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산장주막

한겨울에 한여름같은 시냇물소리가?

서로조아 2016. 12. 23. 15:45

매일 새벽 산책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데

오늘(2016.12.22)도 평소처럼 현관문을 나서니 도로면이 젖어 있고 짙은 먹구름으로 더더욱 어둡게 느껴진다.


그런데 어디선가 계속되는 소음이 들린다.

한겨울에  마치 물 흘러 내리는듯한 소리가.......

관문천은 오래전부터 바짝 말라버렸는데 도대체 무슨 일인지?


내 귀를 의심하며 다리쪽으로 가보니 장대비가 쏟아질 때만 볼 수 있는 현상이...

내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현상이 하룻밤새 벌어졌으니...?


지난 밤 귀가길에 부술 부술 내리는 비를 맞아 보았지만 이 정도로 될 수는 없는데?

하룻밤 사이에 도대체 얼마나 내렸길래 천변 산책로 가까이 넘실대는 것일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겨울에 이같은 경험을 한다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순간 정신이 뭔가에 홀린 것 같은 느낌이다.


믿기지 않는 마음으로 천변 산책로 따라 빠르게 흐러내리는 시냇물을 유심히 관찰해 보는데

어찌나 유속이 빠른지 갈대숲을 눞히고 마치 한여름인양 세차게 흘러내린다.

어제 아침만 해도 바짝 말라 있었고 오직 다리밑에만 물이 고여 있었을 뿐인데

하룻밤사이에 이렇게 까지 달라질 수 있는지?


밤새 많은 비가 내렸다면 분명 빗소리가 느껴졌을텐데...

몇번 잠에서 깨어났지만 많은 비가 내린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어제도 그랬지만 오늘 아침도 봄날씨처럼 포근하다.

새벽공기 마시며 천변따라 오르락 내리락..

도대체 어쩌다 이런 현상이 초래되었을까 


특종 자연재해 소식은 들어본 적은 있지만 바로 우리동네에서 자연재해를 느낄 수 있다니...

겨울은 추워야 함이 자연의 질서인데 갑작쓰런 봄날씨는 분명 좋은 현상은 아니리라.


노천에 걸어 놓은 황태덕장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비에 노출된다면 하루밤새 상품가치를 잃게 될 것이고,

식물들도 결코 좋다고는 할 수 없으리라.

한겨울에 봄인 줄 알고 깨어났다가는 곧바로 동사해 버릴 수 있으니...    


한여름에도 한겨울로 돌변했다는 재해뉴스를 보면서 그런 지역도 있는가 보다 했는데....

오늘 아침 실제로 겪고 보니 세계식량난도 과잉된 염려가 아니라는 생각이 새삼 강하게 느껴진다.


결실을 앞둔 농작물이 하늘 기운이 급변해서 하룻밤새 한파에 파뭍힌다면?

결실이 불가능해 짐은 뻔한 일인데...

광활한 곡창지대도 예외가 될 수 없으니 이게 곧 세계식량난을 초래하는 것 아닌가? 


풀의 씨앗으로 먹고 살아가는 우리들

가볍게 보았던 풀들이 몽땅 냉해를 입는다면

전세계인의 먹거리도 하룻밤 사이에 엄청 줄어들 것 아닌가

한해 수확도 하룻밤새 사라진다 할 것이니 결코 가볍게 볼 것은 아닌 것 같다. 


심각한 자연재해가 엄습하고 있음을 경종해 주는 사건이라 할만 한데도  

대다수 우리들은 무덤덤한채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는 것 같으니....


인류가 종말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음을 이미 오래전부터 들어봤지만

오늘같은 현상으로 미루어 보니 사실화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느껴진다. 


먹거리가 사라지면 그것만으로도 종말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자연재해 한가운데에 이미 같혀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멸망의 순간이 코앞에 닥쳐 있는지도 모를 일인데

우리들 모두는 천년만년 살 것처럼 더욱 더 많이 차지하려는 싸움에만 매달려 있는 것 같으니...


소비를 합리적으로 줄이면 자연파괴도 줄일 수 있을텐데

많이 소비하는 것이 미덕인양 마음껏 챙겨서 마음껏 소비하고픈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면?

한번 겪어본 것으로 침소붕대하며 호들갑을 떠는 것처럼 느껴질 지 모르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결코 가볍게 넘길만한 현상은 아니리라.


몇해전부터 우리들 곁으로 다가온 이상기후와 자연재해

망각으로 덮고 오직 내일의 희망만을 바라보고 열심히 살아가야 할런지?


내일 세계가 멸망한다 해도 오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열심으로 가꾸어야 겠지만

과잉 소비는 자연회복의 시간을 줄여 지구환경을 그만큼 빠르게 파괴시킬 테니

 

우리들 모두는 마음을 바꿔 적은 것에 만족할 줄 알고 귀하게 소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오늘같은 자연재해는 어디로부터 비롯된 것일까?

우리들의 지나친 소비욕심이요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잘못된 생활습관이 아닐런지?

   



2016.12.23 13:00 모습

관악산 연주암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과천시 11단지를 지나 양재천으로 흘러드는 관문천 상류

과천교회 인근