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산장주막

살다보면 ... 평화롭던 마을도 잠시잠깐.

서로조아 2015. 6. 13. 09:26

관악산 연주암에서 흘러내리는 천변 따라 산책하다보니 계속된 맑은 날씨로 천바닥이 바짝 말랐고 오직 한곳만이 약간의 물이 고여 있다.

같힌 줄도 모르고 세끼 낳아 왕성한 삶을 즐겼건만 빠르게 활동영역이 좁아지면서 송사리들의 은신처는 한곳으로만 집중된 것 같다.

이들의 이같은 사정을 어떻게 알았는지 이른 새벽부터 예전보다 자주 새(해오리, 황새, 청둥오리)들이 찾아든다.


하나 둘 새들의 먹이로 사라져 가는데 최후의 은신처였던 고인물 마저도 하룻만에 바짝 말라버렸다(2015.06.02)



아래 동네 물고기는 이미 전멸했건만 사정이 좋은 이곳은 그런대로 견딜만 했는데.


6월 한달동안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나면 7월부턴 비오는 날이 많아지면서 또다시 송사리가 찾아들어 활력을 되찾겠지만...

당장 죽어가는 이들 송사리와는 전혀 무관한 것 같고...


우리들의 삶도 이들 송사리들과 무엇이 다르랴
타고난 것 때문에 각자의 삶의 모습이 달라질 뿐, 궁극적으로는 모두가 같다질 것 아닌가?
많이 배운자나 많이 가진자나 물이 말라지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테니....

환경이 악화될수록 평화롭던 마을에도 위험요소가 많아지고, 그들로부터 먹이감을 취하고자 하는 경쟁도 치열해 짐은 당연할 것 같다.

평소엔 송사리 마을이 평온한 가운데 새들이 가끔 찾았을 뿐인데 오늘은 이곳에만 먹이감이 있음을 알았는지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황새 한마리만 자주 찾았는데 덩치 큰 해오리 녀석도 끼어 들었으니....


푸른별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들은 먹이감 경쟁속에 살아가는 것 아닌가?
하늘에서 비만 오지 않아도 풀이 사라질 것이니 궁극적으로는 모든 먹이감이 사라진다 할 것이다.
비내림은 고기압과 저기압이 언제 어떻게 형성되어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비내리는 양과 장소가 결정될테니....

결국 모든 생명체의 생사는 오로지 하늘에 달려 있는 것 같고 생명체간에도 연대책임이 있는 것 같다.
강자만이 최고인양 약자를 몽땅 잡아먹으면 먹이사슬이 끊겨 강자의 죽음도 시간문제 일테니...

푸른 별 지구상에서만 작동을 개시한 생명체 시계는 언제까지 계속될런지?
악화일로인 기상이변과 도를 넘는 먹이경쟁이 지구가 수용할만한 한계점을 넘긴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