되었으니 처분하려는 자가 많아졌는데 요구하는 가격으로 받아줄 만한 자는 없고...

인터넷 상거래와 대형유통업체 등장으로 서울에 집중되었던 전국상권도 붕괴된지 오래다.
세운상가, 용산전자상가, 구로 공구상가, 동대문, 남대문상가...
하나둘 문들이 닫혀가더니만 이젠 지나가기도 을씨년 스럽게 변해 버렸다.

수입이 일찍 끊어진데다 남은 삶도 길어졌는데 대학을 졸업한 자식이 마땅한 직업 없이 떠돌고..
도심내 고가주택에 거주해야 할 마땅한 이유도 없으니..
노후생계문제가 대두될수록 탈서울은 가속화될 것 아닌가?

부동산에도 세월따라 흥망성쇄의 운명이 있는지?
영원토록 대를 이어가며 머물고 싶지만...

토지의 진정한 주인은 하늘이요 대자연이라 할 것이다.
나의 필요에만 머물지 않고 주변의 필요에 따라 내어 주어야 할땐 내어 주어야 하는가 보다.
고집부리면 오히려 족쇄가 되어 세월속에 뭍혀 버리게 되니 참으로 묘한 것 같다.

토지가격이 고가인 도심에 아무도 살지 않는 버려진 집이 있다니?
바로 그렇게 해서 자연이 내리는 징벌이 유령도시형태로 나타나는지...

이같은 징벌을 면하려면 토지 소유자도 상당한 주의가 필요한 것 같다.
영원한 내것이 아니라 잠시잠깐 관리위탁을 받은 것뿐이라 할 것이다.

관리자로서 성실한 관리책임을 다할 때만이 비로소 그에 합당한 과실을 향유할 수 있는가 보다.
관리책임에 무지하여 무조건 소유만 고집해서는 결코 않될 것이다.

한번 스치고 지나쳐버린 기운은 다시 찾아들지 않는 것 같고...
우리들 삶중에도 딱 한번의 청춘시절이 있는 것처럼 부동산에도 그렇한 것이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